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여행임박증후군이여, 안녕!

카잔 2013. 8. 9. 13:10

 

호주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놈이 은근히 스트레스를 안긴다. 여행임박증후군이라고나 할까? 부재 중일 때의 일을 미리 해야 하는 데에서 오는 일종의 부담감, 압박감 말이다. 이번 주 내내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 모양이람? 그건 나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내가 할 일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에도 열심히 살아간다는 뜻이겠지, 라고 해석하련다. (매주 두 편의 글을 기고해야 하고, 여러 글에 피드백을 해야 하고, 메일 회신도 있고. ^^)

 

사실 일찌감치 준비를 하지 못한 탓도 크다. 3~4주 전부터 미리 준비했더라면 이 지경은 아닐 테니까. 다행하게도 유니컨 관련한 일들은 어제 끝내 두었다. 9월 수업공지와 글쓰기 피드백 말이다. 글쓰기 피드백은 매주 해야 하는 것이라 끝이 없는 일이지만, 최신 글은 모두 읽고 피드백을 달았다. 시간이 나면 9월 초의 미팅 일정도 조율해 놓고 가면 좋겠지만 이건 어찌 될지 모르겠다. 여행 출발이 16시간 앞으로 다가왔으니.

 

와우의 현행 기수가 없는 것은 이럴 땐 도움이 된다. ^^ (올해 10기를 모집했다가 첫 수업 후에 해산했다.) 와우애니(9기)들의 수업은 자체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wow4ever (4기)들이 복병이다. 오늘 저녁에 모임을 가진단다. 어쩌면 이런 저녁모임에는 팀장인 내가 안 가 주는 것이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도 연락이 왔고 나도 이네들이 보고 싶다. 모처럼만의 모임이니 꾸역꾸역 머리를 들이밀 수 밖에 없다.

 

원래는 사무실에서 식사 후 와인파티를 할까도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다. 식사만 얼른 하고 와서 여행 막바지 준비를 해야겠다.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누구에게나 여행 준비는 두 가지로 이뤄질 것이다. 떠날 곳에 대한 일처리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준비. 여행지에 대한 준비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항공권/ 숙소 예약, 준비물 체크 등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준비와 여행지 관련 공부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준비.

 

나의 이번 호주 여행 준비는 오로지 떠날 곳에 대한 일처리로 이뤄졌다. 하드웨어적인 것은 호주그랜드투어의 각 담당자들이 맡아주었고 나는 (엉성한) 리더십만 발휘했다. 물론 다함께 여행 스터디를 진행했고, 그 모임을 내가 컨트롤했지만 그것은 최소한의 소프트웨어 준비였다. 여느 때 같으면 단체공부 뿐만 아니라 개인공부까지 더했을 터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무엇 때문인지는, 항공을 날으며 생각해 보아야겠다. 기내에서.

 

몇 시간 후면, 이곳이야 어찌됐든 떠난다. 내 일이 어찌되어도 상관없다는 방관이 아니라, 어찌되어도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말이다. 여행임박증후군도 자연스레 사라질 테지. 아니, 여행중염려증후군에 빠지려나? 현재를 즐기는 평소의 내 모습대로라면, 그럴 가능성은 적다. 여행임박증후군도 시간문제인 셈이다. 다음 여행 때에는 떠나기 전날엔 느긋하게 기대감을 만끽하고 싶다. 나를 잘 컨트롤해야겠지. 여행임박증후군에 허덕이지 않도록!

 

 

<알림>

와우스토리연구소에서는 8박 9일 간의 '2013년 와우그랜드투어'를 떠납니다. 소수의 인원인데, 와우 가족과 저를 포함하여 모두 10명입니다. 우리는 8월 10일~18일 도착 일정으로 홍콩과 호주의 애들레이드, 그레이트 오션로드, 멜버른을 여행하지요. 저는 홀로 남아 열흘 남짓 여행을 더 이어갑니다. 저는 8월 10일 새벽에 떠나 8월 말에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약 20일간 제 발자취가 뜸해질 텐데, 호주에서도 포스팅을 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