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시스에만 가면 나는 모든 고민거리와 속을 썩이던 사람들을 다 잊었던 것 같다. 거기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동안 혹시 방해가 되었던 것이 있었는지 아무리 머리를 긁적이며 찾아보려 해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조용헌은 그의 책에서 집 안에는 신성한 장소가 한 군데는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실(茶室)처럼 잠시라도 번잡한 세상사를 멀리 하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있어야 자기를 정화할 수 있답니다. 그의 말을 들어봅니다.

"다실에서 차를 마시면, 향도 맡게 되고 혀로 맛도 보고 무쇠주전자에 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산속의 폭포수 소리로 여기게도 됩니다. 차를 우리고 잔에 옮기는 과정은 긴장은 없지만 집중을 요구해요.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동안 다른 걱정이 줄어듭니다."

집 안에 이런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 공감하시지요? 나는 조용한 공간(Queit Place)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대가들은 반드시 자신만의 구별된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가들이기에 조용한 시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조용한 시간을 가졌기에 대가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조용한 시간을 자주 갖는 곳은 '조용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훅시스'에 관한 글은 『존 스토트, 우리의 친구』에서 인용했습니다. 책은 2011년 7월 27일 영면한 우리 시대 최고의 복음주의 신학자 존 스토트를 회고하며 친구, 비서, 동료, 제자들이 쓴 글을 엮은 책입니다. 

존 스토트의 비서는 "천재지변이 아닌 한 그의 연구 시간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놀라운 집중력의 소유자였던 존은 특별한 공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훅시스는 그가 집필 장소로 쓰던 웨일즈의 오두막을 말합니다. 

'조용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한 경우입니다. 집 가까운 곳에 조용한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존의 경우, 저술가로서 마련하긴 했지만 이 역시 거창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저 세상과 구별된 공간이었습니다. 존의 친구 딕 루카스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훅시스에서 함께 지내던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옛날만 해도 그곳은 딱딱한 매트리스, 장판 없는 맨 마루, 석유 등잔 등 시설이 낙후된 버려진 농가였다. 등잔은 아무나 함부로 만지다가는 까맣게 그을음이 묻어났다. 집 주위에 담도 없어서 동네의 양들이 아무 데나 돌아다녔다."

조용한 공간의 본질은 3가지입니다. 세상을 잊음, 재충전, 그리고 자기다움. 한 마디로 구별됨입니다. 시설의 구별이 아니라 분주하게 살아가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시간과의 구별입니다. 그러니 어느 곳이든 조용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조용헌 선생도 이리 말했습니다.

"(그런 공간은) 작아야 압력밥솥처럼 기운이 꽉 찹니다. 큰 방에서 살면 단명한다는 말도 있어요. 자금성에 가봐도 황제가 자는 방은 작습니다. 침실은 작을수록 좋고, 기를 뺏기지 않도록 텔레비전이나 많은 물건을 놓지 않는 게 좋아요. 즐겨 보는 책 한권과 물 주전자 정도. 천장도 너무 높으면 안 좋아요."


나도 얼마 전에 자신을 격려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한 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입니다. 방 하나도 아니지요. 방 한 쪽 구석에 편한 의자와 스탠드를 갖다 놓고 창문 난간에 책을 여러 권 올려다 두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에 이 곳에 앉아 책을 읽는 일입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와서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면 여기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합니다. 한 평 남짓 되는 공간이지만, 내게 주는 에너지는 백 평 집 만큼이나 큽니다.

나는 조용한 이 공간을 좋아합니다. 존은 장기간 훅시스에 머물며 책을 썼습니다. 우리에게도 장기간은 아닐지라도 조용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재충전과 쉼이 있는 공간, 자기다운 삶을 향한 용기를 얻는 공간, 여러분만의 훅시스를 창조하는 건 어떠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리더십/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트 ceo@younicon.co.kr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