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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수다쟁이로 만든 『아웃라이어』

카잔 2010. 5. 7. 17:50

[거북이의 5월 추천도서]
나를 수다쟁이로 만든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과 『아웃라이어』 원서 표지


『아웃라이어』는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면서 들었던 회의감을 방에 날려 책이다. 회의감이란, 대개 다음과 같은 의문이었다. '이것이 정말 그의 결정적인 성공 요인일까?' 성공 요인은 복합적이어서 성공한 자신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 보물지도』라는 책은 자신의 꿈을 시각화하라고 주장한다. 시각화의 방법론으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보물지도' 만들라고 제안한다. 자신을 신세계로 이끄는 비전 (map) 셈이다. 책은 저자가 수년 동안 실천해 경험을 토대로 했기에 설득력이 있고, 제시한 방법론은 구체적이다. 이것은 책의 장점이다. 


내가 회의감을 느낀 것은, '보물지도'만이 성공의 유일하고 결정적인 요인처럼 강조하는 대목이다. 저자의 성공요인은 남다른 실천력일지도 모르고, 뛰어난 문제 해결력 혹은 부드러운 사교력 덕분인지도 모른다. 혹은 모든 덕분일지도. 또는 어떠한 경험과 문화적 유산 덕분인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권의 책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다. 권의 책에는 하나의 주된 생각을 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을 회의하는 것은, 하나의 주제를 부각시켜 소개하는 것과 하나로 단정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는 개인의 성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명쾌하게 밝힌다. 지금까지의 성공 담론에는 '결정적 결함' 있었다. 성공을 개인의 특성에서만 찾으려 했던 것이다. 『아웃라이어』는 결함을 훌륭하게 메꾼다. 좋은 자기계발 서적이라면, 개인의 특성 어떤 것이 성공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 주어야 한다. 개인적 특성 뿐만이 아니라, 어떤 좋은 기회나 문화적 유산 덕분이라면 그것까지 밝혀주어야 한다. 말콤 글래드웰이 모든 것을 해냈다. 다양한 사례와 역사적 사실들로 설득력 있게.



" 책을 통해 나는 개인적인 특성만으로는 성공을 설명해낼 없다 것을 보여줄 작정이다.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다. 우리는 부모와 후견인에게 뭔가를 빚진다. 앞에 서는 이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숨겨진 이점과 특별한 기회, 그리고 문화적 유산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바로 그러한 요소들이 그들로 하여금 다른 이들과 달리 열심히 배우고 일하고 세상을 바라보도록 해준다. 언제 어디에서 성장했느냐의 문제는 차이를 만든다. 우리가 속한 문화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성취의 방향을 결정한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묻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알아야만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성공하지 못하는 현상의 이면에 깔린 논리를 밝힐 있다."(p.32)


책의 주요 핵심이 담긴 문장을 옮겨 보았다. 굵은 글씨로 표현된 부분만 다시 읽어 보시라. 주장 하나 하나를 책의 챕터에서 깊이 다룬다. 글을 매우 쓰는 작가이기에 흡입력이 높아 단숨에 읽힌다. 읽고 후에는 저자의 주장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통념을 뒤집는 주장인데도 매우 명쾌하기 때문이다.


나는 1장부터 책에 매료되었다. 1장은 캐나다 하키 선수들의 성공 요인을 파헤친다. 정상에 오르는 선수들은 가장 똑똑하거나 재능이 많은 이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성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탄생월()이었다. "그들은 매우 이른 시기부터 좋은 출발" 했다. 그런 출발을 있었던 것은 그들이 1~3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는 1 1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고 그에 맞춰 하키 클래스를 짜는 것이다. 한창 성장기에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개월의 차이는 크다. 개월 많은 훈련을 받은 것이 실력 차이가 되고, 실력 차이가 보다 많은 (경기 출전 등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7 31일을 기준으로 선수의 연령을 구분하는 미국 야구는 유난히 8월생 메이저리거가 많다. 말하자면 출생월이 성공의 기회를 주었고, 그것이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었다. 로버트 머튼은 이러한 현상이 마태복음의 구절로 설명되기에 '마태복음 효과' 불렀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저자는 캐나다 하키 메모리얼컵 결승전의 득점 장면을 선수들의 이름 대신 생일을 넣어 기록해 두었다. 그것은 1, 2, 3월생의 잔치였다. 유쾌하면서도 놀라면서 읽었기에 길지만 인용해 본다.

"3 11일생 선수 타이거스의 골대 부근에서 동료인 1 4일생 선수에게 퍽을 넘기고, 1 4일생은 1 22일생에게 패스한 가운데 3 12일생에게 공이 돌아갔습니다. 3 12일생 선수, 4 27일생인 타이거스 골키퍼의 허점을 찌릅니다. 4 17일생 골키퍼, 막아냈지만 벤쿠버의 3 6일생 선수가 리바운드 해서 다시 쏩니다! 메디슨 햇의 수비수 2 9일생과 2 14일생, 1 10 생이 속수무책인 가운데 퍽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립니다. 3 6일생 득점." (p.37)


이것이 1장의 주요 내용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나의 요약하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책의 결함이 아니다. 거듭 전한다. 저자는 매우 쉽고 명쾌하게 주장을 펼쳐 나간다고. 말콤 글래드웰을 찬양할 밖에 없다. 14 독서 생활을 오면서 만난 작가 중에 '글빨'로만 따진다면 최고의 경지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상의 깊이나 넓이로 보면 스티븐 코비나 피터 드러커가 뛰어나다. 하지만 '글빨'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설득력이 뛰어남'이라고 정의한다면, 말콤 글래드웰이 낫다. 비슷한 경지의 작가로는 찰스 핸디와 알랭 보통 정도가 아닐까.


글빨 끝장나는 작가가 성공에 대한 통쾌한 진실을 읽어 보시기를.

유명한 책을 두고 뒤늦게 호들갑 떠는 같아 민망하지만,

보석을 발견하고 어찌 조용히 있을 있단 말인가.

빼앗길 염려가 없다면 맘껏 소리칠 테지.

책을 읽고 수다쟁이가 되었다.

일독을 권하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