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시행착오는 자기발견을 돕는다

카잔 2012. 5. 30. 06:19

 

관찰과 실험의 중요성

 

인생은 학문으로 정립되기 어렵다. 단순하지 않고 살아 숨쉬는 것이 인생이고, 사람마다 다양한 인생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자신이 겪은 문제에 대하여 노하우를 지닌다고 해도, 살면서 이전의 노하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어려움을 맞는다. 그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대응법을 모두 알 수는 없기에 우리의 힘겨움이 더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가 해결해 주기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두렵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떡해야 하는가? 피터 드러커는 답한다.  시행착오를 경영하라!” 필자는 시행착오의 경영이야말로 인생의 어려움과 위기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법이고, 자신의 강점과 기질 발견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드러커는 경영학이 조직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정확한 처방전을 내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조직 역시 살아 숨쉬기 유기체이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영학은, ‘이론이 얼마나 논리적인가가 아니라, ‘이론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성과를 창출하는가로 효용을 검증하는 학문이다. 기존의 지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경영학의 역할이다. 그 방법이 관찰과 실험이라는 것이다.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는 경영학은 관찰과 실험의 과정을 통해 좀 더 정교해질 수 있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이자 위대한 사상가였던 칼 융도 개념이나 이론보다는 관찰 가능한 사실이 우선한다고 믿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지만, 기계와 같은 사람이 있다. “생각, 행동, 생활 방식 따위가 정확하거나 판에 박은 듯한 사람 혹은 자기 뜻이 아닌 남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 말이다.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있을지라도,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인생은 없다. 기계적인 사람의 인생에도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문의 발달사를 보면 기계론적인 입장이 자주 등장한다.

 

기계론이란, 생명을 기계의 일종처럼 생각하여, 생명이 (무생물계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혹은 화학적 작용으로 작동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융이 등장했을 당시의 주류 심리학은 기계론적인 입장을 엄격하게 따르고 있었다. 융은 일반적인 진단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융은 실험심리학을 좋아했다. 융의 개념은 연구실에서 책과의 싸움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60년 가까이 환자들과의 임상 경험을 연구한 정신과 의사로서 획득한 성취였다. 폭넓은 독서와 연구, 그리고 여행은 상담 경험을 해석하기 위한 도구였지. 환자들을 일방적으로 처방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경영하는 법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자 한다면, 책상에 앉아 연구하는 대신 실제 삶의 현장에서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관찰해야 한다. 자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삶에서의 다양한 시행착오다. 똑같은 시행착오를 매번 반복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들여다 보며 당면한 문제의 극복 방법을 연구하고 자신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자는 것이다. 이것이 시행착오의 경영이다. 자기 발견을 위한 시행착오의 경영의 노하우를 정리해 보자.  

 

1) 자기 발견은 평생에 걸쳐 서서히 이뤄지는 과정임을 이해한다.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동기와 성격』에서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것은 보기 드물고 얻기 힘든 심리학적 성과라고 썼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피한다면, 자기 발견도 요원해진다. 실패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시행착오는 자기 발견의 어머니다.

 

2)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일에 도전하라. 지금 마음속의 소원을 따라가라는 말이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은 크고 작은 끌림에 반응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소원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은 지극히 소수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점점 더 명확히 알기 위해서 일단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끝까지 해내어 일의 결과를 본다. 결과를 본다는 것은 일의 실패와 성공을 맛보는 것이다. 도전하여 얻은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하여 알아가게 된다.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든 성공이든, 그것은 자기 발견의 중요한 소스(source) 하나를 얻은 것이다. 진정한 실패는 중간에 포기하여 자신을 성찰할 만한 결과물이 없는 것이다.

 

4) 일의 성공과 실패를 성찰한다.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을 따져 보고, 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감정을 살펴보고, 예상 기대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 때, 자신을 성급하게 정의하거나 서둘러 이해하려는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복합적인 존재다. 우리의 재능과 기질은 시행착오가 쌓이면서 조금씩 발견된다. 하나의 시행착오만으로 자신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 하나하나 자신에 대한 조각을 모아간다고 생각하자.

 

훌륭한 리더들이 자신만의 특성으로, 자신만의 빛깔을 빛내어 리더가 되듯이 1인기업가도 자기다움으로 승부해야 프로가 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은 자연스럽기에 오래 갈 수 있다. 자신의 재능은 잘하는 것이기에 즐길 수 있다. 자신을 아는 지식이 중요하고, 그 지식을 얻는 좋은 방법론이 시행착오의 경영이다.

 

시행착오를 피하지 말자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들의 주장은 시행착오를 피하라는 것이고, 그들의 논리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천 년을 산다면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누구나 자신을 꿈을 이룰 수 있겠지만, 우리의 인생은 고작 100년이니 시행착오의 방법론은 무식하거나 무용하다는 논리다. 그들이 제안하는 교훈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실패를 겪은 분들의 노하우가 많다. 그들의 성공적인 방법론을 따르는 것이 시행착오를 피하는 지름길이다.”

 

나는 이런 주장에 반대한다. 인생을 단순하게 보는 경향이 있고, 기계론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험과 실패의 가치를 간과하였다. 다른 이들의 성공요인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좋은 비결도 아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경험은 성찰을 통해 우리의 피와 살이 된다. 사람들의 성공 요인을 그들의 행동 특성에서만 찾아서도 안 된다. 행운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

 

나는 시행착오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발견을 위해서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그것을 피하려다 보면 도전을 머뭇거리게 되고,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인생이 기계처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쉰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시행착오를 피하지 말자. 시행착오를 경영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