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마지막 순간에 마주할 물음

카잔 2012. 8. 16. 11:06

 

엘리 위젤의 노년과 십오세의 모습

 

유대계 미국 작가요 인권운동가인 엘리 위젤(1929~)은 어린 시절,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 어머니와 누이동생은 그곳에서 살해당했고, 아버지 역시 모노비츠 강제수용소에서 부헨발츠 수용소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 그는 훗날, 수용소에서의 참상을 담은 자전적 소설 <나이트>를 썼고, 인권 활동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 위대한 작가는 세상의 평화에 기여하는 한편, 개인들이 각자의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자기 자신이 되어 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숨을 거두어 신을 만나면, 신은 왜 구세주가 되지 못했느냐고 묻지 않을 것입니다. 왜 이런저런 병의 치료약을 발명하지 못했느냐고도 묻지 않을 테고요. 그 순간에 우리에게 던져질 질문은 단 한 가지, 왜 너는 네 자신으로 살지 못했는가 하는 물음일 것입니다."

 

내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생의 목적이요, 우리가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 비결이다. 다행인 것은, 자기가 되는 일을 단박에 이루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평생을 걸쳐 서서히 자기다워지면 되는 것이다. 나는 외치고 싶다. 나에게 정직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살자고.

 

엘리 위젤은 평화와 휴머니즘의 메시지를 담은 『이방인은 없다』라는 책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 준다.

 

내(엘리 위젤)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최고의 이야기를 해드리죠. 사악한 도시를 방문한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 도시의 이름은 일단 소돔이라고 합시다. 그는 그 도시 주민들을 죄에서 구원하기로 마음먹고 그곳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거리에서, 시장에서, 탐욕과 도둑질과 거짓말과 무관심에 저항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도 그의 말을 듣고 약간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차츰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들을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살인자는 계속해서 사람을 죽였고, 지식인들은 침묵했습니다. 어느 날, 이 불행한 남자의 말에 감동을 받은 아이가 그에게 다가와 말합니다.

 

"불쌍한 이방인이여, 아무리 외치고 울부짖어도 희망이 없다는 걸 모르시나요?" "알고 있단다." 그 남자가 말했습니다."그러면 왜 그만두지 않나요?" "그 이유를 말해주마. 처음에는 나도 내가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단다. 지금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 하지만 오늘도 내가 계속 더 크게 외치고 울부짖는다면 그들이 나를 변화시키는 일은 막을 수 있지 않겠니?"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절망하지 않겠다고, 자기다워지는 노력이 눈에 띄는 진보를 보이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겠다고, 나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에 용기내어 뛰어들겠다고,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내 안의 거짓 유혹에 맞서 오직 신이 나에게 준 것들을 온전히 소진하며 살겠다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