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와우팀 이야기

와우팀의 지난 날 : 1기 와우팀

카잔 2010. 12. 21. 22:10


2010년 신년회 날에 되돌아본 와우팀의 역사


오늘(2010. 1. 16)은 2010년 와우팀 신년회가 있는 날입니다.
왠지 모를 약간의 긴장감과 설레임이 마음 속을 휘젓고 다닙니다. 조직의 리더라면, 뭔가 차분하게 행사의 중심이 되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어차피 무게 있는 사람보다는 편안한 사람이 되자는 것이 나의 소원이니 너무 가벼워 '촐싹'의 수준까지 가지만 말자고 주의하는 것으로 나를 달랩니다.

빙고팀(와우 6기)이 이번 행사를 준비한 주역들입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그들은 나에게 '와우팀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요청했습니다. 오랜만에 그 때 그 시절, 처음 와우팀을 시작할 때의 일들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아마 저는 개인적인 회상에 잠겨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입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그저 아래의 회상 후 소감(갈색글씨)만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와우팀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것들은 시작의 힘과 공동체의 힘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저도 많은 걸 알지 못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요. 전혀 무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때의 지식이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저는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와우팀이 그런 일이었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바로 와우팀에서 진행된 일이라는 사실은, 와우팀을 시작하기 전보다 한 해, 두 해 시간이 흐르면서 잘 알게 되었습니다. 2003년 봄에 와우팀 1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드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던 시절이었습니다. 젊은 날의 도전이란, 끝이 어떠할지 모르는 위대한 도전을 겁없이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와우팀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제가 발견한 것은 완전하지 못한 한 사람의 리더입니다. '지난 날의 나'와 '오늘의 나'를 번갈아 쳐다 보니, '아직은 아니야' 증후군에서 벗어나 힘차게 행동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완전하지 못한 리더지만, 와우팀을 진행하면서 믿게 된 것은 사람들의 고유성과 다양성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삶으로, 이론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는 강점과 기질 면에서 개별적인 존재들입니다. 나름의 매력을 지녔다는 말입니다. 다른 주제에는 따분해하다가도, 자신의 관심 주제가 나타나면 눈이 반짝이는 우리들입니다. 와우팀원들은 말합니다. 와우팀은 특별하다고. 그것은 그들의 다양성과 고유함 덕분입니다. 와우팀의 저력은 리더의 힘이 아니라, 공동체의 힘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분명합니다. 여러분들도 공동체를 구성하여 운영하면 분명 공동체의 힘을 느낄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다면 공동체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에 힘이 있는 까닭은 우리 모두가 고유한 존재들이고, 다른 이의 고유함을 인정하고 서로 배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글은 와우팀의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고 난 후에 적은 글입니다. 이제 와우팀의 소소한 역사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와우팀 지원을 생각하신 분들에게는 소중한 판단 자료로, 그리고 독서모임이나 학습모임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작은 동기부여가 되는 글이면 좋겠습니다.

열정으로 시작한 WOW
- 1기 와우팀 6명과 함께한 날들

1기 와우팀 (6명)
2003년 3월~2007년 겨울.
79년생, 79년생, 80년생, 81년생, 81년생, 86년생(후에 합류)
지원제/ 무료


'세미나'라는 형식으로 처음 강연을 했던 때가 1999년 1월이었습니다. 시간관리, 비전, 잠재적 가능성 등의 주제로 교회 선후배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3일 간에 걸친 총 9시간 정도의 세미나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저는 이후에도 공부한 것들을 강연이라는 형식으로 지인들과 나누었습니다. 교회에서, 학교에서 간헐적으로 강연을 하면서 기업교육 강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2002년 가을, 저는 한국리더십센터에 입사하여 회사에서 기업교육에 관한 현장감각을 익혔습니다. 운이 좋게도, 회사를 통해 알게 된 몇 개의 단체들과 기업에서 강연을 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2003년이 되자, 제가 군에 입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입대 전 2개월간의 휴직을 얻었습니다. 2003년 3월과 4월, 제게 다시 한 번 대학생과 같은 자유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5월 2일 입대하기 전까지의 2개월을 대구에서 보냈습니다. 많은 시간들을 사랑하는 교회 후배들과 함께 보내면서 체계적인 리더십과 지식의 전수를 꿈꿨습니다. 그 때까지는 여러 차례의 강연을 통해 내 경험과 지식을 나누곤 했는데, 함께 공부하고 서로 도와 주는 작은 팀을 만들면 교육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서로 책임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자기경영에 관심 있는 기독 청년들의 모임 말이지요. 톰 피터스의 저서에서 영감을 얻어 팀이름을 '와우팀'이라 정하였고, 나는 <와우 프로젝트 설명회> 자료를 만들어 교회 청년부에서 와우팀 오리엔테이션을 열었습니다. 12명의 청년이 청년부실에 모여 들었고, 저는 열심히 와우팀의 비전과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12명 정도가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고, 청년 9명이 와우팀에 최종 지원했습니다. 저는 그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했지요. 특히 4월에는 자아발견, 지식경영, 시간관리, 보고서 작성법, 독서법 특강 등 여러 주제로 많은 강연을 했습니다. 입대하기 전까지 그 때 가졌던 모든 콘텐츠를 전하고 간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강연록을 만들어 공유하고, 입대하는 날 아침에도 와우팀 모임이 있었을 만큼 열심이었습니다. 그 때 독서법의 강의안이 훗날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의 초고였습니다. 나의 열정은 뜨거웠지만, 열정과 지식이 얼마나 팀원에게 잘 전달되었는지는 팀원들이 더욱 잘 알겠지요. 2003년 4월 7일엔 와우카페를 개설했습니다. 한 달 동안 많은 강연을 하고, 와우프로젝트 재정지원을 위한 기획서를 만들기도 했던 와우팀의 시작은 참 열정적이었습니다.

와우 1기의 커리큘럼은 지금의 STORY 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토론을 거쳐 와우팀 1기의 사명선언문문을 완성하였습니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배우고 나누는 예비 기독 지성인이다."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균형 있는 독서 목록을 선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의 독서 커리큘럼은 리더십 - 독서(학습)법 - 자기경영 - CEO평전 or 성공철학 - 영성 2권 순으로 진행되었고, 6개월마다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습과 토론이 수업의 중심 주제였으니 자기 발견의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1기 와우팀의 비전도 향후 와우 기수들과도 달랐지요. 그때 우리의 비전을 소개합니다.
- 2년 안에 24권의 전문 서적을 독파한다.
- 독서의 기술을 훈련하고 실천하여 1명에게 전한다.
- 영성과 자기경영의 테스트에서 80점을 돌파한다.
- 자신의 리더십 유형을 파악하고 계발 목표를 세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고 <한사람 독파 세미나(이하 한독세)>를 진행했었답니다. 한독세는 팀원들이 자기에게 영향을 줄 만한 사람을 한 명 선정하여 그에 대하여 깊이 공부하고 조사한 내용들을 발표하는 것입니다. 한독세는 2기까지 진행되었다가 '자기발견'으로 모임의 목적이 조정되면서 커리큘럼에서 제외했지요.

1기 와우팀은 제가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 시작하여, 전역하고 난 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군생활을 하고 있을 때의 1기 와우팀은 서신을 교환하는 것으로 진행했지만, 아무래도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서로가 노력했습니다. 팀원들은 팀장이 없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서신을 전하기도 하고, 부대에서 <Wow Letter>이라는 소식지를 만들어서 Co-Leader 에게 보내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고, 최초의 계획이 너무 이상적이었다는 사실은 시간이 갈수록 분명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제가 휴가를 나갈 때마다 모였고, 그 때마다 중요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100일 휴가를 나왔던 때를 기억해 봅니다. 2003년 9월 3일, 1기 팀원들과 모임을 가진 후 이런 글을 와우카페에 올린 적이 있지요. (복귀하기 전, 와우카페에 올린 모임 후기 성격의 와우팀 방향과 개선사항에 관한 글입니다.)

와우팀의 지금까지의 성과 점검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성과에 대한 만족도는 개인적으로는 학습에 대한 경험들이 유익했지만, 와우팀의 기준에 비교하게 되면 만족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팀장이 군대에 있어서 동기부여할 리더가 없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아직 독서법을 충분히 익히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개선사항으로 재민이를
제 위임자로 세워 Co-Leader로서 섬기기로 했으며, 와우팀의 과제를 대폭 수정하여 앞으로 3~4개월 동안 독서법에 대한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입대전 [독서의 기술] 강의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학습법을 다 교육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본인도 수년에 걸친 독서의 걸쳐 얻은 독서법과 학습법을 와우팀원이 단 한 달 만에 다 익혔을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지요. 그래서, [독서의 기술] 강의안을 토대로 여러분이 직접 독서법을 다룬 책들을 읽어 나가는 것으로 와우팀의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이것이 와우팀 1기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열정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았기에 방향 전환을 여러 번 거쳤습니다. 1기 와우팀은 2007년 겨울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과정을 수료하였는데, 9명으로 시작한 1기 와우팀은 미국 유학과 결혼 등으로 3명이 중도하차하여 6명이 남았습니다. 1기 팀원들과 함께한 작업들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우리가 공부하고 발표한 주제만 해도 독서법, 리더십, 프리젠테이션 스킬, 보고서 작성법, 한사람 독파 세미나, STORY의 일부 등 다양합니다. 그 때엔 저도 그들도 모두 열정적이었지만, 지금의 기수들과 비교하면 하나를 깊이 완성하지는 못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열정으로 시작한 와우팀 1기의 역사는 우왕좌왕하지는 않았지만 이리저리 부딪친 좌충우돌의 역사였습니다.  
                                                                                                           - 2010. 1. 16

(2기 와우팀부터는 유료로 전환되었고, 매월의 정기 모임이 체계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2기 와우팀의 이야기는 내일 이어집니다. 재미없더라도 이어집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