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세월이 뜀박질하는 세상

카잔 2009. 3. 24. 07:12

치약을 다 썼다. 놀랐다.
얼마 전, 마트에서 3개들이 치약을 두 세트 구입했기 때문이다.
회사 체육대회 때 기념품으로 받았던 치약도 있으니 오랫동안 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치약을 다 썼다. 생각보다 빨리 썼다는 생각에 놀란 게다. 

다시 사면 그만이다.
생필품이니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 것이다.
말끔히 짜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 된 치약을 버릴 때는 상쾌할 것이고,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때에는 약간의 소비의 즐거움도 느낄 것이다.

그런데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든다. 멍한, 생각이 들었다. 
한번에 너무 많이 짜서 낭비한 건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검약은 좋은 것이지만 멍한 기운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내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세월이 너무 빨리 흐른 것이다.

벌써 치약을 사야 할 만큼 세월이 흐른 것에 놀란 게다.
치약을 또 사야 하는 돈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저만치 지나간 세월에 놀랐고, 무심히 흘려 보낸 시간이 아깝다.
절약하지 않은 게 아니라, 세월이 빨리 참으로 빨리 지나가 버.렸.다.

참 아름다운 영상이 담긴 TV 프로그램을 보았다.
어느 시골 할머니의 얘기가 귀에 맴돈다.
"빨라. 참으로 빠르당께. 내가.. 어제 그제가 청춘인데 내일 모레면 팔십 할망구가 된당께.
세월이 뜀박질하는 세상이여."

주변을 둘러 본다. 이런 소리가 입술 밖으로 새어 나온다.
"세월, 당신은 변함없이 그렇게 흘러가면서, 세상을 참 많이도 변화시켜 놓았군요."

내 친한 친구는 어느 덧 애기 아빠가 되었고, 삼촌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
치약을 받았던 체육대회는 2006년 5월의 일이고, 연인과의 이별도 2년이 다 되어 간다. 
어제 노래방에서 핑클의 영상을 보며 떠오른 옛사랑은 십 일년 전의 일이고,
사랑하는 내 어머니와 사별한 지는 십 칠년이 지났다.

나는 지금 인생 수업을 진행 중이고,
순간마다 삶에 대하여 배우는 학생임을 생각한다면
오늘의 수업 주제, 유의할 사항, 적용 지침은 다음과 같다.

수업 주제 : 세월이 뜀박질하는 세상
학습 목표 : 세월의 초스피드 속도와 시간의 완전 소중함을 인식하기
암송 명언 :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2008년 7월, 세 아이와 아내를 두고 39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랜디 포시
유의할 사항 : 인생무상에 빠지지 말 것. 인생은 덧없지 않으니. ^^ 덧없기는 고마운 生이지.
                  모든 존재는 자기 목적을 가졌고 그것을 이룬다면 짧은 인생이지만, 한 번으로도 족하다. 
적용 지침 : 1) 하나님께서 주신 生에 감사 드리기 & 生의 목적을 깨닫고, 잊지 않도록 기도하기
                 2)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기
                 3)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 그리고 많이 웃기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