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명히 아주 정성스런 마음으로 그녀를 떠나보냈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이별에 대한 조언을 충실히 따르느라 무던히도 애를 썼지요. 맛있는 요리법을 배워 새로운 요리를 시작할 때에도, 참 풍광좋은 곳으로 여행할 때에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 온 얘기를 쫑알대고 싶을 때에도 가장 먼저 그녀를 떠올리곤 하지만... 문자 하나 보내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분명, 그녀와의 이별 후, 나는 더욱 간절해졌지만 더한 정성으로 그녀를 배려했습니다.

류시화의 이별법

사랑이 오실때의 그 마음보다 더한 정성으로
한 사람을 떠나보냅니다
비록 우리 사랑이 녹아내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각자의 길을 떠난다 해도
그래도 한때 행복했던 그 기억만은
평생을 가슴에 품고 살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이 사랑
그대가 주었던 슬픔은 모두 잊고
추억의 상자에서 꺼내어
아름다웠노라, 지극히도 아름다웠노라
회상할 수 있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우리 사랑이 이별로 남게 되어
지금은 견디기 힘든 아픔뿐일지라도
사랑이 오실 때의 그 마음보다 더한 정성으로
그대를 떠나보냅니다
헤어지는 지금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로....

나는 정말 사랑이 올 때의 마음보다 한껏 더한 정성으로 떠나보냈습니다. 이것만큼은 하늘이 알아주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그녀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솔직한 바람까지도 이겨내고 헤어지는 순간만큼은 이타적인 사랑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류시화 시인의 <이별법>을 읽으며 가슴이 절절했지요.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오늘 같이 이렇게 비가 오는 날, 용기 내어 한 번 표현해 봅니다. 참 많이 사랑했다고. 나에게는 사귐의 많은 순간이 감동이었다고. 너와의 만남에서 헤어짐까지의 모든 순간이 사랑을 배우는 학교였다고.


마지막 하고픈 말은 끝내 내뱉지 못합니다.

떠나보내는 정성에 모든 노력을 다하기 위하여...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