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한 해를 되돌아본다는 것

카잔 2011. 12. 22. 09:13

나는 34살엔 결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서른 넷이 이제 열흘 남았군요. 올해도 그냥 지나갈 확률이 높을 겁니다. 허허. 인생은 종종 내 소원과 의도를 비켜가곤 합니다. 한 해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나를 빗겨간 세월과의 화해이기도 합니다. 이 즈음이면 대개,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는 것 같고, 왠지 모르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꿈을 꾸는 사람 모두가 꿈을 실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일상을 꿈을 실현하기에 걸맞는 모습으로 재편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상이 관념으로 남아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견뎌내는 비결은 자기 합리화입니다. '어쩔 수 없었어', '올해는 그 일이 있었으니까' 하면서 자위하는 것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생존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빅터 프랭클의 말대로, 우리는 '의미를 향한 의지'를 지녔습니다. 자기 합리화도 제겐 의미 찾기의 노력으로 보입니다. 잘못을 합리화하는 사람은 비겁해 보이지만, 실패를 합리화하는 사람은 인간적으로 보이는 까닭입니다. 자기합리화로 살짝 빠져도 좋으니, 올 한 해에 의미를 부여해 줍시다. 한 해의 갈무리에서 '아쉬웠던 나'와 화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기 합리화로 빚어낸 의미가 위로를 주지만(그래서 권했지요.) 삶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결국 자신을 슬쩍 기만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한 가지를 더 권합니다.) 생존도 중요하지만, 의미도 중요합니다. 또한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합니다. 삶을 바꾸어 꿈을 이루고 싶다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들려주려고 만들어놓은 이야기에서 스스로 벗어나야 합니다.

첫 출발점은, 삶의 모든 책임을 내가 지겠다고 결심하는 겁니다. 내게도 입장과 처지가 있는 거라는 말, 나에게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내려놓자는 말이죠. 당신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해서도 아니고, 모든 문제가 당신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도 아닙니다. 단호한 결심 없이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치 없는 것들과의 작별이 가치 있는 것들과의 만남을 불러옵니다. 오늘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까지 얻었던 것들만으로 앞날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비전을 품었다고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와 달라지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꿈을 이룹니다.

변화와 성장은 핑계와 변명을 모두 내려놓고, 자기 존재를 걸어 승부해야 하는 상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슴 속에 비장함을 품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은 강렬한 마음으로부터 출발하지만, 마음만으로는 목적지에 이를 수 없습니다. 마음은 무쇠가 아니니까요. 마음은 자주 상처 받고, 우리의 감정은 소모되기 쉽습니다.

비장함 대신 가져야 할 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입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오늘 하루 중 일부를 떼어 글을 써야 합니다. 기술자가 되겠다면, 하루 중 어느 시간엔 기술을 연마해야 합니다.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꿈을 위한 일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꿈으로 향하는 여정은 비장한 결의가 아니라, 명랑한 선택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올해의 꿈을 이루지 못한 나를 들여다보며, 다시 내년을 꿈꿉니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만한 성취와 노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것은 자기 합리화가 필요없는 삶입니다.

비결은 많은 계획이 아닙니다. 다음의 질문에 삶으로 대답하는 것입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일상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늘려야 하는가?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제 그만두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질문마다 '꿈의 실현을 위하여'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음은 잘 아시지요?

한 해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새로운 나를 꿈꾸는 미래와의 만남이기도 합니다. 이 만남을 위해 필요한 것은 뻔뻔함과 상상력입니다. 내년엔 결혼해야지, 라고 말하면 "작년에도 같은 말을 했잖아요"라는 반응이 옵니다. 뻔뻔함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뻔뻔함은 매년 같은 꿈을 선언할 수 있는 힘입니다.

꿈을 꾸는 상상력은 곧 자신감입니다. 자신의 미래 상상이 옹졸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자기 신뢰의 부족입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아직 자신도 발견 못한 재능과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2011년 연말, 꿈꾸는 영혼이 해야 할 것은 자신을 믿고 뻔뻔해지시는 일입니다. 자기와의 화해, 그리고 다시 꿈꾸기! 해가 바뀌기 전에 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