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나는 항상 떠 있기를 바란다

카잔 2012. 2. 22. 17:58


1.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석에 쓰인 유명한 이 말은  
만약 내일 아침, 내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내게도 잘 어울린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유명해지지 않아도 좋으니
언제 세상을 떠나든, 나는 내 삶을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종종 표류하거나 엉뚱한 섬에 도착했지만, 항상 떠 있었다."

자기를 신뢰하지 못하면 인생의 바다에서 떠 있을 수 없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실행하지 못하거나 생각에만 잠겨 있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방향 조절을 위해 사방을 관찰하면서도 항해를 멈추지 않는 항해사처럼 살고 싶다.

2.
“70이 넘어서도 계속 글을 쓸 생각이야.
마흔 이후부터는 정말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기 위해서
먹을 것 이상은 돈 벌지 않겠다고 각오했지.
그때부터는 정말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았어.
좋아하는 글 쓰고, 좋아하는 작품 번역하고,
낚시도 가고,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보고.”


소설가이자 걸출한 번역가인 안정효 선생의 말이다.
내가 서른 다섯이 되던 해, 그러니까 2012년 1월 8일에
나도 똑같은 결심을 했기에 선생의 저 말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 내가 원하는 방식의 강연만 진행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것도 그달 필요한 돈벌이가 끝날 때까지만 하기로 다짐했다.
내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안 할 수는 없었던 강연이 오늘로써 끝났다. 작은 해방이다.

멋진 옷이나 불필요한 물건들에 욕심이 생겨 그것을 가지려면 일을 해야 한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남은 두 가지를 불러 들인다.
돈을 번다는 가능성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사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를 다른 모든 가치 위에 두기로 했다.
어떤 이들은, 포기하는 것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것은 착각이다. 나는 이제 착각과 기대를 구분할 줄 알게 되었다.

3.
인물 연구는 유익하다. 버나드 쇼, 안정효 선생을 잠깐 생각했는데도 배움이 크다.
누군가의 불찰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들은 내게 반면교사가 되어 준다.
누군가의 위대함을 만나게 되면 나는 깨달음을 얻거나 열정을 회복한다.

2012년에 내가 연구해 볼 인물들을 정해 보았다.
유진 피터슨, 켄 윌버, 에리히 프롬, 파커 파머, 니코스 카잔차키스, 톨스토이,
헤밍웨이, 헤르만 헤세, 괴테, 오에 겐자부로, 나쓰메 소세키 그리고 7명의 와우연구원.

일년 동안 연구한 인물치고는, 무엇보다 저들의 명성을 고려한다면 너무 많다. 
하지만 얕고 피상적으로 알아가는 나의 기질을 감안하면 적당한 공부 방식인지도 모른다.
요컨대, 깊이를 추구하긴 하지만 여전히 산만한 나의 기질을 한껏 고려했다는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