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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7'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17 사명 완수 놀이 (4)
  2. 2010/03/17 내면 세계를 성찰하며 (2)


막 지하철 입구에 들어서려는데 구두끈이 풀렸다.
에스켈레이터에 몸을 싣고서 뒤돌아 허리를 숙였다.
다른 것보다 비교적 길이가 짧은 에스켈레이터이니 빨리 묶어야 했다.
끈이 풀린 구두 쪽의 다리를 들어 올려 두 계단 위에 올리고 끈을 잡았다.
나는 <에스켈레이터가 끝나기 전에 신발 끈 묶기>라는 게임을 즐겼다.
지하에 내려가 발을 올려 둘 만한 곳이 없으면 허리를 훨씬 많이 숙여야 하니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희미한 짜릿함이 있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는 (비록 크지는 않지만) 긴장감 때문이었다.
신발끈을 묶으면서 머릿 속에 떠오른 것은 내 인생의 중요한 일들이었다.  
언젠가 삶은 끝날 것이다. 혹은 남아 있는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깨달을 날이 올 것이다.
그 때, 주어진 시간 내에 신발끈을 잘 묶어 낸 오늘처럼
내 인생에 주어진 사명을 완수한 사람이고 싶다.

인생은 3가지의 놀이 : 문제해결 놀이, 의식주 놀이, 그리고 만남 놀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좋아했는데, 놀이 하나를 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명 완수 놀이.

세상에는 인간을 하나의 기계로 보는 세계관도 있지만,
의미와 목적을 지닌 존재로 보는 세계관도 있다. 나는 후자의 세계관을 믿는다.
누구나 <삶이 끝나기 전에 사명 완수하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명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 책상 앞에서 고뇌할 필요는 없다.
사명은 생각만으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며 조금씩 발견해 가는 것이다.
일에 흠뻑 빠져 보아야 일과 자신의 적합성을 알 수 있다.
사명은 강점, 고난, 부담감, 꿈, 자기다움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1. 강점은 축복일 뿐만 아니라 사명이다.
남보다 더 가진 것으로 세상에 공헌하고,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2. 고난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이다.
아픔을 겪은 사람이 느끼고 섬길 수 있는 영역이 있다.

3. 부담감은 부담스런 의무가 아니라 사명이다.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부담감에 사명이 깃들어 있다.

4. 꿈은 망상이 아니라 사명이다.
설레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5 자기다움은 특이함이 아니라 사명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본연의 사명이다.

강점을 발견하여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 고난을 통해 배운 깨달음을 나누는 것,
부담이 가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 자기다운 삶의 모양대로 자신 있게 살아가는 것.
자신을 전율시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전진하는 것,
이런 것들이 사명을 완수해 가는 삶이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

우리는 서로 상반되는 견해와 시각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맑고 깊은 생각을 가지기란 무척 힘들다.
삶에 대한 조언이 넘쳐나지만, 자기 사고의 얼개가 없으면 갈등만 더해질 뿐이다.
나는 이런 상상을 해 본다.
내가 하나의 종교, 하나의 가치 체계를 지닌 사회에서 태어났으면 좋으련만...

디지털 기기들은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개인에게서 성찰의 시간을 앗아가기도 한다.
우리 문화는 가만히 눈을 감고 자기 인생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도록 돕지 못한다.
핸드폰은 가장 개인적인 장소와 시간까지 따라 다닌다.
나는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휴대폰과 함께 보내는 시간 중 10분의 1을 자기 내면으로의 접속에 할애한다면 어찌될까?

그래서
나는 삶의 항해를 멋지게 이끌어 줄 나만의 철학을 세우는 중이다.
20대 초반에 사명서를 작성하고 추구할 만한 가치를 정리해 둔 것이 도움이 된다.
지금은 작가로서의 내가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를 묻고 있다.
자주 내면 세계로 들어가 내 삶을 들여다 보는 중이다.

내면 세계에는 여러 가지 방이 있었다.
한동안 들어가보지 못하여 먼지가 잔뜩 쌓인 방문을 열었다.
그 방 안에는 버릴 물건도 있었고, 정돈해야 할 물건도 있었다.
누군가가 그 방을 보았더라면 무척이나 부끄러웠을 것이다.
실제로 그 방을 열어 본 이튿날 아침, 밝은 햇살을 쳐다보기조차 부끄러웠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한 것도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부끄럽지만, 그래도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허나 이전과는 다르게 살아가야 하리라.
보이기 부끄러운 마음은 내던져 버리고 맑은 마음만을 품어야지.
정리가 끝나면 한결 단순한 삶이 되지 않을까, 하고 소망해 본다.

이제 예비군 훈련을 나선다.
건빵 주머니에 『단순하게 사는 법』이라는 책을 꽂아넣고서.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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