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2015년을 향한 포부와 결심

카잔 2015. 1. 1. 11:12

어제 식사를 건강하게 먹고 밤새 잘 잔 덕분인지, 새해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했다. 몸은 가벼웠고 기분이 좋았다. 새해에 가장 먼저 듣고 싶은 음악을 틀어놓고 아침식사를 살뜰하게 챙겨 먹었다. 희망찬 기운을 품고 한 해의 소원도 계획했다. 책상 정돈을 하면서 기분이 더욱 맑아졌다. 아프지 않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산뜻하게 시작한 오늘 하루가 며칠 동안 노력한 결실이라 생각하니, 은근히 기뻤다.


『잠의 사생활』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문헌을 탐구하고 전문가를 취재한 결과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썼다. "내가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배운 가장 귀한 교훈은 잠을 잘 자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결론이지만, 어디 잠만 그런가. 건강, 행복, 친밀함, 사랑 등 온갖 좋은 것들은 고귀한 몸값을 뽐낸다. 돈으로도 살 수가 없다. 그것은 노력으로 겨우 얻어지는 것들이다.

 

노력하기란 힘든 일이니, 고귀한 것은 드물다. 아름답고 멋진 무언가를 얻으려면 그에 합당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나는 올해 가치 있는 것들, 이를 테면 활기 넘치는 일상, 친밀한 관계,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가치 있는 것들을 얻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을, 나는 '필연적인 수고'라 부른다. 필연적라는 생각은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워준다.)

 

새해 처음 들었던 노래는 이상은의 <삶은 여행>. 올해를 강인하고 건강한 영혼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며 노래를 들었다. 2014년 하반기에 몸과 마음이 아팠던 것은 내 영혼이 약해졌기 때문이리라.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오늘 귀에 쏙 들어온 가사다. 작업실을 정돈하다가, 식사하다가 문득 문득 내게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헤아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떻게 내게 있는 것들을 껴안을 수 있을까? 메일을 확인하다가, 법륜 스님의 말이 선물처럼 전해졌다.

 

“혼자 있으면 혼자여서 좋고, 둘이 살면 둘이 살아서 좋고, 애가 있으면 있어서 좋고, 없으면 없어서 좋습니다.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서 '아이고, 이 돌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걸려 넘어질까' 하면서 호미를 가져와서 돌멩이를 뽑아버리세요. 그러면 오늘 걸려서 넘어진 것이 잘 넘어진 것이 됩니다. 안 넘어졌으면 그 돌멩이를 발견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넘어진 것이 도리어 복이 되었어요. 이것을 전화위복이라고 합니다.”


있는 것들을 껴안으려면, 없어진 것들을 아쉬워하지 않으면서 현재에 집중하며 순간을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불교 용어인 깨어있음, 영어로 Mindfulness, 기독교에서는 성령충만. 이 모든 개념들이 말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라(Seize the Day)다. 자신의 욕망과 생각을 인식하는 것, 곁에 계신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는 것은 모두 현재를 산다는 것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성령님의 이름 중 하나인 '보혜사'는 곁에 있도록 부름 받았다는 뜻이다,)


자기실현은 3단계로 이뤄진다. <자기이해 ▶ 자기경영 ▶ 자기실현> 자기실현을 이뤄가는 이들은 네 가지의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에서 소명감을 느끼고(천직), 부모님과 화해하고(용서), 배우자와 시너지를 발휘하고(파트너십), 현재를 산다(깨어있음). 용서, 리더십, 깨어있음 등을 다룬 책들은 단순한 자기경영의 수준을 넘어서는 의식의 성장과 자기의 실현을 다룬 책들인 셈이다.

 

(자기실현에 대한 몇 가지를 아포리즘 형식으로 적어 본다. (언젠가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오겠지.) 자기를 알아야 천직을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해야 파트너십을 발휘한다. 다시 말하면, 자기이해 없이는 천직이 없고, 타인이해 없이는 파트너십이 없다. 용서해야 과거에 묶인 에너지마저 활용할 수 있고, 현재를 살아야 몰입과 행복을 맛본다. 용서하지 못하면 자기 에너지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후회와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현재에 몰입할 수 없다.)

 

2015년에는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자기이해와 자기발견이 완성되어서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를 더욱 이해해야 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경영해야 한다.) 3단계는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중학교에 입학하고 중학생 과정을 마쳐야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는) 학교 커리큘럼이 아니다. 이것은 성장이다. 성장 과정은 종종 지난 단계로 추락한다. (사실은 더 깊은 배움을 위한 또 하나의 체험일 텐데, 기분은 꼭 추락 같다.)


2015년 목표를 계획하다 보니, 내가 공부, 글쓰기, 여행을 참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세 가지는 나의 취미이고 놀이다. 내 마음 속 근원적인 욕망들이다. 그것이 나의 두드러진 특기가 되도록 일년 동안 힘써 갈고 닦고 싶다. 취미와 놀이가 곧 나의 천직이 되도록 말이다. 그리고 나를 용서해야겠다. 2014년 하반기를 하릴없이 살아왔지만, 그런 나를 받아들이고 에너지를 현재에 투자할 것이다. 또한 와우들과 내 소중한 사람들과의 멋진 파트너십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


나는 꿈을 꿀 뿐만 아니라, 힘써 노력할 것이다.

건강하기 위해 잘 먹고 잘 자려고 노력하고

이뤄내기 위해 나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노력하고

친밀함을 위해 만나고 듣고 용기내려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