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명저 이야기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카잔 2013. 5. 9. 08:38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 파커 파머의『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를 읽고

 

인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나 힘겨운 고민으로 혼란스러울 때,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행하게도 나는, 스물 한 살의 젊은 나이에 평생 추구할 만한 14개의 가치를 세웠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좋은 책을 뒤져가며 멋진 말들을 뽑아냈지요. 매우 도덕적이고 훌륭한 지침들이었습니다. 번호를 붙여 우선순위까지 매겨두었으니 ‘오랫동안’ 내 인생의 표지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록대로 실천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의지력의 빈약이 원인이라 생각했지요. 나의 진단이 단순했음을 가르쳐 준 이는 파커 파머였습니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대부분 어처구니없는 결말이었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진정한 나 자신을 왜곡하는 것이기도 했다. 원인은 나의 내면에서 밖으로 뻗어나간 삶이 아니라 바깥 세계에서 안으로 밀려들어온 삶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마음에 귀 기울이기보다 영웅들의 인생을 흉내 내는 고상한 길을 찾았던 것이다.” - 파커 파머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中

 

파커 파머는 소명은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듣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그러니 인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참모습을 이해하라고 당부합니다. “당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기 전에, 인생이 당신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귀 기울여라.” 그제야 내가 세운 목록을 실천하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한동안’ 내게 열정을 불어넣어 준 목록이었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하기에는 나의 개성이나 재능이 반영되지 않은 지침들이었지요. 의지만으로 자기경영을 지속할 순 없습니다. 의지력은 소모성 자원이니까요. 나는 목록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스물다섯의 일입니다.

 

소명은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 또는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본래 타고난 자신만의 재능과 기질을 발견하여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소명이었습니다. 나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존재였습니다. 어쩌면 점점 자기다워지는 것이 다른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보다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다움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의 근원이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린 것이라면, 여러 가지 활동을 더하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자기를 되찾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아무리 숭고한 비전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내부에서 길러진 것이 아니라 밖에서부터 부여된 것이라면 그것은 심각한 폭력"일 수 있습니다. 소명을 발견하려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무엇을 길러낼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진정한 삶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들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재능, 열망, 기질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주어 길러내는 것이지요. 열매를 맺을 때까지 관심을 듬뿍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불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거짓 문화라는 이름의 잡초들을 발견하여 뽑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지금 내 삶이 정말 내가 원하던 것인가? 이런 질문에 솔깃해지는 분이라면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가 정답 혹은 힌트를 줄 것입니다. 자신의 참모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도움 될 통찰을 담은 책이니까요. 읽을 때마다 풍성한 깨달음을 줍니다. 깊은 샘물처럼 자기다운 삶에 관한 지혜가 샘솟는 책입니다. 이 책은 삶이 내게 준 선물입니다. 그래서 당신께 권하고 싶습니다. 파커 파머가 이렇게 속삭이니까요. "선물을 받았을 때, 그것을 계속 살아 있게 하는 방법은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 또 다른 선물을 받고픈, 조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