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공항놀이 : 글쓰기와 독서

카잔 2013. 8. 10. 08:21

 

 

8월 10일. 07:50

비행기 출발시각 1시간 전, 탑승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탑승시간까지 약 30분의 시간이 남았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고, 펌킨님께 메일을 보냈다. 와우카페에 잘 다녀오겠다는 글을 남기려는데 탑승 시작을 알리는 안내 멘트가 들린다. 서둘러 카페에 몇 줄의 인삿말을 남겼다. 이제 출발한다. 30분 동안의 노트북으로 놀기는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의식이었다.

 

공항은 설레는 곳이다. 각자 다른 종류의 욕망을, 공항은 잘도 채워준다. 누군가의 쇼핑 욕망, 어떤 이의 떠나려는 욕망을 이뤄주는 곳이 공항이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우리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면세점으로 향하는 팀원, 게이트로 곧장 가서 탑승을 기다리는 팀원. 나는 공항에 들어서면 면세점에 들르거나 얼른 비행기를 타기보다는 일을 하고 싶어진다.

 

이를 테면 이런 행위들 : 얼른 카페에 가고 싶어진다. (한적한 의자가 있고 콘센트가 있다면 카페가 아니어도 좋다.) 그곳에서 나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혹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검색한다. 독서와 글쓰기는 여행의 별미다.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나의 취미요, 어느 정도는 밥벌이로 연결되는 나의 본업이다. 일을 취미처럼 할 수 있으니, 행복한 일이다.

 

취미 같은 일을 가장 폼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공항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폼을 잡기 위함은 아니다. 홀로 떠날 때에도 마찬가지니까. 카타르 항공에서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포스팅 하나를 했던 기억도 난다(www.yesmydream.net/1239). 오늘은 좀 짧아서 아쉬웠지만, 여행을 출발을 편안하게 시작하게 만드는 귀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