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나는 달팽이 독서가다

카잔 2013. 1. 9. 16:11

 

나는 달팽이 독서가다

-느리게 읽는 것의 미덕-

 

나는 책을 천천히 읽는 달팽이 독서가다. 달팽이는 느리게 이동하지만, 지나간 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온 몸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나도 온 몸으로 책을 읽는다.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삶의 흔적으로 남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온 몸으로 읽기란, 머리와 가슴 그리고 손발로 읽는 것이다. 머리로 책을 읽을 때 지성이 날카로워지고, 가슴으로 책을 읽을 때 감성이 풍요로워진다. 손과 발로 읽을 때 삶의 도약을 이뤄낸다. 이것이 달팽이 독서가가 책을 읽는 목적이다.

 

달팽이 독서가는 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읽은 대로 사는것에 중점을 둔다. 읽는 대로 살기란 귀찮은 일이지만, 읽은 것을 실천하려는 노력 없이는 삶의 진보도 없다. 인간은 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하지만 비상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을 때 삶은 퇴보한다. 퇴보가 아닌 정체라도 하면 좋겠지만, 시간은 가혹하다. 시간은 노력하지 않은 인간에게서 젊음과 열정을 빼앗아간다. 삶의 힘찬 진보를 원한다면, 달팽이처럼 독서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달팽이 독서가의 기쁨

 

속독가들은 중요한 정보, 원하는 지식을 재빨리 찾아내서 자기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사냥의 기쁨이라면, 달팽이 독서는 책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향유의 기쁨이다. 독일의 문호 마틴 발저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서 젊은 날에는 더 이상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껴 읽으며 오랫동안 독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현명한 처사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마틴 발저에게 독서란 정보 사냥이 아니라, 지적 향유였다.

 

내가 달팽이 독서를 고집하는 이유는 생산적이라기보다는 낭만적이다. 나는 책을 음미하는 기쁨을 사냥하는 기쁨으로 대체하고 싶지 않아서 달팽이 독서를 한다. 정보 사냥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독서의 목적이 정보를 얻고자 함인가, 나를 성장시키고자 함인가?” 자신의 목적에 맞는 독서법을 선택하면 된다. “추구하는 것이 사냥의 즐거움인가? 향유의 즐거움인가?” 자신의 가치에 맞는 즐거움을 찾아가면 된다. 선택은 자기 몫이다. 나는 달팽이 독서를 택했다.

 

달팽이 독서가의 성취

 

달팽이 독서를 선택한 까닭은, 이를 통해 향유의 기쁨뿐만 아니라 성장의 기쁨까지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팽이 독서는 읽는 기쁨을 만끽하는 낭만적인 독서이기도 하지만, 과정에서의 내실을 추구하여 성취를 이뤄낸다는 말이다. 달팽이 독서는 자기 길을 만들어가는 독서다. 달팽이 독서는 사색으로 향하는 현관문이요, 자기 생각을 형성해가는 연금술이다. 전문가의 귄위 있는 주장을 모으는 것은 깊이 사유하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루 유용한 종합지식세트가 아니라, 자신을 생생히 살아가게 만드는 자기 철학이다.

 

스스로의 머리로 사유해야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세울 수 있다. 이때 필요한 독서법은 정보를 쌓아가는 독서가 아니라 생각하고 음미하는 독서다. 소화시키지 못한 책의 권수를 늘려가는 것을 지양하자. 독서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생각이 깊어지고, 삶이 명랑해져야 한다. 달팽이 독서라고 해서 무작정 느리게 읽으라는 말은 아니다. 독서의 흔적이 일상에 새겨지도록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끼고(), 실천하며() 읽자는 것이다. 달팽이 독서는 지정의를 추구하는 책읽기다.

 

달팽이 독서를 위한 3가지 인식의 전환

 

첫째,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결과보다 책을 읽으며 얻은 생각, 느낌과 그리고 변화의 과정이 중요하다. 좋은 결과를 만들려면 과정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농구 경기를 상상해 보자. 결과에 집착하다 보면 긴장되어 게임을 그르칠 수 있다. 게임에 집중해야 높은 점수를 얻는다. 마찬가지로 독서라는 놀이에서도, 책을 끝내야 한다는 결과보다 책읽기 자체에 집중해야 독서의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주어진 시간 내에 독서를 즐기며 배움을 얻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이다.

 

둘째, 조바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빨리 이 책을 끝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지금 읽고 있는 손 안의 책보다 책상 위에 쌓인 앞으로 읽어야 할 책으로 시선이 가게 된다. 조바심은 학습을 방해한다. 조바심을 가지면 속도에 집착하게 되어 결국 이해 하지 못한 부분이나 실천해야 할 부분까지 건너뛰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해나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순간적으로 속도에 눈이 멀어서 속도를 방해하는 것을 걷어차 버리는 것이다.

 

셋째, ‘필독서중심이 아니라 시간중심으로 독서계획을 세워야 한다. 시간이야말로 희소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달팽이 독서가는 하루 1시간 동안 책을 읽겠다라는 식의 시간 중심으로 독서계획을 세운다. 10페이지를 읽든, 20페이지를 읽든 정해 둔 시간 내에서 집중해서 책을 읽는 것이다. “한 주에 2권을 읽겠다는 목표는 자칫하면 시간에 쫓기게 만든다. 그러면 생각하거나 메모하고 싶을 때에도 그럴 여유가 없어진다. 반면, 시간 중심의 독서계획은 책읽는 과정에 몰입하게 한다.

 

위켄드 독서법 : 달팽이 독서를 위한 실천지침

 

위켄드 독서법은, 매주 월요일마다 새로운 책을 읽어나가는 책읽기다.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더라도 월요일이 되면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된다. 대신 일요일 오후에는 독서 후 활동을 해야 한다. 독서 후 활동이란, 소감이나 떠오른 생각을 적거나, 감동을 주었던 몇 구절을 옮겨 적거나, 책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도표나 그림을 그리며 정리하는 것 등을 말한다. 어떠한 활동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을 찾아 실제로 독서 후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못다 읽은 책은 미련을 두지 말고 책장에 꽂아버려야 한다. 그 책은 언젠가 다시 만날 수도 있고 다시는 못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다. 월요일이 되면 새로운 책을 만나야 하니까. 일요일에는 읽은 책과의 이별, 월요일에는 읽을 책과의 만남! 이 패턴을 지켜가는 것이 위켄드 독서법의 핵심이다. 위켄드 독서법은 책을 다 읽을 필요 없다는 주장이 아니라,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꾸역꾸역 읽는 것보다 읽은 대목만이라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지적 생활이다. 또한 한 권의 책을 읽고 곧바로 다음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보다 읽은 책을 곱씹고 넘어가는 더욱 유익하다. 일주일 내에 성실함을 발휘하여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가장 좋지만, 그러지 못해도 충분히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위켄드 독서법이란, 1주일(week) 동안 읽은 책을 손에서 내려놓으며(end) 읽은 내용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는 책읽기다.

 

위켄드 독서법을 훈련하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책이 지루할 때 슬럼프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지루한 책인데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읽다 보면 독서 슬럼프를 맞기도 한다.) 무엇보다 결과 지향적 독서에서 과정 지향적 독서로 전환하는데 효과적이다. 400~500페이지를 넘어가는 두꺼운 책을 읽을 때에는 2주일을 부여하면 되고, 진도가 더딘 어려운 철학서나 실천이 필요한 자기계발서 역시 기간을 탄력적으로 설정하면 된다.

 

모든 변화는 '인식의 전환 - 새로운 지식 습득 - 꾸준한 실천'으로 이뤄진다. 글이든 강연이든, 인식의 전환과 새로운 지식까지는 전할 수 있지만 실천을 대신할 순 없다. 이 글에서는, 달팽이 독서에 필요한 인식과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제 실천의 영역이 남았다. 이것은 여러분들의 몫이고, 그래서 당부할 수밖에 없다. 한 번 실천해 보시라고. 아래에 방법론을 정리해 둔 것도 당부의 일환이다. 한 달만 실천해 보시면 좋겠다. 도움이 되면 지속하고, 그렇지 아니면 폐기하면 되니까.

 

<위켄드 독서법 실천지침>

1. 한 달에 한 번, 4~5권의 읽을 책을 구입한다.

2. 월요일이 되면, 한 주 동안 읽을 책을 선정한다.

3. 선정한 책을 일주일 내내 들고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읽는다.

4. 일요일이 되면, 읽은 내용에 대한 독후 활동을 한다.

5. 다시 월요일이 되면, 새로운 책과 함께 한 주를 시작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실현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