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세월을 빼면 우리가 장사지요

카잔 2011. 9. 4. 13:49

김동주 선수는 걸출한 프로야구 스타입니다. 2011년 7억원의 연봉을 받아 3년 연속으로 연봉킹을 차지할 정도이니 인기도, 팀내 공헌도 최고 반열에 이른 선수입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99경기 2할8푼8리 15홈런 62타점(9월 3일 현재)입니다. 나쁘지 않지만, '김동주'이기에 아쉬움이 드는 성적입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심타선을 지켜오던 김동주였으니까요.


김동주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 성적도 6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이 시즌 중반에 사퇴할 정도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김동주 선수가 약진을 보이고 있지만, 팀 성적이 부진하니 표정이 밝지는 않았습니다. 9월
3일 문학 SK전서 연타석 스리런을 때려내며 혼자 2홈런 6타점을 올려 팀의 9-7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말이죠.

홈 경기의 승리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더군요. "올해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큰 일이 겹쳤다. 마무리 투수(임태훈 선수)의 갑작스러운 이탈과 감독님의 중도 퇴진.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신경 쓰지 않고 야구에 전념하려 했으나 마음 같이 되지 않더라. 계투진이 더욱 허약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안타까웠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발하는 김동주 선수를 지켜본 한 구단 관계자는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김동주가 계속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숙연해지더라"고 말했습니다. 김동주 선수가 팬에 대해 미안해하는 마음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힘겨워하는 모습 속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되네요. "마음 같이 되지 않더라"는 말은 살아가다가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남을 보여 줍니다. 여러분은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아무리 강인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도 한동안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힘겨움이 있을 터인데, 그런 힘겨움을 맞으면 여러분은 어떡하시나요?

나는 이런 일들을 시도합니다. 당황하거나 엄살 부리지 않기. 그렇지 않으면 힘겨움이 더 크게 느껴지니까. 혼자 힘으로 일어서려고 노력하기.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다시 넘어질 테니까. 다른 사람들의 지혜와 도움 구하기. 그렇지 않으면 나에게만 함몰되어 편협해지니까. 태연하게 시간의 흐름을 지켜보기. 그렇지 않으면 조바심에 빠져 성급하게 행동하니까.

왠만한 일들은 곧 털어내고 일어서지만, 나를 주저앉혀 버리는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그러면 달리 해결할 방도를 찾지 못한 채로 살아가야 합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이전에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문제를 직면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을 자책할 필요까진 없을 거예요. 최고의 선수도 종종 마음 먹은 대로 일을 풀어가지 못하니까요.

문제를 딛고 일어설 방법은 알지 못해도, 문제를 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에 나는 언제나 온 몸으로 문제를 맞으려고 노력합니다. 다행하게도 결국 문제는 사람보다는 작은 존재이기에 우리는 시간은 걸릴지라도 문제를 넘어서며 성장합니다. 나는 이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김동주도, 나도 시련을 넘어설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 있습니다. 세월입니다.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지요. 언젠가는 김동주도 은퇴할 것이고, 언젠가는 나도 떠날 테니까요. 세월을 생각하면, 사람이 문제보다 크다고 해서 우쭐대거나 거만해질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세월 앞에 초라해지거나 움츠러들 필요도 없지요. 신의 섭리(세월)를 제외하면 우리는 매우 강한 존재니까요.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하는데, 혹 세월을 제외하면 우리가 천하제일 장사가 아닐까요?

저는 힘겨울 때마다 누군가의 지혜를 구해 가며 홀로 사색하려고 노력합니다. 주로 책을 읽으며 사색의 시간을 구하지만, 때로는 멘토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힘겨울 때가 있을 터인데, 나는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이겨내시는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서로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리더십/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