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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정우다. 어떤 기분으로 어젯밤을 보냈을까? 울진 않았을까? 짜식, 잘 적응하길...
동생은 어제 입대했다. 누구나 다 가는 곳이라지만, 나 역시도 거쳐 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괜히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군대 가기 전에 해외여행을 함께 데려갔다.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었고, 나 개인적으로 입대 전의 중국 여행이 군생활을 하며 힘들 때 많은 도움이 되었기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경주 가족여행의 일정이 6월 말이 된 것도 동생의 입대일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군생활은 쉽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곧 적응을 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뒤집어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도의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왠지 변화를 두려워하며 요리 저리 외면하고 있는 내게 위로가 되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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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과 숙모.
두분이 저렇게 다정하게 서 계신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다고 맨날 싸운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두 분이 싸우신 것을 본 것은 딱 한 번 밖에 없다. 십년을 같이 살면서 한 번 보았으니 적은 횟수리라.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십년간 나를 키워 주셨다. 당연히 그 은혜는 깊고 넓어 갚을 길이 없다. 이렇게 가족 여행을 한 100번 다녀오면 갚으려나? 아니다. 어림없다...


이번 가족 여행에는 내 동생의 여자 친구도 함께 했다. 결혼해야 할 나이에 있는 형은 애인 하나 데리고 가지 못했는데 동생은 버젓이 여자 친구와 동행했다. 열살이나 더 많은 형은 운전면허증도 없는데, 동생은 운전도 잘 해서 차 한대를 자기가 몰았다. 한 대는 정우와 여친이, 다른 한 대는 삼촌과 숙모, 할머니와 내가 탔다. 이틀 내내 삼촌이 운전하셨고 나는 이틀 내내 조수석에서 편하게 돌아다녔다. 삼십 년을 운전면허증 없이도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결국, 운전면허를 올해 안에 따기로 결심했다. (아래 사진은 잘난 ^^ 내 동생과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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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이번 여행에 대해서 잠깐 소개를 해야겠다.
나의 2008년 십대 뉴스 중에서 4번째로 중요한 뉴스가 '가족과 함께한 여행'이다. 올해 초부터 나는 이번 여행을 생각했었다. 내가 기획할 것이고 비용도 전액 내가 마련하려고 했다. 구정 때 가족들에게 이 생각을 선언했고, 5월에 다시 한 번 재공지했다.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하여 플래너의 목표 탭에다 중간단계를 적었다. 그리고... 6월 말에 여행을 다녀왔다. 전체 비용의 80% 이상을 내가 썼다. 100% 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삼촌의 재빠른 계산이 몇 번 있어서 달성하지 못했다. 삼촌에게 양해를 구하며 사전 봉쇄를 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 오는 삼촌의 지갑을 당해내지 못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깊은 여행이었다. 첫째는,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은 이 번이 처음이었다. 처음, 이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이번 경주여행은 가족에게 영원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여행을 준비한 자가 느끼는 감회란 캬!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 기분이다. 아니 뽕 맞은 느낌이다.
둘째, 떠나는 정우를 향한 애정의 표현이었다. 말을 안 했지만 가족 모두는 최근 몇 개월간 정우를 한껏 배려했다. 할머니와 숙모는 먼 여행을 떠나는 손자와 아들에게 아쉬운 말보다는 사랑의 말을 선택하려 했을 것이다. 휴게소에서 군대를 주제로 얘기할 기회가 왔다. 삼촌과 나는 군생활을 멋지게 해 내기 위한 지혜를 끄집어내어 전했다. 그것이 녀석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전해졌으리라. 사랑이라는 소중한 마음.
셋째, 가족의 단합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이 해체된 것은 아니지만 보다 깊은 가족애를 느끼며 살기를 원했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몇 년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여행을 계기로 으쌰으쌰하는 분위기, 몇 년간 열심히 허리띠 졸라매고 이 상황을 타개하자는 분위기로 이어지기를 바랬다. 이것은 내가 여행 후에 해야 할 작업들이다.

가족사적 의미, 국가 방위적 중요성(정우 입대), 경제적 비전이라는 3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번 경주여행이었던 게다. 여행을 돌아온 후, 할머니는 전화 통화에서 "큰 일 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때에는 몰랐는데, 지금 이 3가지의 의미를 생각하니 새삼 비장한 마음이 들며(^^) 작은 일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앞으로 매년 가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것이 새삼 대견하게 느껴진다. 매년 가족여행을 가겠다고 선포했으니 회피할 길 없고 어떻게든 다녀올 것 아닌가! 그 다녀오고 난 후의 기분을 생각하니 에너지가 생긴다. 와우!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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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리 가족 이야기.
불국사 앞에서 한 컷 찍었다. 정우 애인이 찍은 사진이다. 5명 우리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이 몇 안 되어 귀한 사진이다. 삼촌과 숙모, 할머니와 정우 그리고 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나는 꼭 10년을 5명의 식구들과 함께 살았다. 나는 삼촌과 숙모의 큰아들이 되었고, 정우의 형이 되었다. 두 분의 사랑을 먹고 컸다. 너무 많이 먹어 키가 이렇게 커져 버렸다. 헉.
그러다가 2002년에 서울에 왔다. 자주 함께 하지 못하지만 내 가슴에는 늘 가족을 향한 감사의 마으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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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으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나는 이 사진이 좋다. 고부 간의 갈등이 없을리 있겠냐만은 이 사진에서만큼은 찾아볼 수 없다. 사진이 영원한 현실이 되어 두 분을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 일상의 찰나는 담는 것이 사진이다. 순간 순간 감정이 바뀌는 것이 사람이다. 행복의 찰나를 보다 많이 만들면 일상이 행복해질 것이다. 이 사진을 보며 행복했던 찰나가 어떤 느낌이고 모양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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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편안히 나무를 끌어안으셨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저 때의 할머니는 뭔가 느끼시고 생각하시는 듯 했다.
세상에서 이희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순위를 매기면 할머니가 1등을 하실 게다. 그 사랑에 감격하고 놀랄 때가 있다. 종종 부모교육 강연 때 할머니 얘기를 하기도 한다.
아직 해외여행 한 번 못가셔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할머니 이제부터 손자가 여행 자주 함께 할테니 건강관리 잘 하세요. 해외에 가려면 건강해야 하니까요." 진심이었고 간절한 소원이었다.

나는 너무 늦지 않게 실천할 것이다.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한많은 생을 사신 할머니의 여생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한껏 도와드리고 싶다. 돈을 잘 쓰시는 할머니께 용돈을 드리면서 자식 해 주고 싶은 것 다 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느끼곤 한다.


숙모와 정우가 멋진 포즈를 취했다. 한 컷 찰칵!
그리고 삼촌의 자연스러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담배 피는 모습을 3, 4장 찍었다.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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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도 나왔다던 복돼지다. 복을 빌며 웃는 부자의 모습이다. 기분까지 좋아지는 사진이다. 복돼지의 등과 머리 부분에는 반지르르 윤이 났다. 부자의 미소에는 빛이 났다. 여행은 이렇게 우리 가족에게 의미가 되어갔고 즐거움의 순간을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각자의 마음 속에서 아름다운 추억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이다. 일상을 살다가 지칠 때 그 추억이 불쑥 불쑥 나타나 우리 가족에게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 복돼지야... 너도 도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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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지는 문무대왕릉이다. (아래 사진)
바다를 보고 회를 먹는 것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였다. 우리 각자는 바다에서 잠시 머물렀다. 함께 모여 소원 한 가지씩을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음 번에 또 바다에 가게 되면 그 때에 꼭 해야겠다. 아이 참, 이번에 했어야 했는데... 갑자기 가족들의 마음 속 소원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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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간의 가족 여행.
강호동 일행은 매주 떠나지만 우리는 생애 처음이었다. 앞으로는 매년 떠나리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잡아본다. 매년 가고 싶을 만큼 뜻깊은 여행이었다. 신혼 여행 이후, 삼촌과 숙모는 가장 많은 사진을 찍은 날이라고 했다. 그 얘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가족을 위한 수고를 잠시 거두고 짧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0년 만의 처음이라는 대목은 나를 울컥하게 한다.

아... 가족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출근 시간이 지나면 전화해보아야겠다.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