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지금 내 심장은 박동한다

카잔 2011. 1. 15. 10:53


오랜만에 가슴 두근 거리는 일을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두근거린다. <투자 제안> 말이다. 어젯 밤, 날짜 기준으로는 00:01분에 올렸으니까 오늘, 나는 일을 하나 저질렀다. 나는 그 일을 '수행했다'고 말하기보다는 '저질렀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생각을 적게 한 것은 아니지만,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그런 일을 안해도 삶에 지장이 없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근거림은 좋은 일로 인한 흥분이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할 일을 앞둔 이의 긴장감이다.

글을 올리기 전, 4명에게 나의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호불호가 갈릴 파격실험이란 얘기, 블로그에 올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얘기, 추진하려면 이런 저런 실제적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들이었다. 그리고 한 명은 매우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었다. 멋진 아이디어라고. 처음부터 나는 실행하기를 마음 먹고 있었다. 그들로부터 얻고 싶었던 것은 나와 다른 생각이나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조언이었다. 그런 점에서 관심 가져주어 고마운 그들이다.

나는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돈이 없어서? 아니다. 나는 부자다. 통장 잔고가 없어도 누구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간다. 내 주변에는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이 많다. 허나, 그들 중 일부는 나보다 가난하게 산다. 돈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도 있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느라 오늘의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실제 시간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제대로 쉬고 여가를 즐길 수 있듯이, 실제 돈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제대로 쓰고 돈을 부릴 수 있다.

나는 정말 부자지만, 자본주의 관점에서의 말은 아니었다. 통장도 지갑도 두툼하지는 않으니까. 허나, 1월 들어 보름 동안 가족에게 용돈을 드린 게 45만원, 좋은 일에 기부한 돈이 35만원, 소중한 분에게 선물하느라 쓴 돈이 70만원이 넘는다.(적고 보니, 많이 써서 나도 조금 놀랐다. 존경하는 두 분의 생신과 기념일이 있어서 그랬다.) 가진 돈은 없지만, 마음과 씀씀이 만큼은 가난하지 않다. 내 마음을 채울 만한 돈은 있다는 말이다.

돈이 필요하기도 했다.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20대 초반부터 있었지만, 지난 해 말부터 글쓰기를 향한 욕망이 아주 강렬해졌다. 그 욕망을 따라 삶을 정비해 나갔다. 예비 작가에 걸맞은 삶으로 재편하기 위해 와우팀 이외의 만남을 줄였다. 외부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내가 꿈꾸는 삶을 이룰 수 없다. 작가는 외부 활동을 안 한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아주 많은 글을 쓰기로 작정했기에 외부 활동 축소는 불가피했다는 의미다. 그리고 경기도 인근에 작은 집필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졌다. 나도 갑자기 내가 이럴 줄 몰랐다. 그래서 자금이 필요해진 것이다.

시끌벅적하게 모험을 감행한 이유

1. 세상에는 돈이 많다. 다만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 만큼 효과적으로 분배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강준만 교수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485배 자본주의'라 했다. CEO와 말단 직원의 연봉 차이가 485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심한 불균형이다. 자본의 재분배를 돕는 것 중 하나는 기부 등의 사회환원이다. 최근, 워렌 버펫과 빌 게이츠의 기부 운동이 가슴을 울렸다. 내가 사회를 아름답게 밝히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원의 배분배를 위한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믿었고, 나는 하나의 작은 실험을 하는 것이다.

2. 나는 젊다. 안전만을 추구하고 싶지 않다. 모험과 안전 사이에 있을 나만의 건강한 중간 지대를 찾고 싶다. 실패를 하더라도 경험하며 배우고 싶다.


넘어져도 좋다. (사실 두렵긴 하다.) 넘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시 일어나 힘차게 걷지 않음이 부끄러운 것이다. 기쁜 소식은, 일어날 때 무언가를 주워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2년 전 유럽여행을 하고 있던 나에게, 사부님은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젊은 날의 크기는 경험의 크기다. 호기심과 어리석음이 너를 지배하게 해라." 이 말은 실패가 두려워 하고 싶은 일 앞에서 주저할 때마다 내게 힘을 주었다. 나는 호기심과 어리석음이 나를 지배하게 만들고 싶었다.

3.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와우팀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확인하고 서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와우수업에서 활용할 좋은 도구 하나를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 결과를 모두 함께 볼 수 있으니 숨길 수도 없고, 직접 실감할 수 있는 도구 말이다. 나는 이번 투자제안 프로젝트의 이름은 <4천만 땡! 프로젝트>라고 이름 지었다. 한 때, 4천만 땡겨 주세요, 라는 말이 유행한 것도 있고, 40명이 되면 프로젝트를 땡! 치고 마무리하려는 생각이다. 40명이라니! 목표가 높다. 두렵지만 원대하게 세웠다. 이를 채우냐 못 채우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고 가서 결과를 보는 것이다. 결과가 있어야 비로소 좋은 수업 도구가 될 테니. (두려움과 소심함 때문에 도중에 포스팅을 비공개로 바꿔 버리지 않으리라!)

지금 내 심장은 박동한다.
두려운 떨림이지만,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좋다!

도전 Copyright ⓒ2010 by JuNs [photo.naver.com/view/2010112702482915359]



"나는 인생의 모든 고통이
내 안에 있는 두려움과 소심함에서
나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 안젤라 L. 우즈니악 (Angela L. Wozni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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