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실패와 상실 그리고 위로

카잔 2011. 1. 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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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
실패의 순간에서도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도전과 시도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안다면!

사건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연결하지 않을 수 있다면,
실패는 생각만큼 두려운 것이 아니다.
실패가 위험한 것은 고난이나 좌절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
실패 자체는 그리 고약한 것이 아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상실이다.

<상실에 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
상실은 실패와는 다르다.
실패란 것이 개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어라도,
종종 자신의 어떤 잘못된 행동, 혹은 부주의나 실수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상실은 전혀 의도하지도 않았고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종종 일어난다.
그런데도, 극심한 죄책감이나 자괴감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 상실이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죽음을
어린 시절의 한 동안, 나의 잘못이라 여겼다. 
사고 당일 날, 도시락을 안 가져와서 발생한 일이라 생각했으니까.
상실은 자체로도 허망한 일인데, 그 원인을 몰라서 더욱 힘들게 된다.
왜 나는 엄마 없는 인생을 사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하나의 원인을 알게 된 정도였으니.

어린 시절, 부모님을 모두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후,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최악의 조건에서 내가 가진 최상의 것이 빛나는 순간을 보며
나는 절망 가운데 희망을 발견하는 법을 배웠다.
절망이 찾아왔다는 것은, 희망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희망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 절망에서 희망으로 시선을 옮길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상실에 대해 체험하고 있는 일들>
밀줄 친 말들은 내가 체험한 일들이고, 온 몸으로 깨닫고 배운 것들이다.
하지만 절망이 닥쳤을 때, 저 말대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저 말은 오랫동안 휘몰아쳤던 폭풍이 모두 지나가고 해가 난 후,
나의 삶을 회상하며 한 말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상실이 찾아오면 나는 다시 괴로워할 것이다.
힘겨움을 넘어선 괴로움을 안고, 나는 다시 화해하고 싶지 않는 운명을
내 인생 안에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것은 결코 희망적인 일이 아니다.
결말은 희망적일지 몰라도 과정에서는 조금도 희망적이지 않다.
내가 희망을 발견했다기보다는 절망 속을 헤매되,
좋은 태도와 강한 의지로 헤매다가 우연히 희망이 발견되는 느낌에 가깝다.

그러니 희망을 발견하는 법을 배웠다는 표현의 정확한 뉘앙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희망찬 여정을 걷는 것과는 정반대일 것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두려운 숲길을 걷는 것처럼
힘겨운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상황 속을 더듬대며 걷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괴로워하는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비일상적인 것들 역시 인생의 일부분임을 깨달으며 성장하는 것이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과정의 어두움에 대한 이해나 절실함이 없다면
그들의 희망 이야기는 상실로 힘겨워하는 영혼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한다.
어쩌면 위로할 수 있는 능력은 상실을 겪으며 얻는 것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얻자고 상실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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