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지구공원의 일몰

 

관수세심(觀水洗心). 물을 보면 마음을 씻는다는 말이다. 양평은 관수세심하기에 좋은 곳이다. 남한강이 양평을 동서로 가로지르고, 북한강은 남북을 흐른다. 아름다운 두 강변을 따라 맛집과 카페도 많다. 호젓하게 흐르는 한강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도 여럿이다.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는 양수리 일대도 멋지고, 서종면 카페에서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경치도 아름답다. 풍광의 백미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다. (둘째를 꼽는다면 남양주 다산유적지공원이리라. 정식명칭은 다산지구공원.)

 

나들이의 분위기를 돋궜던 야외테이블과 와인 (photo by indy)

 

마음 맞는 네 사람이 평일 오후를 즐기기 위해 양평으로 떠났다. 맛집과 동선은 내가 맡았다. (풍류를 아는 사람이고픈 나는 맛과 경치를 찾아 떠나곤 했고, 마음에 드는 곳들을 기억해 두는 편이다.) 캠핑을 좋아하는 성격의 일행 한 명은 차에 잔뜩 짐을 싣고 왔다.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해먹이었다. 우리는 한강변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함께 와인을 즐겼고, 대화를 나눴다. 지적인 주제는 아니었지만, 유쾌하게 마음을 주고 받았다. 

 

양평 두물머리

 

저녁 무렵엔 한강가로 다가갔다. 서산을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았고, 출렁이는 물결에 잠시 눈길을 주기도 했다. 어두워지기 전, 두물머리에 갔다. 두물머리는 가슴을 후련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시원한 풍광을 선사하는 까닭이다. 평일 저녁이서인지 비교적 호젓한 시간이었다. 한적함에 몸을 맡기니 사색에 잠기기에 제격이다. 이래서 두물머리가 좋다. 사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성찰에 집중하진 못한다. '다음엔 어디로 가지?'를 생각하느라, 개인적인 호사는 뒷전으로 밀린다. 아쉽지 않다. 교류 또한 소중하니.

 

양평 두물머리

 

오고가는 시간을 포함하여 10시간 남짓의 나들이였다. 일행들은 매우 흡족한 하루를 보냈다고, 하루를 평했다. 1박 2일 여행 못지 않은 알찬 시간이었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 저마다 시간 속에서 얻은 것들이 있으리라. 유쾌함, 여유로움, 기분전환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들 혹은 '이런 짧은 여행을 종종 떠나야지' 하는 등의 계획.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왜 강을 좋아할까?' 답을 찾는 중이다. 다짐 하나를 했는데, 그것은 지금 말할 수 있다. '강을 만날 때마다 관수세심을 실천해야지!'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