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당신은 올빼미형이라구요?

카잔 2010. 4. 3. 01:09

태국 해변의 야자수


태국 이야기가 나오면 흥분하는 여인이 있다.
"아~! 태국 너무 좋아요. 또 가고 싶어요.
제가 가 본 곳 중에서 제일로 좋아요."
그는 매우 유쾌하고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이지만
감정 표현을 다소 과장되이 하는 편이었다.
그는 태국이 참 좋은 여행지라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태국은 세계적인 휴양지와 관광 상품을 가지고 있으니까.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 태국"이라는 말이
(그녀에겐 진실이겠지만) 좀 더 객관적인 발언이 되려면
그녀가 여행을 좀 더 다녀오면 좋을 것이다.
당시, 태국은 그녀의 유일한 여행지였으니까.

(그녀의 과장된 표현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
활력 넘치고 풍부한 감정 표현은 그녀의 매력이다.)


자기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다.
"난 마감 전날 밤에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 내가 딴죽 걸고 싶은 말이다.
객관적인 발언이 되려면 그가 밤에도 몰입해 보고
낮에도 몰입해 보고, 아침에도 몰입해 본 후에
가장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비교해 봐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말한 사람은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하거나
긴급성 중독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긴급성 중독이란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하여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업무에 착수하는 증상을 말한다.
소중한 일들보다는 긴급한 일들에 휘둘린 결과다.

긴급성에 중독된 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소중한 일이 아니라 긴급한 일이다.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데드라인이다.
누구에게나 마감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미루는 성향은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자기경영의 적이기에
마감효과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자기경영에 도움이 된다.
이 말은 자신만의 데드라인을 세워 지켜라는 말이다.

고질적인 긴급성 중독이라면 차원이 달라진다.
긴급성 중독에 걸려 있으면
자신의 업무 생산성이 가장 높아지는 프라임 타임을 찾기도 힘들다.
프라임 타임을 찾기 위한 실험은 긴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난 마감 전날 밤에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야"라는 말은
객관성이 결여된 말일 가능성이 높다.
태국만을 가본 여행자가의 말처럼
그도 마감 시간 전에만 몰입해 보았을 테니까.

효과적인 자기 경영을 하려면
자신을 다양한 업무 상황에 노출시켜 최적의 상태로 일할 수 있는
시간대, 환경, 장소 등을 알아 두면 좋다.
어젯밤 9시, 나는 집에서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 있을 모임 준비를 위해 관련 자료를 서치하는 등의 일이었다.
그저께, 커피숍에서도 같은 시각인 9시부터 일을 했었다.
커피숍에서 밤 12시까지 높은 집중력으로 일을 했기에
어제도 그런 정도의 집중력과 업무 결과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집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는데, 깨어나고 보니 아침이었다.
11시 30분 전후로 하여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이다.

이틀은 비슷한 정도의 업무 열의였으니
나는 그 시간대에는 어디에서 업무 생산성이 더 높은지 알 수 있었다.
결과는 커피숍의 승리였다.
매일 그렇게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훗날 또 그렇게 저녁 9시 무렵에 일을 할 날이 온다면
나는 귀찮지만 가방을 싸 들고 커피숍으로 이동할 것이다.
(물론, 장소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조건이 똑같은 순 없을 것이다.)

집이냐 카페냐를 두고 비슷한 시간대에
세 번의 실험을 했는데, 모두 카페의 승리였다.
묘한 것은 시간대를 달리하면 집이 더 좋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가장 효과적인 업무 환경을 찾아가는 것, 즐겁다.
또한 자기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자문자답.

- 자기경영을 위해 이런 귀찮은 실험까지 해야 하는가?
에머슨이 답한다. "인생은 하나의 거대한 실험입니다.
보다 많은 실험을 한다면 더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 인간은 환경을 뛰어넘는 존재이지 않은가?
맞다. 자기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그러나 물리적 환경의 개선은 정신력을 더욱 고양시킨다.

- 그냥 지금 자기가 가장 효과적인 상태라고 믿으면 그만 아닌가?
낙관적인 사고 방식은 정신 건강을 위해서 매우 좋지만,
종종 좋은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과정까지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2009. 3. 9
3일 간의 실험 후 쓰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