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최연소 강연 의뢰인

카잔 2011. 3. 4. 06:40


며칠 전, 강연을 의뢰하는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제게 강연을 의뢰한 이 중에 가장 나이가 젊은 사람인 듯 합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제가 알기로 만 18세니까요. 성당에서 교리 교사를 하고 있다는 그 여학생은 올해 고3 수험생들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년에도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의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었나 봐요. 시험 팁 같은 것을 전해 주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올해는 시간관리나 마인드 컨트롤 등을 전해 보려 한답니다. 

나는 그녀의 어머니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과 나는 일면식도 없지요. 어머니를 통해 뭔가 전해 들었던지, 나에게 강연 요청을 해 온 것입니다. 그녀는 스스로의 메일을 (어머니를 닮아 ^^) 당돌하다가 표현했지만, 나는 스무살 대학생의 그 메일이 경쾌하고 유쾌하다고 전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하는 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일도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학생들을 위해 좋은 것을 주고자 고민하고, 나아가서 이렇게 메일을 보냄으로 행동한 것이 대견하다고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메일을 다음과 같이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어쩌니?
아저씨는 고3 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
올해는 집중해야 할 일도 많아 예지의 열정이
또 다른 이에게 도전하기를 믿으며
아저씨는 거절해야 할 것 같다.

사족이지만, 그녀가 나를 '아저씨'라 불렀기에 나도 스스로를 '아저씨'라 표현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저씨 대신 '나'라는 표현을 썼지만, 원빈이 주연한 영화 제목이 <아저씨>라는 사실로 위로하며 아저씨로 고쳐 썼지요. 영화 대사 중에도 원빈이 "나? 옆집 아저씨!"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었지요. 덕분에 저도 스스로를 (아마도) 생애 처음으로 아저씨라 표현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저는 조기까지 메일을 쓰고서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갓 대학생이 된 청년의 20대 첫 도전에 잘 반응하고 있는 것인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는 이렇게 맺었습니다.

OO야, 강연을 진행하자.
허나, 기대는 하지 말거라. 나는 성인들에게 강연하는 게 편한 사람이걸랑
네가 지금까지 해 온 대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진행해 보자.
내가 OO의 메일에 Okay 한 것은 20대를 이렇게 도전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OO
20대를 응원하며…

강연 의뢰에 수락하고 말았던 게지요. 이런 경우, 강연 직전에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그녀의 열정에 마음이 움직였던 것입니다. 어떤 이의 열정은 종종 잠깐 피었다가 시드는 경우도 많음도 알지만, "도전하면 길이 열린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지인의 자녀여서가 아니라, 그녀의 도전이 대견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나도 그처럼 살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강연료 제안에 웃음이 납니다.

강의료는... 점심식사와 커피로 대접해 드릴께요. (엄마가 ㅋㅋㅋㅋㅋㅋ)

재밌지요? 재미로만 그치지 말고, 봄의 계절 3월을 맞아 우리도 크고 작은 도전이나 멋진 일을 실행해 봅시다. 청년이 자신의 학생을 위해 움직인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를 위한 선행을 해 보자구요. 혹은 용기를 내어 생각만 해왔던 일에 도전하는 것도 좋겠지요. 요즘의 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일상을 개혁합시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은 힘들지만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은 더욱 힘드니까요. ^^

2011년 봄, 여러분들의 비상을 기원드리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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