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명실상부를 이루기 위하여!

카잔 2011. 4. 28. 05:44

"안녕하세요? 저는 2007년 1월에 회사를 나와 올해로 5년 차 1인기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고 종종 자기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며 지냅니다." 얼마 전에 나를 소개할 일이 있어 시작한 말입니다. 이 즈음에서 끝냈으면 좋았을 텐데,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아직 전문성을 갖지 못해 고만고만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는 매번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낮추어 표현한 것 같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다르게 생각하면서 겉으로만 낮추었던 것은 아닙니다. 나는 꿈이 큽니다. 내가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나의 낮춤은 원대한 내 꿈에 견주었을 때의 당연한 반응입니다. '아직 멀었구나, 하는 마음이 나를 강하게 사로잡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이 나의 속마음까지 알 순 없으니 종종 오해가 발생합니다. 나를 초보 강사로 생각하시는 겁니다. 밥벌이는 돼? 라는 식으로 물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최근에는 제게 외부에서 강연 의뢰나 칼럼 청탁이 들어오는지, 묻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가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긴 했지만, 2년 넘게 나를 알고 있던 분의 질문이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사실 당황하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나의 형편을 걱정해 주는 말들에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표현에 따라 살짝 자존심이 상한 일도 있었지만, 실제 저의 활동 수준보다 다소 낮게 평가받는 것은 대체로 좋았습니다. 마음이 편했으니까요. 

이제는, 나에 대한 낮은 평가가 좋지 않습니다. 아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습니다. 나는 '유니크컨설팅'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콘텐츠로 강연을 하고 싶어하는 4명이 파트너로 들어왔습니다. 또 다른 2명도 입사를 원했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좀 더 머무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말렸습니다. 그들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내년에 합류하는 것이 더욱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지금 바로 합류하고 싶다는 메일을 받아서 고민 중입니다.
 
나를 믿고 달려든(^^) 그네들의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들의 신뢰에 대한 책임감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게를 하나 물려 주었는데, 그 가게가 꽤 괜찮은 가게여야 아버지의 마음이 편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꼭 그 마음입니다. 유니컨(유니크컨설팅 컨설턴트들의 애칭)들이 어디 가서, 나 '이희석'이란 사람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제 생활에 변화가 찾아들었습니다. 2009년부터 월 6회, 2010년에는 월 4회로 강연 제한 횟수를 점점 줄여왔습니다. 바빠지고 싶지 않았고 와우스토리연구소에 집중하고 싶었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일에 좀 더 시간을 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으로 2008년도에 150회 정도 했던 강연을 2010년에는 1/3 정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거의 모든 강연 의뢰를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줄이는 것은 쉬웠는데, 늘리는 일은 어려운 듯 합니다. 강연을 많이 해야 유니크컨설팅의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들어오는 강연을 왠만하면 진행하려는데, 현재까지 5월에 8회의 강연이 잡혔습니다. 제가 추구하던 삶의 방식에 비하면 이미 많은 횟수지만, 회사 대표로서의 마케팅 역할을 생각하면 여전히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강연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양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고 싶지 않으니까요.  

돌이켜보면, 강연을 줄여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회사 동료의 강연 부탁을 거절하는 일도 어려웠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집중하려고 노력한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강연 횟수를 줄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주었으니까요. 나는 더 성장했는데, 강연은 줄어드는 현상을 보며 묘한 쾌감도 느꼈습니다. 내가 살고 싶은 모양대로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기쁨이었습니다.

강연을 늘려가는 일도 노력하면 될 것입니다. 마케팅이 주요 목적이니 강연이 아닌 다른 방법들도 시도해야지요. 명함을 내밀며 "나는 이런 일을 합니다" 라고 말하며 강연을 부탁하거나 나를 알려 본 적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잘 하고 싶습니다. 민망한 것도 처음에만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자신감도 있습니다. 8번의 강연 횟수가 문득 갑갑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에 잘 적응하는 나이니까 금방 익숙해질 것입니다. 

나는 좋은 가게를 물려 주고 싶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파리 날리는 가게가 아닌, 손님이 북적대는, 게다가 오는 손님마다 음식 맛과 서비스가 좋다고 칭찬하는 그런 가게 말입니다.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맛난 음식과 친절에도 힘써야 하고 가게를 알리는 활동도 해야겠지요. 나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활동도 하려 합니다. 이 글을 쓰자마자, 이런 생각이 찾아듭니다. '묵묵히 실력이나 쌓는 게 최고지!'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지금의 제게 적합한 말은 아닙니다.

제 목표는 '명실상부'입니다. 적어도 강연 의뢰가 들어오고 있긴 합니까, 라는 질문은 듣지 말아야지요. 빠르면 올해 통산 강연 경력이 1,000회를 넘어설 것 같은데, 그런 사실과는 너무 다른 질문이니까요. 제 이름에 거품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도 절대 아니지만, 잘못 알려지는 것도 지양해야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와우스토리연구소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