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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연락을 드려야 할 분들과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드리지 못하고, 문자를 보내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여행 중에 핸드폰을 잃어버려 여러분들의 연락처가 제게 없네요.
몇 분들은 노트북 안에 저장된 번호가 있는데
노트북 전원도 함께 잃어버려 전원이 도착해야 노트북을 열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메일을 확인하고 있으니 hslee@eklc.co.kr 을 이용해 주세요.
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을 포함하여
열 명이 채 안 되어 그들에게만 연락을 드렸네요.

여행 친구들.
긴 여행에 비하면 많지는 않지만 짧고 진하게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들이 있지요.
빈, 프라하, 함부르크, 베를린, 밤베르크, 뷔르츠부르크에서 만났던 그들.
빈과 프라하에서는 적지 않은 한국 친구들을 만나 행복한 한 때를 보냈습니다.
독일에서는 호스텔에서만 묵었으니 주로 길 위에서 만난 독일인 여행친구들이었지요.
밤베르크에서 한나절을 함께 다닌 '요시코'라는 이름의 일본 여인도 있네요.
친해진 정도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한국의 카드를 보내 주기로 약속하기도 하고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을 보내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는데 지킬 수가 없네요.
이들이 써 준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들도 함께 잃어버렸으니까요.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범벅이 되어 착잡합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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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2009년 9월 29일.
나는 밤을 날아 한국에 도착했다.
홀가분하게 떠나 54일 동안 자유로이 여행했다가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귀국했다.

세상에 한국어가 난무하는 곳이 있다니.
이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있는 곳이 있다니.
두 귀로 한국어를 듣고, 두 눈으로 한국인들을 바라보니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여행을 시작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 곳'을 여행한 목적은 '이 곳'에서의 삶을 위함이었을 느낀다.


사람들은 긴 여행이라고들 하지만 내게는 짧은 여행이었다.
퍽이나 즐거웠고 깊은 깨달음의 순간들이 많았다.
예상했던 외로움은 나를 찾아들지 않았고
여유와 배움이 가득한 날들을 보내며 기뻐했다.
나는 기대했던 것보다 혼자만의 여행을 더욱 잘 즐기는 사람이었다.

어떤 배낭여행자들은 이제 풍광도 지겹다면서 집이 그립다 했다.
사람에 따라 지겨움의 풍광은 성당, 거리들, 고성 등으로 목록이 바뀌었다.
나는 두 달을 더 여행하라고 해도 떠난 모습 그대로 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의
호기심과 체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히려 여행의 매력에 더욱 빠져 있었다.
여행의 말미에 발생한 불미의 사건으로 흠뻑 울어 감성까지 맑은 상태였다.

허나, 돌아와야 했다. 10월부터 약속이 있었고, 기다리는 가족도 있었기에.
아쉽지 않았다. 나는 또 훌쩍 떠날 궁리를 할 테니까.

마음 속에 독일이라는 나라가 깊이 새겨진 여행이었다.
나는 독일의 14개 도시를 방문했다. 길게는 한 도시에서 여섯 번의 밤을 보내었다.
지도와 안내 책자를 팽개치고 그저 나의 마음을 따라 하루를 걷기도 하고
볕 좋은 날이면 공원에 드러누워 한 동안 책을 읽으며 깨달음을 책의 여백에 적기도 했다.
도서관을 찾아 들어가 파란 눈으로 책을 읽는 그들을 따라 내 눈에 불을 켜기도 했다.
머무르고 싶었던 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쉽지 않을 만큼은 머무르며 독일을 여행했다.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궤적이 남는 것은 그가 온 몸으로 지났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 독일에 대한 애정이 깃든 것은 나 역시 온 몸으로 독일을 여행했음이리라.

독일 비스바덴에서 점심식사와 함께 마신 맥주


내가 여행을 퍽 좋아함을, 여행을 통해 배우기를 즐기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여행을 일처럼 하는 사람도 아닉, 휴가처럼 마냥 누워 쉴 수 있는 사람도 아님을 알게 됐다.
배낭에 짓눌린 나의 어깨에 힘을 넣는 방법이 휴식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 들어가거나 위인들의 박물관을 관람하는 일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언제, 어디에서 무얼 해야 달콤한 낮잠에 빠져 들 수 있는지,
이 만큼의 음식을 먹으면 얼마만큼의 거리를 걸어갈 수 있는지,
어느 때 마신 맥주가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지 알게 됐다.

나는 보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돌아가니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이 생겼다.
나는 좀 더 잘 뒹굴거리면서 보다 잘 배우는 여행의 묘수를 알고 싶다.
'삶은 여행'이라는 비유를 더욱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내 나라를 잘 알아야 여행지에서의 배움을 더욱 깊이 할 수 있고
이 곳에서의 적용과 도약을 더욱 잘 이뤄낼 수 있음을 절감했다.

나는 대한민국과 한국인들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내가 만들어내고픈 나만의 개인 세계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유럽의 '그 것'을 보며 한국에 있는 같은 '그 것'을 떠올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곤 했다.
한국의 '그 것'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잘 몰라 비교할 수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만약 여행자 앞에 '좋은'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다면
좋은 여행자는 분명 자기 나라를 제대로 둘러 본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신이 난다.
오늘부터 한국 여행이 시작되었기에.
오늘은 꽤 오랜 동안 머물 서울 여행의 첫 날이다.
첫날 밤이란 설레고 떨리는 법이다.
안을 그대가 없어도 품은 꿈이 있다면 흥분하고 설렐 수 있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아직 시차적응이 덜 되어 말똥거리는 두 눈이 반갑다.
음악이 깃든 밤, 나만의 공간, 이 모든 시공이 고맙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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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드레스덴 중앙역

in Dresden

9월 01일 오후 2시 45분 도착

9월 03일 오후 5시 54분 떠남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드레스덴 중앙역을 향해 걸어간다.

오늘은 라이프치히에서 묵을 것이다.

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하루 종일 하늘을 뒤덮었던 먹구름이 사라지자

하늘이 파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구름에 낯을 숨겼던 햇살도

잠깐씩 고성을 비출 때마다

기품 있는 고성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난다.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잠깐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한다.

마음이 맑아지고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배낭의 무게도 거뜬하게 느껴지다니.

문득, 짐을 모두 맨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드레스덴 성을 배경으로 찍고 싶지만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츠빙거 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츠빙거 궁전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사진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있나.


츠빙거 궁전에서 셀카



츠빙거 궁전의 정원을 가로 질러 반대편 문으로 향한다.

잠시 후, 문에 도착하였으니 이제 츠빙거 궁전과도 안녕이다.

뒤를 돌아보아 작별 인사를 하는데 궁전의 건물이 참 예쁘다.

벤치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한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사진을 찍다니, 드문 날이다.

그런데, 그 남자. NO 라고 한다. 거절당한 건 처음이다.

무슨 일이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별 도리가 없어서 홀로 사진찍기를 시도한다.

타이머를 맞춰 두고,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른다.

저만치 달려가서 포즈를 취한다. 하하하.

혼자 잠시 동안 즐겁게 놀았다.

서너 번의 왕복 달리기를 하는데

No의 남자가 쳐다 본다. ^^

나는 쑥스럽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좋아진 기분으로 중앙역으로 Go~!


중앙역은 여러 번을 물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유람선 선착장에서 이리 저리 둘러보며 오다 보니

20분 정도의 거리를 50분 정도 걸려서 왔다.

무건 배낭을 배고 30분 이상을 걸으면 어깨가 아파온다.

한 시간 가까이 걸으니 팔에 감각이 약간 둔감해질 정도가 된다.

어깨가 조금 결리지만 즐거움은 여전히 나를 감싸는 중이다.


중앙역으로 걸어오는 길은

드레스덴에서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버스나 트램을 타기보다 걸어가기로 선택한 것은

차비를 아끼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중앙역으로 이어지는 프라거 거리 곳곳을 눈에 담으며

마지막 시간을 갖기 위함이었다.

프라거 거리



이럴 때, 가슴 찡한 느낌이 찾아든다.

'내가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지 못한 명소나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한탄이 아니다.

세상에는 가고 싶은 곳도 많고, 인생을 살며 하고 싶은 일도 많으니

다시 이곳에 올 시간적 여유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다.


의문은 곧 아쉬움으로 바뀐다.

다시 못 올지도 모를 이곳에서 즐겁게 보내었는지,

자세히 보아야 할 곳을 무심히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최고의 명소를 모른 채 주변만 서성인 것은 아닌지.


다시 못 올 이 곳을 향한 애정이

떠날 무렵에야 찾아온다는 것이 얄밉다.

뒤늦게 깨닫는 인생의 지혜는 늘 얄밉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허나, 지나간 어제를 아쉬워하며 살 순 없다.

얄미워할 수 있음은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깨닫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성장하는 사람은 어제에 대한 아쉬움을

새롭게 명명해야 한다. 그것은 후회가 아니다.

얄밉기는 하지만 미움이나 분노도 아니다.

그것은 질투일지 모른다. 더 나은 나를 향한 질투.

혹은 열정일지 모른다. 더 나은 삶을 향한 열정.


드레스덴이 다시 못 올 도시라면,

이것은 오늘 하루도 마찬가지다.

오늘 하루는 다시는 갖지 못할 시간이다.

내일 하루가 똑같은 24시간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날짜가 달라진 엄연히 다른, 새로운 하루다.

다시 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이 도시를 떠나며

다시는 갖지 못할 오늘 하루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드레스덴은 이렇게 나를 떠나보내면서까지

한 가지의 교훈을 가슴에 쥐어준다.

인상 깊은 도시다.


*


[덧]

아쉬움은 반가운 감정도 아니고 생산적인 감정도 아닌 듯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아쉬움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다.

때로는 이 아쉬움과 서운함을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싶기도 하다.

세상에는 아쉬움을 잘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기에

그들은 나의 섬세한 이 감정을 만져주지 못한다.

사람은 서로 다르고, 다름의 차이를 순간마다 이해하기란 힘든 일이다.

허나,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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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배우 김윤진을 아시는지요? 어느 덧, 영화 <쉬리> 여주인공의 이미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하여 '월드스타 김윤진'이라는 타이틀로 불리는 배우 김윤진 말입니다. 그녀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여 꿈이 뭐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했지요. 제 꿈은 진짜 월드스타가 되는 겁니다. 톰 크루즈를 소개할 때 앞에 '월드스타'라고 붙이지는 않잖아요. 그는 진짜 세계적 스타니까요. 라고. 그 말을 들으며, 김윤진은 자기 정체감과 꿈을 모두 지닌 배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분야에나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윤진이 말한 톰 크루즈를 포함하여 줄리아 로버츠, 안젤리나 졸리 등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배우들입니다. 위대한 위인들을 예로 들어볼까요? 모차르트,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겠습니까? 이들은 자기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기에도 어색하고 뭔가 설명이 부족한 듯한 인류의 거장들입니다. 저는 요즘, 20세기와 21세기에는 누가 위대한 예술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두 가지의 실제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겠더군요. 첫째, 설명이 필요 없다는 말이 그들을 잘 아는 것은 아니란 점입니다. 이는 내가 인류의 유산이라 불리는 위대한 거장들을 제대로 모른다는 게지요. 그래서 명성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명성을 만들어 낸 거장들의 실력이 어떠한 것인지 관찰하려 합니다. 둘째, 위대한 거장들의 계보가 어떻게, 누구에 의해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스스로 판단할 실력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정직한 비평가들의 견해를 참조하면서, 제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유럽 여행을 하며 미술관에 갈 때면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이는 전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정성껏 관찰하고, 관련 자료를 읽고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나를 즐겁게 만들거나 가슴에 무언가 느낌이 전해지면 작가와 작품명을 적어 두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조사해 봐야지, 하는 몇 명의 작가 리스트를 갖게 된 것은 기쁘고 뿌듯한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전해 들어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나의 두 눈으로 관찰하며 얻은 리스트니까요. '에드바드 뭉크'라는 화가가 리스트의 첫째에 올라와 있습니다.


나의 눈과 가슴으로 그림을 바라보았듯이, 책도 나의 머리로 사고해 가면서 읽어보려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아는 이들의 저서들을 하나 둘 탐독해 가며, 그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이름을 세상에 떨치게 만든 배경과 그들의 사상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이들의 리스트부터 시작하겠다는 말을 따라 파울로 코엘료, 구본형 선생님, 알랭 드 보통의 대표작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실러의 『빌헬름 텔』, 파커 파머의 전작이 첫째 목표입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작가 노트에서 한 말처럼, 때로는 내 지적 탐구의 여정도 좌절을 맞을 때가 있겠지만, 나는 삶의 비밀을 꿋꿋이 따를 것입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번 넘어져도 일흔 한 번 다시 일어서면 그만입니다. 실패와 좌절이 과연 인생에 필요한 것인가를 가늠하는 것은 철학자들의 일이고, 실패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침대에 들려 합니다. 잠들기 전까지 『연금술사』를 몇 장이라도 읽고 싶네요. 거장들의 걸작품을 두고 몇 마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지성을 갖게 되기를 소원하며, 이내 잠들겠지만. ^^


I ask myself: are defeats necessary? Well, necessary or not, they happen. When we first begin fighting for our dream, we have no experience and make many mistakes. The secret of life, though, is to fall seven times and to get up eight times.

- Paulo Coelho, 『The Alchemist』, Author's Note 中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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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나(에커만)는 지체 없이 람베르크를 찾아가서 소원을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내놓은 습작품을 보고 나서 재능을 의심치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먹고 사는 일이 예술보다 우선한다는 것과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예술을 하면서 동시에 외적인 실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망은 무척 희박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러면서도 자기 입장에서는 내게 어떠한 도움이라도 줄 태세가 되어 있다는 의사 표시를 하였다.

-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p.26


저는 람베르크의 말에 깊이 공감하였는데, 이유는 이렇습니다. 강한 이상주의자였던 저는, 남녀가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다른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꿈과 열정이 있다면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 말들을 추구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다지 영향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설득력도 부족한 말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멋진 말처럼 들리지만, '열정'과 '진정성' 등의 단어들은 의미가 모호하여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지요. 열정적인 사람들도 '열정'에 대하여 스스로 알고는 있지만, 설명은 온전하지 않았습니다. "열정은 하고 싶은 일 때문에 밤에 잠이 오지 않는 것"이라 설명한 적도 있지만, 이 말도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한 이들에게만 유효한 정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나의 한계인 이상주의적 성향을 뛰어넘고 싶었습니다. 이상주의가 주는 좋은 것들은 고스란히 섭취하여 맛보면서 말이지요. 람베르크의 얘기는 예술가의 삶에 대한 '현실'을 정확히 지적해 주어 반가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에커만의 꿈을 지원해 주겠다고 말해 주어 제가 괜히 고마웠지요. 억측일지 모르겠지만, 그는 현실주의를 겸비한 이상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그의 말에서 현명한 현실주의를 볼 수 있고, 젊은 청년의 꿈과 도전을 지원할 줄 아는 태도에서 앞날의 가능성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자신이 하고 있는 업(業)은 우리에게 밥과 의미, 두 가지 모두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위대한 예술가가 옹호해 주니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도 오늘의 끼니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꿈을 몽상으로 규정하여 경계해오고 있었거든요. 『예술가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에는 삶의 실존적인 문제들을 초월하여 작업에 몰두하는 예술가들이 소개됩니다. 성실히 쓰인 좋은 책이고 사명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지만, 책에 나오는 분들을 삶의 모델로 삼을 순 없었습니다. 그들은 범인인 내가 쫓기에는 비범한 분들이었습니다. 그 분들을 좇아 취할 것은 이상을 추구하는 헌신적인 태도였습니다. 현실을 고려할 줄 아는 태도는 나이가 서른에 가까워지면서, 구본형 선생님의 영향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재능과 훈련은 필수품입니다. 타고난 재능만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칠 순 없겠지요. 재능을 실력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훈련입니다. 예술가들에게 훈련은 기술을 고도로 연마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은 단순할 수는 있지만 간단히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헌신적인 노력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요. 위대함의 수준을 꿈꾼다면 그 과정의 치열함에서 위대함의 경지에 이르러야 할 것입니다. 람베르크는 꿈을 이루는 과정의 만만치 않음까지 젊은 청년에게 일러 주었습니다.


자신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가능성들을 무시하는 이상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기 가슴 속의 이상을 그대로 간직한 채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상을 실현할 방법들은 현실의 조건이나 상태를 고려하고 과정의 힘겨움을 감안하여 수립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는 체 게바라의 말은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균형을 제대로 표현해 줍니다. 람베르크의 교훈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며 마음속에 되새기며 글을 맺으려 합니다.

"하나, 일을 통해서 얻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밥과 의미. 둘,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셋, 생업과 꿈의 일치를 추구하는 과정은 힘겨울 수 있다."


꿈으로 향하는 길이라면 힘겨울지라도 가장 행복한 길입니다. 이것은 이상주의자 보보의 믿음입니다. 하하. ^^

*


[참고] 람베르크는 누구인가?

요한 하인리히 람베르크(Johann Heinrich Ramberg)는 독일 북부 도시 하노버 출신의 화가입니다. 그는 영국 왕족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던 실력 있는 화가이자 유명한 삽화가였습니다. 람베르크는 1790~91년에 괴테를 만난 적이 있지요. 괴테는 람베르크에 대하여 재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즉흥적인 처리 능력이 아주 탁월한 화가라고 다음과 같이 경탄했습니다. "내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람베르크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네. 즉석에서 그리면서도 대상을 어찌나 정확하게 파악하던지 정말 경탄을 금치 못했네. 솔직히 람베르크의 작품을 몇 점 구하고 싶은 마음을 부인할 수 없네." (『괴테와의 대화』 p.126)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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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비행기에서는 너무 높아 볼 수 없고

기차, 자동차에서는 너무 빨라 볼 수 없던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의 모습이

배를 타고 유유히 흘러가니

지긋이 바라볼 수 있구나.


의미 있는 옛 건물이나

특별한 장소를 지날 때마다

가이드의 설명이 곁들여지니

조금 더 제대로 보게 된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것이

천천히 보니 관심이 생기고,

설명을 듣고 보니 의미가 된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사람들이 들이키는 맥주도 시원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대화가 흥겨우니

나는 굳이 맥주를 마시지 않아도 좋다.

엘베강을 따라 그저 흘러가는 것만도 좋다.

어디든지 흘러가고 싶은 이 기분.


어디에 도착한들 어떠하리.

나는 여행자인걸.

도착한 곳이 곧 나의 여행지인 걸.

언제 도착한들 어떠하리.

나는 여행자인걸.

기다리는 이 없어 자유로운 여행자인걸.


삶은 이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강 위에 물 흐르듯이

물 위에 배 흐르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하늘에 구름처럼

여유롭고 넉넉하게.

살랑살랑 가을바람처럼

유쾌하고 시원하게.


교훈 1) 여유를 놓친 속도는 무상하다. 삶은 내달리는 것이 아니라 음미하는 것이다.

교훈 2) 아는 것은 정말 힘이다. 알아야 애정이 생기고, 애정으로 바라봐야 깨닫는다.

교훈 3) 삶은 너그러운 것이다. 힘을 빼고 살자. 실수해도 좋다. 내가 용서하면 그만이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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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드레스덴의 셋째 날에는 비가 왔다.

잠시 비가 내리지 않을 때에도

잔뜩 흐린 하늘이 '곧 비 올 예정임'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비가 그친 순간을 이용하여

드레스덴 성과 성모 교회를 관람했다.


성모교회



성모 교회에는 11시 50분에 들어갔는데,

거의 모든 자리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예배가 있는 날임을 직감하고 얼른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파이프 오르간만 연주하는가 싶었는데 예배였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었지만 설교 시간에 졸음이 왔다.

결국 졸았다. 독일어 설교는 몇 번째 들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오르간 연주가 끝나고 설교가 시작되기 직전에

많은 사람들이 예배당을 빠져 나갔는데,

어찌 그 절묘한 타이밍을 알고 갔을까. 함께 나갈 걸 그랬다.

25분간 설교를 듣다가 결국 나도 나왔다.


성모 교회 주변을 둘러보고 브륄의 테라스를 돌아

가방을 맡겨 둔 드레스덴 성에 갔다.

이제 가방을 찾아 드레스덴에서의 마지막 90분을

브륄의 테라스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드레스덴성 안뜰의

맥주 한 잔 하기에 좋은 레스토랑을 마다했다.

글쓰기에는 테이블이 있는 레스토랑이 좋지만

브륄의 테라스에서 엘베강을 바라보고 싶었다.


그.런.데.

브륄의 테라스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다니!

곧 빗줄기가 굵어졌다. 배낭까지 짊어져서 뛸 수도 없어 난감했다.

잠시 가늘어진 빗줄기를 뚫고 레스토랑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걸었다.


점심 식사는 가볍게 건너뛰려고 소시지와 빵을 사 먹었는데

다시 레스토랑에 가다니. (상황은) 안타깝고 (돈은) 아까운 일이다.

전략을 바꿨다. 저녁 비용을 점심에 쓰기로 한 게다.

비도 피하고 끼니도 떼우자는 생각이다.

레스토랑이 아니면 마땅히 비를 피할 곳이 없었다.


비 오는데 마이센행 배가 출발하려나?

어쨌든 선착장으로 가 보자.

비 오는 유람선 여행도 즐거울 것 같다.

위의 한 문장을 쓰자마자 빗줄기가 세졌다.

아이고야.


어쩌지? 비가 너무 오는데.

드레스덴의 마지막 인사, 거창하구만.

결국 비를 맞으며 뛴다.


오후 2시 40분, 유람선 출발 5분 전이다.

이제 엘베강을 따라 마이센으로 간다.

표를 건네며 "마이센으로 가는 거 맞죠?"

라고 물으니 "No"란다. 아니, 무슨 소리를 하시나?


개찰구 직원의 말이 맞았다.

마이센행 유람선은 30분 전, 2시 15분 떠난 것이다.

2시 45분 출발인 줄 알았던 나의 불찰이다.

시간이 남아 레스토랑에서 돈(!) 들여가며

시간을 떼우다 온 것인데 이를 어쩌나?


일단 표를 환불받기 위해 매표소로 갔다.

"제가 배를 놓쳤어요. 환불 안 되나요?"


안 된단다. 표정이 단호하다.

나도 난감하고 불쌍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절반이라도 환불해 주시면 안 돼요?"

PLEASE...


여전히 안 된다는 저 무뚝뚝한 표정.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표정 연기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그 표로 지금 배를 탈 수는 있단다.

마이센으로 가는 것은 아니고

90분 유람하고 다시 드레스덴 선착장으로 오는 배.


결국 12유로의 비용이 아까워 이 배를 탔다.

아쉽지만 마이센으로 가는 것은 포기했다.

마이센으로 가는 가장 큰 이유가 엘베강 유람선을

타는 것이니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수 밖에 없다.

유람선에 몸을 실었다.


<오늘의 교훈 : 유머와 진실>

1) 타이밍이 중요하다. 앉아야 할 타이밍, 떠나야 할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2) 연기가 미흡하다. 연기를 완성하는 것은 몰입이고, 몰입은 진정성에서 온다.

3) 객관적 정보도 중요하다. 승리의 노하우는 객관성으로 무장한 주관성이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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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일 사람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멀리 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추지 못하면 너무나도 쉽게 이런 현학적 망상에 사로잡힌다네. 그래서 나는 곧잘 다른 민족에 비추어 나를 돌아보려 하고 누구에게나 그렇게 하도록 권하고 있네. 오늘날에는 민족문학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고 세계문학의 시대가 도래했다네. 그러니 누구나 이 시대를 가속화시키도록 노력해야만 하네. 하지만 이렇게 외국문학을 존중하더라도 어떤 특수한 것에 사로잡혀 정체되어 있어서는 안 되네. 그리고 이것을 모범으로 삼으려 해서도 안 되지. 중국적이거나 세르비아적인 성격의 작품 또는 칼데론이나 <니벨룽겐>이 모범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일세. 오히려 뭔가 전형적인 것이 필요할 경우에는 언제라도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야 하네. 고대 그리스의 작품에는 항상 아름다운 인간이 그려져 있네. 그 밖의 것은 모두 역사적인 성격으로만 파악해서 가능한 한 그 가운데 좋은 것만을 취해야 하네."

-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p.256


괴테의 주장이 어디까지 옳은 견해인지 분별할 만큼의 지성이 내게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흥분하게 된다.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피력하는 모습 자체가 통괘하고 놀랍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 에커만은 괴테의 말을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전해 준다. 괴테 며느리가 이 책을 읽고 "시아버님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것 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저자 덕분에 괴테 앞에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책은 괴테의 여러 가지 주장과 견해를 전해 주고, 나는 거듭 생각하게 된다. 좋은 책이 분명하다. 독자를 사색의 세계로 이끌어 주다니!


세계 문학에 대하여 일가견을 제시한 것은 만년의 괴테 문학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이다. 괴테는 당시 유럽 최고의 지성으로서 미국, 중국 등의 문학을 섭렵해 가며 자신의 생각을 완성해 나갔다. 앞서 인용한 글은 괴테가 에커만에게 세계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전하는 장면이다. 또한 그리스 문학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라"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괴테의 말을 빌어 위대한 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괴테는 옛 것만이 우수하다고 생각했는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의문에 균형 있는 답변을 얻기 위한 괴테의 말을 하나 더 소개한다.


"로마의 역사는 근본적으로 우리 시대와는 거리가 머네. 우리는 너무 인도적이 되어서 카이사르의 승리에도 거부감을 갖지 않을 수가 없지. 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의 역사도 별로 유쾌하지 못하네. 그리스 민족이 외부의 적과 맞설 때는 위대하고 빛나 보이기는 하네. 하지만 국가의 분열과 그리스인들끼리 무기를 맞대는 끝없는 내란은 정말 참을 수가 없는 것이네. 거기에 비하면 우리의 현대사는 참으로 위대하고 탁월하다네. 라이프치히와 워털루 전투는 정말 두드러지네. 마라톤 전투나 그와 비슷한 다른 전투는 갖다 댈 수도 없을 정도네. 또한 우리 시대의 영웅 하나하나도 뒤지지 않네. 프랑스의 제독들이라든가 블뤼허나 웰링턴 같은 이도 고대의 영웅과 충분히 어깨를 겨눌 수 있지."

-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p.156


* 블뤼허(1742~1819) : 나폴레옹군을 격파한 프로이센의 명장.
* 웰링턴(1769~1852) : 나폴레옹군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몰아낸 영국의 장군이자 정치가.
* 칼데론(1600~1681) : 에스파냐의 극작가. 괴테가 위대한 작가로 여러 번 찬탄함.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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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츠부르크 성



모리츠부르크 성 근처의

어느 벤치에 앉았다.

『괴테와의 대화』를 읽다가

드러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이 성의 꼭대기에 걸려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제 갈 길을 못가는 듯하지만

잠시 후 다시 올려다보면

구름은 저만치 나아가 있다.


시간의 흐름만큼 전진하고 성장하는

무언가를 볼 때마다

나 역시도 그러하길 바라곤 한다.

그러면서 혼자 기분 좋아한다.


관광지마다 노인 관광객이 많다.

모리츠부르크 성엔 더욱 그런 것 같다.

특히 홀로 오신 남성 노인이 많다.

부부가 함께 와서 손을 꼬옥

잡고 걷는 모양이 제일 보기 좋다.


그리고 모리츠부르크 성은

성 근처에 다가와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정문 밖 호수를 사이에 두고

저만치서 보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

성 뿐만 아니라 구름까지

물그림자에 비춰져 멋진 풍광을 빚어낸다.


좋은 곳에 오니 할머니 생각이 나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할머니와 여행 떠날

계획을 세우기도 하며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 30분.

오후에 드레스덴으로 돌아가서 츠빙거 궁전을 보아야 하고

내일은 마이센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조바심이 생긴다. 떨쳐 버리자.

계획이 나를 얽매이지 않도록 하자.


구름이 성의 탑에 잠시 머무르듯

좋은 곳에 이르면 쉬었다 가자.

가만히 머무르는 줄만 알았는데

어느 새 저만치 가 버리는,

구름이 지닌 의외의 빠른 속도로 여행하자.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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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에게 편지를 보낸 어느 대학생은 『파우스트』를 자기 나름대로 완성해 보겠다며 제2부의 구상을 자신에게 미리 알려달라고 했다. 이처럼, 열정적인 청년은 종종 당대를 풍미하는 위대한 '그' 걸작을 자신도 써내리라는 꿈을 갖는다. 이것은 잘못 설정된 꿈이다. '자신의' 걸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꿈이 너무 비현실적이니 억누르라는 말이 아니다. 이 글은 원대한 꿈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원하는 글이다. 다만,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그 과정을 한 번 짚어보자는 것이다. 꿈은 모방이 아닌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이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요컨대, 젊은이들은 기존의 유산을 토대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독자적인 길을 걸으려면 방향 감각이 있어야 하고 걸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이는 산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오늘 바이마르(weimar)의 일룸공원을 4시간 동안 산책했는데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집들을 구경하였다. 참 예쁜 곳이 많아 즐거운 경험이었다. 산책을 하려면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감각이 있어야 하고 건강한 두 다리가 필요하다. (누구나 이 2가지를 가졌기에 산책 후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게다.) 지적 작업에서도 자신이 무엇을 연구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방향 감각이 필요하다. 또한 그것을 직접 공부하고 들이팔 수 있는 지적 행보를 진행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인류가 남긴 고전에는 지성을 키워주는 힘이 있다. 위대한 유산의 가치를 깨닫고 한동안 그것에 몰입하는 것은 원대한 꿈을 품은 젊은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이것을 무시하면 부실한 기초를 후회하거나, 엉뚱하게 보낸 젊음을 아쉬워하게 된다.


새로운 도시에서 산책을 할 때, 처음부터 길을 벗어나는 것은 위험하다. 길을 잃을 것이다.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헤매게 될 것이다. 이것은 어리석다. 처음엔 이미 잘 닦여진 길을 가자. 지도상의 그 길을 가자. 허나, 끝까지 지도만을 따라가는 것은 지겹고 재미없다. 길을 걷다가 자신의 관심을 끄는 건물이나 자신의 발걸음을 이끄는 길이 있으면 그리로 가자. 굳이 길이 아니어도 좋다. 이때가 자기 독자적인 길이 개척되는 순간이다. 예술사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위인들의 지적 유산을 공부하는 것은 잘 닦여진 길을 걷는 것과 같다. 그 길을 걷다 보면, 홀로 걸을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이고, 자신이 걸어야 할 방향과 타이밍도 알게 된다.


그러므로 글이든, 그림이든, 훌륭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위대한 예술가들의 걸작품들을 충분히 감상하고 공부해야 한다. 위대한 유산을 음미하는 일은 위인들이 이미 이뤄낸 업적을 통해 배우고, 선배들의 수고를 이어받아 예술을 발전시키는 길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은 위대한 유산을 음미하라는 말을 선배들에게 예속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독자적인 길을 가기 위해 힘을 키우라는 것이다. 이 글의 주장은 두 가지다. 1) 위대한 유산의 중요성을 깨닫고, 2)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 나가자!


"나라의 불행은 아무도 즐겁게 살려고 하지 않고 누구나 서로를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에 닥치는 법이네. 예술계의 불행은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아무도 즐기려 하지 않고 누구나 자기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다시 만들어내려고 하는 데 있네.
또한 기존 문학작품을 토대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누구나 동일한 것을 곧장 다시 만들어내려고 하지."

-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p.182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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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학생 리노의 인생수업 이야기. "삶은 여행이고 실천이 곧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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