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보보의 일상] 나의 친구들

카잔 2008. 6. 17. 18:39

베트남 여행을 다녀 온 후, 몇 명의 친구들을 만났다.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었고 막연한 지기도 있었다. 그 모두와 함께 최근 며칠간의 내 삶을 함께 만들었다. 편안하고 부러운 그리고 보고 싶은 나의 친구들...

1. 편안한 친구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두 명의 자매를 지난 주에 만났다. 둘 중 한 여인은 우연히 나의 강연에 두 번 참석했었다. 언제 한 번 보자, 는 흘러가는 소리를 내 삶 속에 끌어들인 순간이다. 사실, 언제 한 번 보자... 라고 말을 하는 친구가 많지는 않다. 그리고 그 말은 모두 진심으로 던진 말이다. 사람들과의 만남은 내게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우리 세 명은 나의 강연이 끝난 시각에 강연장과 가까운 커피숍에서 만났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된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에 온기를 불어넣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만남이 무척이나 편안하고 즐거웠다. 강연장에서 잠깐 스쳐 지난 것을 제외하면 첫 만남인데 나는 정말로 마음이 평안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스스로를 전혀 꾸미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만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고, 내가 힘들 때에는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우리는 공통의 관심사인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결혼을 앞둔 그네들의 신혼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남편이 될 사람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눴다.

늦은 시각에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한 채, 헤어져야만 했다. 아쉬웠다.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경쾌하다. 유쾌하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날에 강연도 있었고, 그 후에 만난 것이라 몸은 무거운데 마음은 즐거웠다. 친구의 파워다. 편안한 귀가길을 선물해 준다는 것 말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에고. 언제쯤 다시 만날꼬. 서로가 바빴다. 하나님께 훈련받는 일로. 직업에 충실함으로. 각자의 연인이 있음으로. ^^ (나만 없다. ㅜㅜ)

2. 부러운 친구

와우팀원을 만났다. 벌써 알게 된 지 6년쯤 지난 녀석이어서 편하고 허물없다. 이 놈의 애인과도 퍽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셋이서 함께 만나기도 하는데, 오늘은 그 놈과 나, 이렇게 단둘이 만났다. 요즘 회사 일에 대한 이야기, 자기 애인과 다퉜다는 이야기를 했다. 남자 둘이서 커피숍에 앉아 두시간 반이나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즐겁기도 했고 진지하기도 했다. 만날 때보다 한결 나은 기분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에너지로 헤어질 수 있어서 좋았다.

애인과 다툰 이야기를 들으며, 듣는 내내 즐거웠다. 두 사람을 모두를 잘 알기 때문이고, 그네들의 사랑이야기가 부러웠기 때문이다. "내가 너 마음은 모르고 왜 나는 마냥 부럽기만 하냐."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 놈은 참 착한 녀석이다. 많이 양보하고 남에게 폐를 안 끼치고 산다. 그 착함이 부러웠다. 이 놈은 참 성실한 놈이다. 열심히 일하고 애인이랑 17년이나 사귀어오고 있다. 그 성실함이 부러웠다.

또 다른 약속이 있기에 남자 둘의 수다는 두 시간 30분에서 마무리해야 했다. 이 글을 쓰며 그 녀석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다시 생김을 느낀다. 이 부러움은 질투가 아니라 갈망이다. 그 놈의 좋은 점을 나도 갖고 싶다는 갈망이다. 친구의 파워다. 현재보다 나은 모습이 되겠다는 선한 의지를 안겨다 주는 것 말이다.
와우. 나도 한 가지에 성실히 몰입해 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기대함으로...

3. 보고 싶은 친구

구미에 사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로부터 오늘 아침 전화가 왔다. 어젯밤 서울로 출장을 온 것인데, 아침에 잠깐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어제만 해도 일 때문에 못 볼 것 같다고 했는데...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허나, 나는 어젯밤 사촌누나가 사는 일산에서 잤다. 서울로 가는 길에 전화가 왔다. 친구의 전화를 받은 곳은 지하철로 가는 마을버스 안이었다. 초행길이라 택시를 탈까, 마을버스를 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2,000원을 아끼려고 마을버스를 선택한 것이 후회되었다. 친구로부터 전화오기 전까지는 시간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는데....

친구가 있는 교대에 가려면 아직 1시간 남짓을 더 가야 한다. 나는 부지런히 가겠다고 했고, 친구는 상황을 보겠다고 했다. 구파발까지 왔을 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매장 오픈을 위해 지금 내려가야겠다는 소식이다. 어쩔 수 없지만 아쉬운 순간이다. 작은 사업을 하는 친구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니 오늘의 짧은 만남은 단념해야 했다. 그래... 그래... 조심해서 내려가라. 나 29일에 대구에 내려가니 그 때 보자,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쉬움이 들었고, 그 아쉬움이 짙게 나마 결국 아쉽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투정을 부리는 게다. 대개는 내가 내려가는 편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이렇게 만나면 나는 아주 특별한 감정이 든다. 그 녀석과 함께 서울에서 차를 마시면 놀라운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대구에서 차를 마시면 아주 편안한 옷을 입은 느낌이다. 친구의 파워다. 예상못한 선물과 같은 행복감과 여유로운 일상이 주는 편안함을 함께 안겨다 주는 것 말이다.
으... 어떻게 29일까지 기다린단 말인가! 어서 열흘이 후딱 지나갔으면 좋겠다.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