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도전을 가로막는 생각 물리치기

카잔 2012. 7. 12. 13:46


메일 하나가 왔다. 15분짜리 동영상 강연을 찍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강연 콘텐츠를 브랜드화하고 싶은 강사님께는, 자신의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으며 홍보영상과 팟캐스트로 제작되어 전국적으로 알리는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문구가 솔깃했지만,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브랜드화하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고, 나를 알리고싶은 욕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나도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결과만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한껏 즐기고 싶다. 거절의 이유가, 내 안에 있는 내면의 가치 때문인지, 무언가 다른 방식에 나를 맞추는 것이 귀찮은 나의 게으름 때문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어쩌면 나는, 두려움을 교묘하게 방어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잠시 생각해 보았던 바로는, 두려워서 머뭇거리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나는 강사로서 더 배울 마음도 있고, 나보다 더욱 강연을 잘 하는 사람들을 인정할 마음도 있다. 내가 메일 회신을 하지 않은 까닭은 정말, 나의 진정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학력과 자격증이나 소속된 단체 하나 없이 내공 하나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나의 알량한 자존심 말이다. 


도전을 피한 이유가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 내면의 가치를 따른 까닭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은 알 것이다, 라는 말은 대답하기는 편하지만 무책임한 답변이다. 사람 마음이란 게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기 마련이고, 마음이 종종 스스로를 속이기도 하니까. 나도 내 마음을 시간이 다소 흐르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되곤 하니까.


나의 결론은 이렇다. 


(1)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이 많은 것과 생각이 깊은 것은 다르다. 행동을 주저하게 만드는 생각은 일단 경계해야 한다. 나는, 내 삶이 신중함으로 채워지기보다는 좌충우돌을 통해 얻은 생동감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지혜롭지만 관념적인 사람이 되기보다는 조금 단순하지만 싱싱하고 역동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2) 어떠한 도전이 나의 가치와 잠시 어긋나면 어떠한가! 그것 역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요, 성공을 향한 시행착오가 아닌가. 그러니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과 같은지 다른지를 고민한다면, 그것은 아직 확신의 영역이 아닌 셈이니, 힘차게 도전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


(3)  어떤 목표달성은 기대했던 것보다 기쁨이 크지 않다. 자신이 진정으로 열망한 목표가 아니거나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경시하며 달성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도전이 자신의 열망과 맞닿아있지 않거나 자신의 가치와 어긋난다는 점을 뚜렷하게 인식한 경우라면 거절하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4) 도전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는 자유할 수 있어야 한다. 도전하는 영혼이라면, 앞으로의 삶을 통해 자신의 용기를 증명할 기회는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 안에 가득한 것들을 드러내며 살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들의 평가를 의식할 일이 아니라 내면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며 사는 것이 낫다. 


(5) 외부에서 날아 온 제안을 두고 고민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도전의 목록을 뽑아내는 것은 어떨까?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을 말이다. 나는 스스로 만든 도전의 목록에 도전해야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미리 한계를 그어놓은 내 생각과 회의들을 물리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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