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강연 Follow-up

생각의 차이가 수준의 차이다

카잔 2007. 2. 2. 19:37


매달  이화여자대학교 복지관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복지관에서는 기업에서의 강연과는 다른 내용을 다룬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살다가 충격을 받았을 때 어떡해야 하는지, 좌절감에 짓눌릴 때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지 등을 다룬다.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라고 해서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했거나 달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기업 강연에서는 성과와 생산성을 다루어야 하기에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없을 뿐이다.

복지관에서 만나는 주민들은 각양각색이다. 그에 따라 강연 주제도 달라진다. 열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클래스를 맡는 때가 있는가 하면, 지금까지의 삶이 힘겹고 실패로 점철된 분들 앞에서 강연을 할 때도 있다. 후자의 경우,
비전이나 시간 관리보다 먼저 자신감을 회복하는 내용을 다루는 게 좋다. 넘어져 있는 이에게는 저 먼 곳에 있는 비전을 바라보라고, 지금은 힘차게 달려가야 할 때라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일으켜 주어야 한다.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가능성을 믿어 주어야 한다. 걷거나 달리는 일도 일어선 후의 일이다.

일어나는 것은 그들만이 할 수 있다. 나는 곁에서 도와줄 뿐이다. 어떻게 그들을 좀 더 잘 도울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내 결론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시도록 돕는 것이 강연의 중점으로 삼는다. 내게 주어진 2시간 동안 '생각하기'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 주고, 단지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한다. 사례를 보여주고, 내 경험을 이야기하는 목적은 보다 뛰어나게 생각하시도록 돕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결정적 차이는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생각은 생존에,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은 현상 유지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발전에 집중되어 있다. 과거의 실패와 자신의 부족함에 생각을 집중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기란 매우 힘들다. 참가자들이 크고 작은 성공 경험과 자신의 장점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도록 노력하는 까닭이다. 생각의 차이가 수준의 차이를 만든다.

존 맥스웰은 『생각의 법칙』에서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은 바꾸지 않고 결과만 달라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행동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이 바뀔 때 우리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생각의 중요성은 엄청나다. 결국 우리의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말이 우습지만, 이것을 '대로의 법칙'이라 부르자고 청중에게 부탁한다. 그리고 하나의 법칙을 더 소개한다. 그것은 '되고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어르신이 청중인 경우엔 이런 말로 설명한다. 몸이 좀 찌푸둥하면 운동하면 '되고', 아들이 이번 달 용돈을 적게 주면 좀 적게 쓰면 '되고', 이것이 되고의 법칙입니다라고. 이것만큼 속이 편해지는 법칙도 드물 것이다. 불평 대신 낙천적으로 생각하자는 의도를 '되고의 법칙'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으로 지어본 것이다. 사실 법칙이라고 하기엔 어이없는 이름짓기지만 참가자 분들은 재미를 느끼며 이 법칙을 기억하시는 듯 하다.

대로의 법칙도 되고의 법칙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장 중점을 두어 설명하는 것은 아직 남아 있다. 그것은 '~ 때문에' 식의 사고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사고의 전환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이십 대 초반의 일이었다. 영어학원에 다닐 때, 영어 강사분께서 들려 준 이야기였다. 당시 클래스에는 아주머니들도 여럿 있었다. "여러분, 빨래하실 때 시불시불 하면서 빨래하지 마세요. 그러면 인생이 3년 후, 5년 후 여러분에게 시불시불 하게 될 겁니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대로의 법칙'을 강사의 방식대로 설명한 것이다. 그는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설명한다.

어느 날, 강사는 '~ 때문에' 라고 생각하는 사고에 일침을 놓았다. "여러분, 무엇무엇 때문에 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인생이 바뀔 것입니다." 나는 이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는 '~ 때문에'라고 생각하며 나를 희생자로 생각했던 것이다. 

부모님이 안 계시기 때문에 (내 부모님은 14살이 되기 전에 모두 돌아가셨다.)

영어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학창 시절엔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
집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지도 못했다.)
나의 10대 시절은 어두웠고, 지금도 여전히 영어 성적은 엉망이며,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생각하며 지냈었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을 두고 무엇 때문에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생각할 때 마음가짐과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부모님이 안 계심에도 불구하고, 성실과 정직으로 살아간다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다. 학창 시절에 영어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얼마든지 영어 회화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 집중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열심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냄으로 부주의함을 이겨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 삶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나이 때문에' '이번엔 진짜 어렵기 때문에' 라는 식으로 변명하고 싶을 때도 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 때문에 라는 생각 뒤로 숨어 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핑계를 대며 살아갈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로 나약한 생각을 끊고 더욱 의지를 굳게 다질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단지 생각의 차이라고만 하기에는 이 생각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인생의 차이가 크다. 다음의 이야기는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에서 옮긴 것이다.

"오래 전에 알코올 중독 환자를 면담한 적이 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중독이 된 이유를 묻자, "유전인가 봐요. 그런 아버지한테서 태어났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얼마 후 그의 동생을 만났는데, 그는 훌륭한 인품을 갖춘 사람으로 규모는 작지만 자기 사업을 탄탄하게 꾸려가고 있었다. 그에게 술을 마시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되물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제가 어떻게 술을 마실 수 있겠습니까?" 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형제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놀랍게도 두 형제 모두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어떻게 저처럼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라고 반문하고 있었다."

형은 '아버지 때문에' 자신이 알코올에 중독되었다고 말했지만, 동생은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이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삶을 일구어 냈다. 같은 상황이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게 보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는 청중들에게 당부한다. 많은 나이 때문에, 돈이 없기 때문에, 배운 게 없기 때문에라는 생각을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배운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삶을 만들 수 있다고. 그리고 헨리 포드의 말을 전하며 강연을 맺는다. "할 수 있다고 믿든, 할 수 없다고 믿든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믿음대로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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