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어느 20대에게] 중요하여 거듭 전하는 형의 이야기

카잔 2008. 12. 4. 16:44

"다른 누구는, 또 그 녀석은, 거의 모두들 그맘때에 군대에 끌려가 있었다.

그들 모두 돌아올 때쯤에는 풀빵처럼 판박이로 변해서 그럴 듯하게 점잖은 표정을 짓고,

바쁘다고 엄살 떨고, 실속 있는 생활에 대하여 말하게 될 것이다."

                                                    -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p.23 중에서


문득, 내 어릴 적 친구들이 떠올랐다.
그 놈은 여자를 좋아하여 늘 야릇한 소문을 만들고 다녔다. 
다른 놈은 공부와 사색을 좋아하여 똘똘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의 눈 밑 다크서클은 지적인 분위기에다 치열함까지 더해 주었다.
또 다른 그 놈은 잘 놀아서 주위에 늘 친구가 많았다.

언젠가 우리가 만났다. 모두들 비슷한 정장을 입고서 크게 다르지 않은 얘기를 했다.
어렸을 적의 '서로 다름'은 사회화를 거치어 '대개 비슷함'으로 둔갑했더라. 
그들의 순탄한 사회 적응과 건강한 삶을 나의 편견으로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두들 성실하게 살아 제 앞 길을 헤쳐 나간 것이 고맙고 기특하다.
다만 서로 다른 고유함과 재능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의아해할 뿐이다.

며칠 전, 핸드폰을 샀다. <햅틱 2>와 <캔유>, 두 제품 사이를 하루 동안 망설였다.
결정을 위해 <햅틱 2 >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연말까지 최고 100만대 내수 판매를 달성할 것이란 기사였다.
딱 하나의 이유로 나는 <캔유>를 샀다. 100만 명과 똑같은 핸드폰을 들고 다니긴 싫었다.
모든 사람이 베스트셀러만을 읽는다면, 생각은 획일화되고 다양성은 사라질 것이다. 
모든 사람이 유행만을 따라간다면, 자신의 기호를 잊어 자기다움을 놓칠 것이다.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인생을 살자. 
책 한 권을 읽어도 우리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 하나를 해도 검색어 상위 목록을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사, 꿈의 키워드를 입력하여 인터넷 세상을 서핑하자. 
그렇게 우리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이지는 않다, 는
어른들의 논리에 우리의 삶으로 반증해 보자! 

이틀 연속하여 너에게 같은 생각을 보낸다.
중요한 것은 반복되어 전달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고,
젊은 우리들의 삶에서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은 날의 저녁에는 혹은 그 주말에는
네가 하고 싶었던 일들로만 채워 보자.
삶의 활력을 되찾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살짝 안고서.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