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2010년 나를 감동시킨 책들

카잔 2010. 12. 23. 09:53


올해 읽은 책 중에 나의 성장을 도왔던 10권의 책입니다. 그저 개인적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이 미안하여,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셨든, 연령대가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추천드리고 싶은 책 3권을 별도로 언급합니다. 『아웃라이어』『고민하는 힘』『아름다운 마무리』입니다.  2011년에는 책에 관련한 포스팅을 좀 더 올리고 싶네요.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올해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글빨에 혀를 내둘렀고, 책이 담은 내용은 신선하면서도 깊은 통찰을 안겨 주었다. 전달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내 가슴에 깊이 각인시켜 준 고마운 책이다. 챕터마다 훌륭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다면, 책 전체의 일관성에 너무 매달리지 않아도 됨을 눈으로 보았다. 자기계발 담론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깨닫게 해 주는 책이 나온 것은 성공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참 귀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스위치, 『지하철과 코코넛』과 같은 책들 말이다.

 

고슴도치와 여우』 이사야 벌린

영국의 자유주의 사상가인 이사야 벌린이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논한 책이다. 이사야 벌린은 올해 내가 읽은 가장 중요한 사상가다. 이사야 벌린의 사상은 나를 강하게 끌어들였다. 어떤 수를 쓰더라도 인과관계의 사슬을 모두 알 수는 없다는 그의 주장을 만나면서, 지금까지의 내 사유 방식에 자신감과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한 사람의 소설가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사상가의 어려운 책을 읽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김영하 작가를 읽는 코드 하나는 이사야 벌린을 이해하는 것이다.

 

고민하는 힘』 강상중

책은 쉽고 깊다. 깊음을 쉽게 설명하는 수준은 대가의 단계다. 그것이 나를 흥분시켰고, 저자의 진정성은 나를 팬(fan)으로 만들었다. “감정 기복이 심했던 (강상중 교수의) 청춘을 수놓은 우뚝 솟은 위대한 존재인 두 사람,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모든 20대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 1순위다.

 

by 』 마이클 더다

나는 독서가를 꿈꾸지는 않지만,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성실한 독서는 필수다. 나는 나에게 적합한 훌륭한 독서가가 필요했다. 나의 독서 멘토 말이다. 3가지 자격을 갖춘 멘토여야 했다. 1)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는 독서가(비현실에 사는 독서가가 많다.) 2) 넓은 세계를 품은 독서가(자기 세계에 갇힌 독서가가 많다.) 3) 깊은 내공을 지닌 독서가(내공은 얕고 독서의 기술만 익힌 독서가가 많다). 독서법 책에 자주 거론되는 이덕무는 실용지능이 떨어지니 탈락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독서법의 저자들도 내공 부족으로 탈락이다. 다행히도 올해 나의 역할 모델을 만났다. 마이클 더다!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

그를 읽으면 두 가지 점에서 놀란다. 1) 자신만의 글쓰기 방식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는 방대하게 읽고 지속적으로 쓴다. 슬럼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가 가져야 할 중요한 자질 중 (내외부 검열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를 터득한 듯하여 놀라웠다. 2) 엄청난 독서량에서 놀랐다. 간혹 지나치게 디테일한 점을 서술하느라 책의 핵심 내용을 소홀히 다룬 점이 아쉽지만, 그것은 옥의 티다. 그의 찬란히 빛나는 옥(독서경력과 그로 인해 다져진 내공)을 바라보면 경탄이 저절로 나온다. 와!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수필이다. 나는 종교인으로서의 법정 스님을 존경할 뿐만 아니라, 수필가로서도 최고의 반열에 꼽고 싶다. 스님의 수필은 아름답고 고귀하다.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깊고, 당신의 삶이 글보다 빛나기 때문이다. 올해엔 피천득 선생의 수필집 인연』도 함께 읽었다. 인연』도 매우 높은 수준의 수필이라 생각한다. 목록이 너무 늘어나지 않으려면 둘 중에 한 권을 골라야했는데, 삶이 주는 울림에서 내게는 법정 스님의 글이 더 좋았다.

 

필살기』 구본형

책이 출간된 직후, 나는 선생의 필살기 출간기념 강연회에 참석했다. 내 앞에 앉았던 이는 졸았지만, 선생의 강연은 올해 내가 들은 최고의 강연으로 꼽겠다. 청중이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제안하였고, 그것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제안이었다. 허망한 이상을 들고 외친 선동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선동이었으니, 그것은 강연장 밖에서도 생명력 있는 제안이었다. 나 역시 삶 속에서도 선생의 제안을 실천해왔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 책을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책이 실천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어려운 것이다. 생각만이 아닌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세상에는 읽기 위해서 손에 드는 것이 아니라, 변하기 위해서 손에 들어야 더욱 빛나는 책이 있다. 필살기』도 그 중의 하나다.

 

김영하의 단편소설들

읽는 내내 감탄했다. 작가는 세상을 하나의 단면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해 두었다. 어설프게 해석하려 들기보다, 정확하게 그려내려고 노력한 듯하다. 작가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에 서술했다. 작가가 그려낸 세상이 종종 이해되지 않는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다. 우리는 사건의 인과 관계를 온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세상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우리는 고작 어느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세상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은 물리학이 아니다. 사회학도 아니고, 문학과 예술도 아니다. 그것에다가 운과 신의 섭리까지 전부 통합한 관점이라야 세상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 김영하의 소설들은 그런 통합을 시도하는 듯하다. 김영하의 어떤 단편이 모호하고 이상한가?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지 아니한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와우스토리연구소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