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결정을 못하는 그녀에게

카잔 2011. 3. 22. 13:22


그와 그녀가 있다. 두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서로 다름을 말하려 한다. 그는 결과를 중시한다. 그에게는 과정에서 의미를 발견하거나 자기 즐거움을 추구하기보다는 계획을 밀고 가서 결과를 얻는 게 중요하다. 그는 '결과가 곧 의미요 기쁨이지'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결과를 얻은 후에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낀다. 그런 삶이 오래 지속되었을 경우에는, 주변에 사람들이 별로 남지 않았나 자기 삶의 의미와 기쁨을 놓쳐 버릴 수도 있다. 그의 훌륭한 점은 결과와 성과를 만들었다는 점이고, 그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은 의미 상실감이나 사람들과 소원해진 관계다.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는 까닭은 결과를 의미로 생각했거나, 결과가 나오면 사람들이 이해해 줄 거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정을 중시한다. 자신이 약속하고 계획한 것도 끝까지 해내지 않는다. 정작 본인은 끈기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결과보다 중요한 의미나 자기 즐거움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과정이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과정만 지향하던 삶을 오래 지속할 경우에 삶의 결실이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래도 자신의 착각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그녀에게는 의미 있는 삶이 곧 좋은 결과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에서는 눈에 보이는 결과도 중요하다. 그녀의 훌륭한 점은 삶의 여정을 즐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실이 없는 삶과 책임감이 없다는 말이 항상 그녀를 따라다닐 수 있다.

그는 과정이 즐겁지 않아도 끝까지 끌고 가서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를 만들지만, 그녀는 자신이 즐거워하던 일들도 도중에 포기한다. 그에게는 지금 지나가고 과정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삶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10년 후의 행복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지금 행복을 누려야 한다. 반면,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든 시작했으면 끝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그녀는 과정에서 의미를 누리려는 자신의 욕심에 시달린다. 그것은 삶의 순간마다 완벽하게 보내려고 하는 욕심이다. 나는 이 욕심을 들여다 보려고 한다. 그녀가 나에게 컨설팅을 의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말 그녀를 돕고 싶다.

과정을 중요시하다 보니, 이미 내린 결정도 번복하기 일쑤다. A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지만, 어디선가 B라는 길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 혼돈에 빠진다. B의 길이 더욱 의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녀가 나에게 연락했을 때에는, 이미 A와 B라는 회사 사이에서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며칠을 보내던 중이었다. 오랫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몇 개의 질문을 했고, 그 때마다 그녀는 질문을 어려워하면서도 자신을 들여다보며 떠오른 이야기를 했다. 결정하기 힘든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녀가 말한 답변 중에는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라는 말도 있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어떤 것 하나도 내려놓기 싫어하는 욕심 혹은 모든 것을 다 고려하려는 욕심 말이다.

컨설팅은 도중에 난항을 겪긴 했지만, 결국 하나의 결정을 내렸다. 무엇보다 그녀가 매우 흡족해했는데, 그것은 어느 쪽이든 자신이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나도 만족했다. 컨설팅의 결과가 좋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반응에 만족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났다.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
오늘, 또 다른 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녀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 컨설팅에서 이미 내린 결정을 다시 되돌린 것이다. 물론 방금 나타난 제3의 회사로 가는 것이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결정을 밀어붙어 결과를 보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좋은 행동이지만, 어느 정도의 인식 과정을 거친 후에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인식을 멈춰야 판단할 수 있다. 그녀는 판단을 위해 인식을 멈추는 것을 불안해 한다. 잘못된 결정을 할까 봐 혹은 보다 의미 있는 것을 놓칠까 봐.

삶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그녀는 완벽한 결정을 하지 못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것의 원인은 욕심이었다. 새롭게 들어 온 제안으로 흔들려, 그녀가 다시 결과가 없는 삶을 반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욕심을 내려놓으세요. 지금까지 더 좋은 가능성과 의미를 쫓느라 삶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고 한 길을 쭈욱 걸어보지 못했음을 기억하세요. 매 순간을 완벽하게 보내려는 욕심은 우리가 아무 것도 실행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인생의 부족한 부분을 나의 열정으로 채워가는 것이 삶이고,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관용으로 채워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당신이 천직을 찾으려면, 과정에서의 의미만을 중시하는 태도와 결별하고 실제 삶의 결과를 맛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결과가 본인에게 의미가 있는지를 보는 과정이 천직으로 가는 길입니다. 천직으로 가는 길은, '와! 그래 이게 바로 내 길이야'라는 확신으로 단번에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 보고 난 후에 '아니, 이건 내 길이 아니군' 하면서 깨닫으며 섬세한 방향 전환을 통해 접어드는 것입니다."

그녀는 나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듯,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완벽한 과정'을 보내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그녀는 제안이 들어올 때마다 선택의 상황에 빠져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나는 창 밖의 강을 응시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지금 어떤 남자와 사귀고 있는데, 최근 관계가 시들해졌다고 합시다. 그 때, 다른 남자가 프로포즈를 했다고 해요.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가장 현명한 행동은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 아니면 거절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나는 지금 이 사람과 함께 있지만, 당신도 괜찮은 사람이군요, 하며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동시에 만날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만남을 이어가면서 현명한 결정을 하게 될 확률은 낮다. 상대의 부족함을 채워간다는 생각보다 완벽한 대상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서로의 파트너십을 다듬어가기보다 파트너를 바꾸어 버린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대상은 없다. 적합한 사람을 만나 서로를 섬기고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것이다. 

나는 그녀가 고민하고 있는 두 회사가 연봉, 대우, 교통편, 복지 등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나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매우 신중하게 따져 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고민은 고만고만한 옵션 중에서의 결정이다. 말하자면, 선택의 순간에 선 그녀의 고민은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 특성 때문에 온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결정해야 할 일이 생기면
내 마음 속 위원회들이 개최되어요. 안건을 두고 패닉에 가까울 정도로 토론을 벌이지만, 위원장이 땅땅땅 하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결국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 기한이 지나 버리거나 상황이 결정지어준 것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그래, 이게 가장 낫지, 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결정된 것을 받아들인다.

내가 그녀에게 주는 제안은 이렇다. 1) 완벽한 과정을 보내려는 욕심을 버리라. 크고 작은 실수를 해도 좋고, 심지어는 실패를 해도 좋다. 짐 콜린스는 IBM의 전설적인 CEO였던 토마스 왓슨 1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뛰어난 재능과 함께 많은 결함을 함께 지닌 사람이었다. 그는 실수를 아주 많이 했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100퍼센트 성공률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성공이 완벽한 순간의 연속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무런 실행도 못할 것이다. 마이클 델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그는 실패의 경험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아는 사람이다. "우리는 별의별 일에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 일에는 고유의 가치가 너무 커서 우리의 실수를 너끈히 덮어줄 수 있었다."

2) 순간에 대한 욕심 대신 인생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품어라. 토마스 왓슨이나 마이클 델이 과정을 무시했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은 순간이 모여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완벽한 과정에 집착하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느라 인생의 중요한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은 우리 삶에서 매우 빈번하게 벌어진다.) 그들은 원대한 비전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실수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보다 실패를 기꺼이 배움의 과정으로 여겼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델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 발전에 필요한 일이 무엇이든 나는 그 일을 해낼 것이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하루를 예술가처럼 즐기면서도, 인생을 기업가처럼 목표 의식을 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원대한 비전을 품어야 한다. 그녀가 집착했던 과정을 완벽하게 즐겨야 한다는 욕심 대신 인생에 대한 큰 욕심을 가지면, 보다 큰 안목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도토리를 모아 놓고 키재기 하는 식의 결정이 아니라, 모든 열매를 가져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정하는 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삶이 그저그랬다면 패러다임부터 완전히 쇄신하라. 원대한 비전을 품고 그에 걸맞게 사고하라. 크게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브리스톨의 『신념의 마력』이나 존 맥스웰의 『생각의 법칙』을 읽기를 권한다.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

3) 삶을 살아라. 그녀에게 있어 삶을 살라는 말은, 자신의 결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 결과물을 맛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단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기회비용이란 말이 생겨나는 것도 우리가 모든 것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취하려는 그 불가능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녀는 삶의 현장에 있어야 할 많은 시간을 머릿속의 위원회를 개최하느라 낭비하고 있다. 결정에서 밀려난 일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버리고, 결정한 일의 끝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때로는 자신의 결정이 잘못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은 더욱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자신은 더욱 성장할 수도 있다. 이 묘한 상황을 그녀가 이해하기 바란다. 이 길이냐, 저 길이냐에 대한 결정보다 어떤 태도와 마인드로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더 열정적인 태도와 원대한 마인드로 살아간다면 잘못된 길에 들어선 실수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와우스토리연구소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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