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오늘을 잘 살기 위한 노력

카잔 2012. 2. 15. 10:38

1.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어젯밤 씻지 못하고 잠들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빨 만이라도 닦았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쩔 수 없었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할 즈음 나는 꽤 피곤했다. 아마도 어젯 밤에 진행했던 <1인 기업가 대담회>가 참가자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참가비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위로가 되었다.

2.
대담회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준비했다. 1인기업가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론)과 '시도해 볼 만한 도구'(실천). 사전 질문에 기반하여 이론 파트를 준비했고, 유용할 거라고 생각되는 실천 도구들을 몇 가지 개발하려고 애를 써 두었다. 시간 조율만 잘 해냈더라면 괜찮은 시간이 되었겠지만, 실천 도구를 설명할 때에는 이미 예정된 종료 시간이 되어 있었다. 결국 나는, 이론 : 실천 = 7 : 3 정도의 균형 잡힌 대담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

3.
이런 결과를, 나는 대담회 시작 즈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대담회 시작회를 이런 말로 열었으니까. "오늘 이 시간이 즐겁고 여러분에게도 유익하다면, 오늘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2차 대담회를 진행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를 다루면 좋겠습니다." 7 : 3의 비율을 꿈꾸었지만, 오늘은 이론만 다루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입 밖으로 내었던 것이다.

마음 속에 은근히 품었던 생각들도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 문장을 쓰자마자, 나는 의지가 흔들릴 만큼 몸서리를 쳤다. 생각의 힘이 섬뜩할 정도로 강력하게 다가온다. 물론 입 밖으로 내었던 영향도 있겠지만, 말의 근원은 마음 속의 생각이었다. 범죄도 마음 속의 어두운 생각이 현실 속에서 적절한 기회를 만난 것인지도 모른다.

4.
완벽주의자는 자주 지친다. 가혹한 기준 앞에 자신을 세우기 때문이다. 사회가 부과한 기준이라 생각될 테지만, 비현실적인 기준을 세운 것은 결국 본인이다. 그들은 좀처럼 타인을 칭찬하는 법이 없다. 자신의 기준을 통과하는 이들이 매우 드물기에 당연한 귀결이다. 완벽주의자는 실패를 두려워 하고 결과를 지향하면서 최고가 되려고 애쓴다. 탁월한 사람은 성공을 기대하고 과정 지향적이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완벽주의의 모든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패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는 그들의 비현실적인 생각들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는 완벽을 추구하는 대신 탁월함을 향해 노력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행해온 노력 덕분인지 완벽주의로 인해 지치는 일은 거의 없고, 다른 사람들을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함의 추구 대신 탁월함과 온전함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정교하게 배울 필요가 있다.

5.
다행스러운 사실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거나 나에 대한 평가를 좋게 만들려고 나를 꾸미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외부 세계가 나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의 깊은 안정감을 소유하지는 못했지만, 외부 세계에 휘둘리는 정도는 아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완벽주의로 나 스스로를 몰아세울 때에도 내게 숨쉴 공간이 되어 준다.

6.
나의 관심, 나의 문제에만 함몰되지 않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다. 여전히 이기적인 나지만, 종종 선한 의지를 발휘하여 이기적 본성을 이겨내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완벽주의로 타인을 질타하거나 완벽하지 못한 일들로 나를 괴롭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비결은 타인과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항상 나만 들여다보면(그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더라도) 오히려 나의 문제 속에 휘말릴 때가 많다.

7.
오늘은 수많은 날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모든 하루는 특별하다. 어떤 하루도 지나가고 나서 다시 돌아오는 법은 없다. 내일이면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지는 듯 하지만, 날짜가 바뀐 24시간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듯, 우리는 같은 시간을 두 번 살 수 없다. 오늘을 눈부신 하루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기경영의 정수다. 잘 보내는 오늘이 쌓이면 멋진 인생이 된다. 오늘을 힘차게 아름답게 자유롭게 살고 싶은 까닭이다.

'오늘'은 특정일만이 아니다. 날마다 맞이하는 그 날이다.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산다. 어제나 내일이 아닌 오늘을.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오늘이라는 선물을 앗아가는 2인조 강도다." 내가 주문을 외우듯 자주 떠올리는 말이다. 글을 쓰는 지금은 이를 닦은 이후고, 대담회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냈으며, 완벽주의에 빠지려는 나를 관찰하여 구원해 내었다. 이 모든 것은 현재에 집중하여 오늘을 잘 살기 위한 노력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