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내가 배움과 성장을 얻는 법

카잔 2013. 1. 6. 21:36

 

"팀장님, 오늘 팀장님을 보니까 뭉크가 떠올라요."

 

와우팀원 한 명이 수업 중 쉬는 시간에 내게 건넨 말이다. 나는 말뜻을 얼른 이해하지 못했다. 뭉크? 노르웨이의 판화가이자 화가인 에드바드 뭉크를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을 뿐이었다. 내게 뭉크는 친숙한 예술가다. 프랑크푸르트의 슈퇴델 미술관을 관람했을 때 에드바드 뭉크전이 진행 중이어서, 그의 아우라를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질투>를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슈퇴델 미술관 관람이 무척이나 인상깊어서 도록을 샀지만, 그 도록을 가방과 함께 잃어버렸던 아쉬움도 여전히 생생하다. 팀원의 말 한 마디가 이런 기억들을 광속의 스피드로 불러내어 뇌를 스치게 했다. 그리고나서 뭉크, 하면 떠오르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 <절규>를 생각할 찰나,

 

"절규 모르세요?"

 

라고 팀원이 물었다. 그때의 순간은, 내 얼굴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걱정된다는 대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팀원은 친절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살이 빠졌으며, 그래서 지금은 어떠한 모습인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예술작품을 통해 이미지화시켜 준 것이다. 그것도 관심이라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경각심을 느끼긴 했다. 절규는 이런 것이니까.

 

 

사실 부끄러웠다. 이미 얼굴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 요즘인데다, 그날 입었던 나의 복장도 촌스러웠기 때문이다. 외출하며 검은색 조끼를 입었는데 내가 봐도 녹색 바지와의 색깔 매치가 어색했다. 하지만, 어떠할까 싶어 실험정신을 발휘하여 입었는데, 수업을 하면서도 '이건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서 카톡으로 물어보았다. 친절한 그 팀원에게.

 

"어제 조끼가 좀 촌스러웠나?" 웃음 띤 친절로 회신이 왔다. "네, 별로였어요. ^^"

 

대답은 친절할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명쾌했다. 그리고 진솔했다. 일주일 전, 다른 기수의 와우 수업에 입었던 복장도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 날, 나는 코트의 내피를 입고 수업을 진행했었다. 그때 역시 '이걸 입고 수업하면 어떻게 될까?' 하고 도전한 날이었는데 팀원 한 두 명의 눈빛으로 미루어짐작하건대, 그 복장도 과도한 실험정신이 낳은 참사였다.

 

내가 '절규'의 얼굴을 달고 다니게 된 것은 최근 100일 동안 벌어진 일이다. 지난 해 가을,『1일 1식』이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 그 책의 내용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 직접 실천하며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10월 1일부터 시작했으니, 실험 97일째에 이르러 '절규'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그 동안 몸무게는 정확히 5kg이 빠졌다.

 

마른 체형의 내게 5kg의 차이는 컸다. 요즘 보는 사람마다 살빠졌다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말이다. 내일(8일)이 되면 이제 100일을 채우게 된다. 원래는 한 달만 실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한달을 하고 나니 몸이 상쾌해졌고 숙면과 쾌변을 취하게 되는 등 소식의 유익에 맛들려 거의 100일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99일 동안의 실천을 통해 느낀 것은 이렇다.

 

(나는 1끼는 밥으로 식사를, 2끼는 과일과 샐러드, 견과류 등을 먹는 제한적 1일 1식을 했었다. 그나마 17일 정도는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99일 내내 소식은 지켰다.)

 

- 1일 3식 VS 1일 1식 중에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더 건강한 식사법인지는 모르겠다.

- 분명한 것은, 현대인들이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는 사실이다.

- 몸이 원할 때 뿐만 아니라, 배가 불러도 입이 그만 원할 때까지 먹곤 하니까.

- 『1일 1식』의 저자가 강조한 것도 한끼를 제외한 굶식이 아니라, 소식이다.

- 소식은 몸을 가볍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특히 저녁의 소식은 숙면을 부른다.

 

그리고 99일의 실천으로 얻은 결과가 '절규'다. 사실 내가 얻고자 한 것은 건강한 삶이었지, 빈티 나는 모습이나 '절규'는 아니었다. 그래서 100일을 끝으로, 아니지! 굳이 100일을 채울 필요가 뭐가 있겠나(숫자는 기분상으로만 의미 있을 뿐이니), 당장 내일부터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는 식생활을 하려고 한다.

 

우선 한달 동안, 마음껏 먹어볼 요량이다. 이번에는 '1일 3식을 제대로 챙겨먹기'에 힘쓰는 거다. 이틀에 한번씩 꼬박꼬박 운동을 하면서 과식 직전까지 먹어보련다. 한달이 될지, 또 다시 100일까지 이어갈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살짝 든든하게 식사를 하다보면, 소식의 유익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 본다.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한 두 번의 실험을 통해, 나는 식생활과 몸의 실제적인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체험할 것이다. 나는 배운 것을 온몸으로 적용하며 체험적 지식을 얻는 과정이 즐겁다. 책에 쓰인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하거나 꼼꼼히 조사하며 체화해가는 과정 말이다. 이것이 내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고 성장해가는 방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