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꿈의 목록을 재정비하며

카잔 2012. 9. 24. 15:55


오늘 아침, 내 꿈의 목록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2011년 11월에 작성한 것이고, 두세번에 걸쳐 업데이트한 목록이다. 꿈을 품고 기록했다면 곧장 실행했어야 하건만, 지금까지도 나는 보다 완벽한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카테고리 별로 구분하거나 빠진 목록이 없는지 검토하느라 실행은 뒷전이었다.  

 

목록을 검토하고 추가하는 일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실행을 내팽개쳤다는 점에서 분명 고약한 습관이다. 그래서 더이상 목록을 들여다보지 않기로 했다. 지금으로부터 딱 일주일 후인 2012년 10월 1일부터는 힘차게 실행해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7일 동안에는 구색을 맞추려고 적어 둔 목표를 솎아내고, 너무 큰 꿈은 작게 쪼개어 볼 생각이다. 


오늘은 내 꿈의 목록을 존 고다드의 목록과 비교해 보았다. 그의 목록에서 영감을 얻은 것은 단 한 가지 밖에 없었으니, 소득이 별로 없었다. ('기타 연주곡 연습하기'가 그것이다.) 그의 목록은 대개가 탐험할 장소, 원시문화 답사, 등반할 산, 수영해 볼 장소, 도전꺼리 등이었지만 나의 목록은 공부, 책읽기, 라이프스타일에 관련한 목록이었기 때문이다. 


고다드의 목록이 동적이고 활동지향적이라면, 나의 목록은 정적이고 존재지향적이다. 한때 나는 고다드의 목록이 너무 외부활동에 관련한 것만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바로 그것이야말로 그 분의 자기다운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다워지면 된다. 나의 자기다움은 독서, 공부, (활동이 아닌) 존재와 같은 키워들이었다. 


100개가 넘는 목록 중에서 독서에 관련한 것이 무려 30가지, 공부에 관련한 것이 10가지가 넘으니까 말이다. 독서에 대한 꿈 중에서 2가지를 아래에 옮겨 보았다. 단 한번의 실행으로 이룰 수 있는 꿈도 있지만, 책읽기와 연관된 꿈은 대개 수년이 걸릴 만한 목록들이다. 꿈에 욕심이 더해지고, 욕심을 절제할 줄 모르는 인내심의 빈약 때문에 목표가 커졌다. 

 

1. 세계문학 읽기 (대표작 + 1~2권)

호메로스, 베르길리우스, 소포클레스, 플루타르코스, 단테,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괴테, 헨리 필딩, 제인 오스틴, 스탕달, 발자크, 플로베르, 체호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제임스 조이스, 프루스트, 포크너, 토마스 만, 카프카, 루이스 캐럴, 헤밍웨이, 카잔차키스, 마르케스, 오에 겐자부로, 코맥 매카시, 밀란 쿤데라, 존 쿳시, 무라카미 하루키

 

2. 전작읽기할 멘토들

파커 파머, 찰스 핸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알랭 드 보통, 구본형

 

실현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꿈을 이뤄가는 과정 자체가 무척 즐거울 테니 조바심도 염려도 없다. 나에게 행복이란, 과정을 즐기면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어떤 의미 있는 목표가 있는데, 그것을 성취하는 과정에서도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보기만 해도 흐뭇한 목표지만, 나는 눈을 즐겁게 하려고 꿈의 목록을 작성한 것이 아니다. 


내 삶으로 직접 실현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함이다. 나는 하나씩 진하게 맛보고 말 것이다. 꿈을 실현하는 맛이 어떤지 내 혀로 직접 맛보고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볼 것이다. 꿈 하나를 실현하면 그 생생한 이야기를 포스팅해야겠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스스로 세운 꿈을 실현하며 기쁨 넘치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