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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최고 글빨의 작가

카잔 2010. 5. 16. 23:00

 

"그는 칼로 치듯이 글을 쓴다욕망을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단칼에 베어내면서 독자의 내면 깊숙한 욕망으로 단박에 다가선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나에게는 순수한 욕망만이 남는다. 나를 둘러싼 허위들은 모두 사라진다. 욕망을 들고, 삶으로 뛰어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삶의 도약을 경험한다."

                                                                        - 스승의 날을 기리 .



 

삶을 바꾸어 놓은 책들이 있다. 그런 중의 하나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일부를 5 초에 다시 읽었다. 어린이날에 7 Habits 워크숍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븐 코비의 제안은 통합적이었고, 깊었다. 통합적이라 함은, 여러 분야를 아울러 하나의 전체를 이룬 모양을 말한다. 책은 개인의 승리와 대인관계에서의 승리를 균형 있게 다룬 점에서 통합적이다. 깊이가 있다 함은, 책의 내용이 전문성과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와 매우 정확하고 유효함을 말한다. 스티븐 코비의 책이 분명 그렇다.


하지만 책은 어렵다. 대부분의 일반인 독자들이 어려워한다. 나는 스티븐 코비가 지닌 사유의 깊이와 활동을 매우 존경하지만, 글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의 팬들에게 돌팔매질을 맞을까 염려되어, 그럼 '누가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한다. 바로 대답할 있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나는 최고의 '글빨' 작가 명을 꼽아 두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글빨'이란 말은 없다. 국어사전에 '말발'이란 단어는 있다. "듣는 이로 하여금 그 말을 따르게 할 수 있는 말의 힘"이란 뜻이다. 미루어 정의해 보자. '글빨' 읽는 이로 하여금 글을 이해하게 하고 따르게 하는 힘이다. '' 이라 것은 닿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뽑은 최고 글빨의 작가.

14 독서 생활을 오면서 내가 읽은 책의 작가 중에서 뽑았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라는 불필요한 말로 뜸을 들이고 싶다. 주관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독자들은 당연히 필자의 주관적 판단임을 감안하고 읽을 터인데, 무어 이리 긴장한단 말인가. 마디만 하자. 사상의 깊이나 넓이로 보면 피터 드러커 혹은 들뢰즈 20세기 최고의 학자들에 견주기는 어렵겠지만, '글빨' 하나만큼은 가히 경지에 오른 분들이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설득력이 뛰어난 3+1분을 소개한다. ("에이! 내가 아는 사람들이잖아"하실 것이다. 이름을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책을 읽고 핵심 내용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 , 문학 작가는 제외로 했다. 그들은 정말 글쟁이 분들이니까.


말콤 글래드웰.

그의 책은 완성도가 높고, 내용은 흡입력이 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하나의 주장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가 매우 알기 때문이다. 귀신 같이 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찾아내어 주장에 연결하면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은 천재적이다. 그 비결이 궁금하고 탐날 지경이다. 그는 이런 식이다. A 이야기, B 이야기, C 이야기를 한다. 각각의 사례는 자체만으로도 재밌는 읽을거리다. 챕터가 마무리되어 무렵, A B C 하나가 물줄기가 되어 독자에게 시원한 교훈을 던져 준다. 독자는 설득 당하면서도 주장의 명료함에 유쾌해진다. 듣자하니, 말콤 글래드웰은 프리젠테이션 능력도 탁월하다더라. 난 『아웃라이어』를 정말 재밌게 읽었다.


찰스 핸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와 실용적인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능력을 가졌다. 책 곳곳에서 만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웃음과 교훈, 감동을 전해 준다. 그것이 책의 내용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의 글은 진솔하기에 편안하게 읽히고, 지혜와 여유를 지녔기에 안정감을 준다. 재치 넘치는 유머가 곁들여져 있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장이 단정적이지 않고, 주제를 아우르는 사유가 깊고 넓어서 좋다. 이런 장점이 드러난 책은 『포트폴리오 인생』이다. ! 찰스 핸디처럼 살고 싶다. 찰스 핸디처럼 쓰고 싶다.


알랭 드 보통.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꼼꼼하고 정교한 묘사를 가능케 하는 그의 감각은 동물에 가까운 느낌이다. (개의 후각과 청각 능력은 인간의 100 이상이다.) 알랭 보통은 사람과 사물, 주변을 관찰하는 눈을 따로 하나 가진 듯하다. 예비 작가의 기를 죽이는 상상력과 절묘한 표현력에 감탄한 적이 번이 아니다. 이를 테면 『불안』에 나오는, "우리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 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문장이 그랬다. 그의 글쓰기 원천은 인문 고전이다. 탁월한 고전 비평가라 있을 만큼, 그가 읽는 책의 수준은 높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매튜 아놀드의 『교양과 무질서』 등에서 끄집어 내용들로 새로운 책을 창조해 낸다. 오래된 것으로 만들어낸 책인데도, 실용성과 현대적 센스가 가득한 글이라니!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와 『불안』을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구본형.

나는 구본형의 글을 빨리 읽지 못한다. 장을 읽다가 책장을 덮는다. 가슴이 벅차 올라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본형의 글에는 읽는 이의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힘이 있다. 너무나 절실하여, 책을 내려놓고 행동하게 만드는 그런 말이다. 나태함, 무기력, 두려움이 가득하여 가슴이 답답할 , 나는 구본형의 책을 읽는다. 그럴 때마다  안에 가득했던 부정적인 것들이 뜨거운 열정, 절실한 욕망, 힘찬 용기로 대체되면서,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는 칼로 치듯이 글을 쓴다욕망을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단칼에 베어내면서 독자의 내면 깊숙한 욕망으로 단박에 다가선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나에게는 순수한 욕망만이 남는다. 나를 둘러싼 허위들은 모두 사라진다. 욕망을 들고, 삶으로 뛰어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삶의 도약을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