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효율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카잔 2014. 11. 24. 22:22

 

2009년 3월에 쓴 <보보의 해피레터>입니다. 당시 포스팅을 옮겨 놓습니다. 

 

장면#1. 강습비가 아깝다는 생각

 

기회가 되면 수영을 배워야지! 수개월 전부터 품어온 생각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적당한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여행이나 지방 강연을 자주 떠나기에 한 달에 서너 번은 빠져야 했다. 비싼 강습료를 생각하면 그럴 순 없다. 적당한 배움의 기회는 결석 없이 참가할 수 있는 시기라 생각했다. 나의 현실은 다음과 같다. 수영 강습을 미뤄온 것은 사실이고,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도 개근할 수 있는 달은 오지 않을 것이다.

 

장면#2. 언제나 효율이 최고라는 생각

 

수영을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했다. 등록 기간을 놓쳤다. 등록하지 못한 원인도 한심하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는 집착 때문이다. 수영장까지는 10분 이상 걸어야 한다. 등록 시간까지 감안하면 30~40분 걸리는 일이다. 등록만 하기엔 아까운 시간이었다. 언젠가 그 쪽으로 갈 일이 있으면 한꺼번에 처리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영장 등록과 함께 처리할 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수영을 포기하거나, 효율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고 패턴을 바꿔야 했다.

 

중요한 교훈 두 가지를 깨닫는다.

1. 타고난 기질에만 연연하면 자기 경영에 실패할 수 있다.

2. 중요한 일은 효율성에 집착하지 말고 듬뿍 시간을 주자.

 

효율과 효과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한 자기경영 기술이다. 효율은 노력과 결과의 비율을 따진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일을 해낸다면 효율성이 높은 것이다. 시간의 유한함을 생각하면 효율성은 무척 중요한 개념이지만, 효과적이지 못한 효율성은 허무해진다. 효과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해냄으로 얻는다. 목적 지향적 행동으로 보람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효과성이다.

 

효과는 성찰을 요구한다. 만사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는 있지만, 모든 일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영장에 등록하는 일이 그랬다. 효율을 추구하느라 효과 없이 몇 개월을 지냈다. 나는 수영장 등록을 위해 집을 나섰다. 걷는 도중에 이런 갈등이 들었다. 머잖아 이사할지도 모르는데, 이사 가서 시작할까? 작년 말부터 이사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곳에 살고 있음을 상기하며 결심을 지켜냈다. 등록하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미뤄왔던 일을 처리한 비결은 간단하다. 효율성을 잠시 잊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하기! 깨달은 교훈을 정리하니 아래 세 문장이 되었다. 자기경영 수준을 드높이는 명제들이다.

- 효율보다 효과를 우선할 때 보람과 만족을 느낀다.

- 효과에 효율을 더할 때 생산성과 만족감이 커진다.

- 효과와 효율의 순서가 바뀌면 후회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