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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의 마지막 드림레터

카잔 2011. 5. 10. 23:50


매듭짓기
- 보보의 드림레터 마지막회



마지막! 나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좋지 않던 일이나 사람과의 마지막은 해방이요 가능성의 시작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삶을 채워가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이란 아쉬움이 느껴지는 말입니다. 오늘 쓰는 이 글은 제가 5년 6개월 동안 연재해왔던 '보보의 드림레터' 마지막 편입니다. 

'처음처럼'이 좋은 이유

어느 날, 웹진 담당자로부터 메일 하나가 왔더군요. 한국리더십센터 그룹사 대대적인 웹진 개편이 있으니 마지막 원고 일정을 잡아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연재는 끝나고 다른 필자가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라는 명확한 말은 없었습니다. 항상 상대를 배려하는 담당자의 성품을 헤아려 보니 '마지막 원고 일정을 잡아주세요'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확인차, 이제 칼럼을 쓰지 않아도 되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무어 확인까지 했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의사소통은 확실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서로 다르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도 있었습니다. 누구나 그럴 겁니다. 어떤 일이 오랜 시간 이어져 오면 그 것이 영원할 거라고 착각하는 것 말입니다. 이런 착각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시들해지기도 하고 처음의 마음이 변질되기도 하지요. '처음처럼'이란 말이 좋은 것도 '처음처럼' 하기가 참 어려워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재의 마지막이 제게 슬픔을 주었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삶의 이런 저런 지혜들을 알려 주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마지막이 있다는 것, 그 마지막은 나의 예상과 다른 방식과 때에 오기도 한다는 것,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일의 마지막은 아쉬움과 후회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항상 슬프거나 아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 등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그의 메일을 읽고서 지체없이 회신을 보냈습니다. 

"어렴풋이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했습니다. 아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네요. 사실 아쉬운 마음보다는 언젠가부터 독자들보다는 나를 위해 글을 쓴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략)  변화는 종종 단절적인 형태로 오더군요. 그래서 고통과 충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런 변화 덕분에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자신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각 덕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도 할 터이니 나의 앞날을 기대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잘 지은 매듭 덕분

End는 또 하나의 And입니다.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을 몰고 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위대한 시작을 하기 위해서는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이것을 잘 담아낸 말이 '매듭짓기'라 생각합니다. 5월의 첫날, 나는 와우스토리연구소의 연구원들과 삼척의 죽서루에 다녀왔습니다. 곧게 자라난 대나무 숲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지요. 그네들의 곧음은 잘 지은 매듭 덕분이었습니다. 

대나무는 성장을 하다가 매듭을 짓습니다. 자기 유전자에 각인된 높이까지 튼튼히 자라기 위함입니다. 매듭을 이어 자라날 때에는 예전 줄기보다 높은 위치에서 시작됩니다. 잘 매듭을 지었기에 이전보다 진보된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어떤 일의 매듭을 짓는 것은 성장의 과정입니다. 매듭을 잘 지어야 계속 성장할 수 있고, 일관된 삶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성장을 했다면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우리도 대나무처럼 각자의 삶에 주어진 높이와 깊이까지 튼튼히 자라나야지요. 

삼척 죽서루 대나무숲


매듭짓기 = 아름다운 마무리 + 새로운 시작

이런 등식이 괜찮아 보입니다. 나는 머지 않은 날에 새로운 연재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써왔던 '보보의 드림레터'를 돌아보며, 연재가 내 삶에 끼친 공과를 물으며 성찰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하니 희망과 에너지가 솟아납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이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다시 만나면 서로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마지막 연재를 하나의 글로 대신하려 했지만,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써 두었던 글은 제 블로그에 올려 두겠습니다. www.yesmydream.net/1333) '보보의 드림레터'는 제 삶의 도약을 이루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었습니다. 강연장에서는 '보보의 드림레터'를 읽었다는 독자를 자주 만날 수 있었고, '드림레터'를 읽고서 와우스토리연구원으로 지원한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들이 모두 제가 1인기업가로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간 제 글을 아껴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려 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십.시.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와우스토리연구소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