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어머니전상서]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카잔 2008. 2. 6. 14:38
<하이파이브> 는 가끔씩 보는 KBS 예능 프로다. 오늘 2월 3일편 하이파이브를 (메가TV로) 보았다. 5명 여걸의 어머니께서 등장하셔서 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 <딸아 미안하다>라는 코너에서 딸에 대한 솔직한 과거를 털어놓기도 하셨고, 노래방 코너에서는 어머니들께서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셨다.

그분들 중 채연의 어머니께서 나오셔서 노래를 부르신 후에, 딸의 '둘이서'까지 부르셨다. 딸 채연도 어머니가 노래 부르는 것을 처음 본다는데, 어머니는 후렴까지 빠른 박자의 노래를 놓칠 듯 놓칠 듯 하면서도 끝까지 잘 부르셨다. 깜짝 놀라는 채연의 표정 속에 어머니의 애정에 대한 고마움이 서려 있는 듯 하다.

문득,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그리워졌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머니께서 살아계신다면 내가 쓰는 모든 글을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읽어 주셨을 것이다. 그리고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다. 최고의 글이 아니더라도 당신께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니까 말이다. 다음 달이면 출간 될 내 책을 어머니께서 보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서 가장 기뻐하실 어머니의 표정을 보고 "엄마, 고마워요."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고 싶은 엄마

사진첩을 꺼낸다. 열흘 전에 보았던 어머니의 사진을 다시 본다.
나의 초등학교 졸업식 날, 축하하기 위해 꽃 한 다발을 들고 계신 어머니.
방 두 칸짜리 집으로 이사하여 도배를 마치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신 어머니.
주일 날에 일주일의 피곤을 달래며 누워서 쉬고 계신 어머니.
동생 정우를 안고 즐거워하시는 어머니.
많지 않은 어머니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며 엉엉 운다. 그리워서. 그리워서. 그리워서.

책이 출간되면 할머니와 함께 엄마에게 가야겠다. 저 멀리 경상북도 청도의 어느 산 자락에 누워계신 곳 말이다. 엄마에게 프롤로그와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한 챕터를 읽어드리고 싶다. 기뻐하실 어머니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리고 첫번째 인세는 십일조를 드리고, 동생과 여행을 떠나고 나머지는 모두 삼촌과 숙모에게 드려야겠다. 어머니가 하늘 나라로 가신 이후, 나를 잘 돌봐주셨으니 말이다.

어머니의 사진을 웹에 올려본다. 이것은 이 세상에서 아무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블로그에 어머니의 사진이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니 사뭇 마음이 차분해지고 경건해진다. 어머니 보시기에 자랑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어머니 전상서] 보고 싶은 엄마...

엄마, 잘 계시죠? 오늘은 엄마가 참 보고 싶은 날이예요. 엄마의 사진을 보니, 무척이나 그리워져요. 이런 날에는 엄마의 품에 안기면 딱인데 말이죠. 내일이 설날이예요. 삼촌과 숙모 그리고 할머니를 뵙는 날이죠. 엄마가 하늘 나라로 가신 이후로 나를 잘 키워주신 건 엄마도 잘 아시죠? 그러니, 우리 집을 잘 지켜 주세요. 삼촌과 숙모를 늘 도와주세요. 엄마가 하나님께 부탁해 주세요.

참 슬픈 건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애정어린 눈빛이 기억이 안 난다는 거예요. 엄마와 함께 살았던 날들보다 엄마와 헤어져 살아 온 날이 더 많은 제게 익숙한 일이겠지만 제게는 슬픔이기도 하네요. 가수 채연의 엄마를 보며 갑자기 엄마가 참 많이 그리워지네요. 살아계신다면, 아마도 제 글을 모두 읽어보시며 기뻐하셨겠지요?

별일이 없으면 다음 달 말이면 제 책이 출간될 것 같아요. 그러면 그 책 들고 가장 먼저 할머니에게 갔다가 함께 엄마에게 가려고 해요. 엄마에게 제 책을 읽어드릴께요. 아마 저는 또 울겠죠. 남자가 너무 자주 우는 걸까요? 아니죠...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런 건데 뭘.. 그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어야하는데, 때로는 엄마 보기에 너무나 부끄러운 일도 많이 했네요. 죄송해요. 엄마... 앞으로는 더욱 착하고 성실한 아들이 될께요. 나 엄마 참 좋아했는데, 너무 빨리 가셨어요. 저는 어머니를 편안히 모실 자신이 있는데... 아마도 엄마가 계셨더라면 제가 조금 더 잘 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런 말 하면, 엄마도 슬프죠?

아니예요. 저 더욱 열심히 살께요. 삼촌, 숙모도 있고 할머니도 있으니까요. 정우도 요즘 아주 잘 살고 있거든요. 올해에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노력할 거예요. 지켜봐 주세요.
보고 싶어요. 엄마. 오늘은 엄마가 정말 보고 싶은 날이예요. 이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이 나네요. ^^ 하하하. 엄마와 이별하고 난 후, 그랬기에 알게 된 것도 많지만 그 모든 것을 도로 물리어 어머니를 한 번 만이라도 보고 싶네요. 잘 지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를 사랑하는 아들 드림

'™ My Story > 끼적끼적 일상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가 차려 준 점심상  (6) 2008.02.17
명절의 풍경  (0) 2008.02.10
[성찰일지] 1월이 저문다...  (1) 2008.01.31
문득, 고마움이 느껴지는 놈들  (0) 2008.01.09
사랑은... 살아가는 이유  (0) 2008.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