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정리정돈이 힘든 그녀, 대책은?

카잔 2012. 5. 26. 17:21


그녀의 방 안은 어수선하다. 물건들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여기저기엔 쓰레기가 널려 있다. 그녀는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고, 누군가 방문하는 날이면 정리정돈 하느라 정신이 없어진다. 노트북 자판과 모니터에는 먼지가 뿌옇게 끼여 있고, 자동차 내부에는 먹다 남은 과자 봉지 등으로 지저분하다. 정리정돈과 청소는 늘 그녀의 고민꺼리다.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리기를 즐기는 그녀는 자신의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일도 기뻐한다. 사람들이 모여 드는 날은 대청소날이 된다. 부담되는 일이긴 하지만, 집안이 깔끔해지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녀간 이튿날부터 집안은 다시 혼돈 상태로 되돌아가고 만다. 그녀는 어떻게 어수선과 지저분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대청소 날짜를 없애야 한다. 한 달에 두 번, 이를 테면 매월 15일과 30일을 정리정돈의 날로 정하는 건 별반 효과가 없다. 막상 그 날이 되면 엄두가 나지 않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월 두 번씩 꼬박꼬박 실천하더라도, 한 달에 나흘(!5~16일, 30~31일) 정도만 깨끗한 상태를 맛볼 뿐이다.


결심할 때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나는 토익 800점을 받겠다, 가 아니라 토익 800점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것을 행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토익 800점 받겠다는 것은, 결심의 영역이 아니라 목표의 대상이다. 다시 우리 주제로 돌아와서 말하자면, 깨끗한 환경은 결과요, 정리정돈을 생활화는 과정이다.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결심해야 한다. 그래야 이전과 다른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그녀가 정리정돈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깨끗한 환경이 아무런 노력 없이도 주어질 거라는 착각, 무엇이든 뒤로 미루는 성향, 물건을 쓰고 난 후 제자리에 두지 않는 습관이 그것이다. 그러니, 이런 것들을 멀리하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나는 물건을 쓰면 반드시 제자리에 두고 정리정돈을 미루지 않을 것이며 매일 10분씩 집안 청소에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같은 물건은 서로 모아두고, 물건을 정돈할 보관함과 정리함을 활용하면 더욱 좋다. 욕실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는 세제와 도구를 준비하고 거울 닦는 요령 등을 검색하여 알아 두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도 있다. 


나의 제안을 실천한 그녀는 아직 습관으로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분명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같은 물건은 서로 모아두라는 말을 실천하고서,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가위가 무려 7개나 나오더라는 것이다. 가위를 찾다가 없으면 사는 게 더 빨라서 사곤 했더니 7개가 되었단다. 정리정돈이 안 되는 경우, 시간과 비용의 낭비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어느 중년 부인들과의 만남에서 한 분이 자신의 아이폰 음악을 들려준 적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그 분은 박지민과 이하이의 노래에서부터 최근 유행하는 곡 중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곡을 모두 저장해 두고 있었다. 그의 취향을 알 수 있을 만큼 선곡된 음악들은 일관성이 있었다. 부인의 친구가 물었다. "넌 어런 음악을 어떻게 이리 모아 두니?"


"음악방송 듣다가 마음에 드는 곡이 나오면, 인터넷 검색을 해서 멜론에 저장해 두지." 그녀는 취미로 즐기며 하는 것이겠지만 분명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는 일이다. 언젠가 와우 연구원들과 여행을 떠날 때, S의 말도 마찬가지다. 좋은 인디 음악을 잘 아는 S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인디 음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라디오 방송을 챙겨 듣는단다. 


아무런 관심과 시간을 주지 않는 어떤 것이 저절로 성장하고 발전하거나 나아질 리가 없다.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집안도, 쾌적한 자동차의 실내도 손이 가야 하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청소와 정리정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고 나는 그들을 이해하지만, 물건을 못 찾을 정도가 되거나 불쾌감을 줄 정도의 불청결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정리정돈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10~20분 '투자'하여 정리정돈을 습관화하면 된다.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환경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 주기에 '투자'라는 단어를 쓰기에 부족하지 않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대에 10분의 시간을 정리정돈에 투자하기, 물건을 쓰고 나면 제자리에 두기 등을, 그녀가 꾸준히 실천하기를 바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