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부자가 좋은 10가지 이유

카잔 2016. 7. 10. 23:44


1)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2)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3)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살 수 있다. 4) 아름다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 5) 인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6) 당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7) 멘토로서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다. 8) 사회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지도층이 된다. 9)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10) 가족에게 안정과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 (문승렬,『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p.49~56)


조선대 경영학 박사요, 삼성경제연구소 사이버포럼 '부자특성연구회'의 대표이기도 한 문승렬이 정리한 '부자가 좋은 10가지 이유'다. 마지막 답변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물론 부자가 되어야만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아니다. 따스한 대화와 관심 등 여러 조건들이 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상황에서 부자가 자신의 가족을 행복하게 해줄 확률은 더 높아진다. 또 자녀들이 질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마련할 확률도 높다."(p.55)


플라톤의 대표작 『국가』의 서두에서 소크라테스는 부자 노인 케팔로스에게 지혜를 구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 중 하나는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는 데서 얻는 가장 큰 이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였다. 돈벌이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부디 케팔로스의 답변이 나의 마음을 들쑤셔 주기를 바랐다. 10가지보다 매력적인 답을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돈벌이에 대한 무관심이 돈의 유익에 대한 무지 탓일 수도 있으니까.


노인은 서론부터 연다. "사람이 머지않아 죽는다고 생각할 때가 되면, 그전에는 그를 괴롭히지 않았던 것들로 인해서 두려움과 걱정이 그의 마음 속으로 들이닥칩니다. 저승의 일에 관한 이야기, 이승에서 저지른 잘못 때문에 저승에서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그전까지는 웃음거리였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그런 얘기가 정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지기 시작합니다." (조우현 역)


그리고서 장광설이 이어지고 본론이 나온다. "바로 이 점에서 재물의 소유가 큰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되는데, 무심코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또 신에 대해서는 재물의 빚을, 사람에 대해서는 돈의 빚을 진 채로 두려움을 안고 저 세상으로 가지 않는 것, 이런 것을 위해서 돈은 큰 구실을 합니다. 아마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니겠고, 훌륭하고 단정한 사람에게는 그렇다는 겁니다." (조우현 역, 문장 순서 변경은 필자)


처음에는 심드렁한 문장이었는데, 노인의 서론부터 찬찬히 살펴보다가, 결국 부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평온을 더해 준다고 생각하니 울림이 있었다. 돈이 있음으로 남을 덜 속이고 거짓말도 적게 할 수 있다면, 게다가 누군가에게 부채(감)을 덜 안고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면... 그것은 꽤나 의미 있고 가치로운 일이 아닌가. '물질의 힘이 정신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명제로의 확장도 타당하겠다. 


소크라테스와 부자 노인의 대화를 떠올린 것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인터뷰(클릭)를 읽다가 같은 질문을 만나서다. "돈이 왜 좋아요?"라는 인터뷰어의 뜬금없는 질문에 로버트는 이렇게 답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비상 사태가 생겼을 때 좋아요." 앞뒤 질문과 이어지지 않은 두서 없는 인터뷰라 추가 설명은 없었다. 누군가에게 긴급한 도움을 주는 건 가치 있는 일이다. 돈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니! 그야말로 선한 부(富)다.


그러고 보니, 빠듯하진 않지만 넉넉하지도 않은 재정 상황으로 살면서부터는 급전이 필요한 친구를 도와 준 경험이 없다. 2014년 이전에는 2~3백만원도, 1천만원이 넘는 돈도 빌려 준 일이 있지만, 최근 3년 동안에는 그러지 못했다. 고대 그리스의 부자 노인(케팔로스)과 21세기의 거대 부자(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답변이 내 삶에서도 검증이 되니, 일반적으로 정리된 10가지 이유보다 두 부자의 답변이 지혜로 다가왔다.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는 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