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아름다운 영혼이 있다면

카잔 2016. 7. 6. 09:35

1.

만약 누군가의 영혼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어떻게 드러날까? 겉으로 드러나기는 할까?  


(아름답다는 말이 모호하다. 구체적인 언어로 전환해야 답변이 가능하리라. 균형 잡힌 영혼은 어떻게 드러날까, 강인한 영혼은 어떻게 드러날까, 지혜로운 영혼은 어떻게 드러날까.)


2.

고대의 어떤 민족은 영혼을 육체로 판단했다. "그리스 사람들은 인간의 영혼이 육체로 구현된다고 믿었다. 육체의 아름다움은 덕성을 의미했다. 아프로디테가 왜 그처럼 만인의 동경과 찬탄의 대상이 되었던가. 그리스인에게는 자명하다. 그녀는 어느 한 부분도 덜어낼 것도 보탤 것도 없는 완미한 육체이기 때문이다."(이광주) 그리스인들은 틀렸다. 육체가 아름다운 이들 모두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진 않기에.


그리스인들의 생각은 어떤 때에는 옳고, 어떤 때에는 그르다는 점에서 보편적 지혜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리스인들의 판단을 좋아한다. 온전한 지혜를 가진 이들은 건강한 육체를 가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이들은 가장 세속적인 것들이 가장 영적인 것임을 안다. 균형 잡힌 영혼은 건강한 육체와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 판단할 수 있으리라.


3.

누군가의 식생활 습관이 엉망이고, 얼굴에는 생기가 돌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활력이 없다면 균형 잡힌 영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정신 세계(비전, 가치, 의미)를 추구하느라 물질 세계(건강, 일상, 현재)를 무시했으리라. 반대의 경우도 균형과 거리가 멀기는 마찬가지다. 물질 세계(돈, 성공, 명예)를 추구하느라 정신 세계(정체성, 방향성, 인간다운 가치)를 놓치면 외양은 화려해도 기품과 깊은 매력이 없다.


4.

누군가의 영혼이 건강하다면, 그것은 고통을 대하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건강한 영혼의 소유자는 직면해야 하는 고통을 외면하지도, 홀로 견뎌야 하는 고통을 남들에게 기대지도 않는다.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 고통을 원했던 것도 아니지만, 결국 고통을 통해서 지혜를 얻는다. 남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하거나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강한 영혼을 지녔는지는 알 길이 없다. 건강과 부실함이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힘겨움을 만났을 때, 그 사람 영혼의 건강함을 알 수 있다.


5.

지혜로운 영혼은 삶의 전 영역에서 드러난다. 지혜단정짓지 않는다. 인생의 의미 찾기는 쉽지 않고, 사람들의 관점은 저마다 다르고, 인과관계는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오늘의 기준이 내일 변하기도 한다. 변화의 기술은 절대 변하지 않는 원칙을 분별함으로 시작된다. 지혜를 존중하지 않는 이들은 부분으로 판단하고, 하나의 가치만을 추구하고, 다른 이들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혜의 소유자는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본다. 세상의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고, 자신과 다른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경청하고 귀를 기울이다. 편안한 안주보다 생산적 혼란을 만나려고 공부한다. 창조하기 위해 파괴하고, 길을 찾기 위해 길을 잃는다. 지혜는 드물다. 세상 어디에서나 지혜롭지 못한 영혼이 어떠한지는 쉽게 목격된다.


6.

만약 온갖 좋은 미덕을 끌어안은 영혼을 아름답다고 표현한다면, 아름다운 영혼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그들의 말로는 알 수 없다. 달변가나 탁월한 강사들도 그들의 말과 삶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능으로도 알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의 숱한 재능꾼들이 추락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유명인들은 더 큰 대가를 치른다.) 외모로도 알 수 없다. 오직 그들의 아름다운 외모만 부러운 이들이 존재하니까.


7.

아름다운 영혼이 있다면, 그들의 강연, 재능, 외모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드러나리라.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는 사람들을 가능성으로 대하고, 일상적 순간을 향유하며, 지금 하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절제로 쾌락을 극대화하고, 용기로 두려움을 넘어선다. 사랑과 우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듬뿍 주기 위해 거절할 줄 알며,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 위해 생각할 줄도 안다.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지금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더 성장할 모습을 위해 헌신한다. 그리고 자신을 아끼는 정도까지 사람들을 아끼려고 애쓴다. 자기보다 앞서 다른 이들을 아끼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둘 중 하나다. 성자이거나 기만이거나.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모습이다.


8.

아름다운 지혜로 일상을 적셔내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소원을 추구하면서도 의무를 완수하는, 생각이 깊으면서도 행동마저 재빠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도 혼자서도 존재하는, 자신에겐 인색하면서도 타인에게 관대하게 베푸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 지혜의 목마름이 가득한 세상에 오아시스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저기 하늘에, 아름다운 석양이 진다고 상상해 보라. 눈이 있는 자들은 모두 감탄하리라. 여기 아름다운 영혼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아름다움을 아는 이들은 모두 그를 좋아하리라.


9.

누군가가 아름답지 않아도 그를 좋아하리라. 함께 조금씩 아름다워질 사람이라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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