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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에 해당되는 글 23건


Fan 이라면...

2009년 6월 12일 금요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VS 두산 베어스
점수는 3:15, 안타수는 7:22.
삼성은 엄청난 점수 차이로 지고 있었다.
경기는 9회초에 접어들었다.
북소리와 함께 삼성을 응원하는 목소리.
" 짜짝짝 짝짝. 최~강 삼.섬.!!"

눈물이 뭉클 했다. 말이 안 되는데, 감동적이었다.
12점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지고 있는데 최강이라니!
삼성 라이온즈는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많은 점수 차이로 졌다. 그래도 외치는 삼성의 응원 소리.
"최~강 삼.성." 그들도, 나도 삼성 라이온즈의 Fan 이니까.

맹목적인 사랑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편단심으로 보는 게 더욱 정확할 것이다.
삼성의 팬들도 객관적으로 두산의 실력이 우세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삼성은 4~5위를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최강이라고 우기는 것이 아니라,
최강이 되기를 바라는 갈망이다. 그 갈망이 이뤄지는 길이 일편단심 응원이니까.
상대 팀을 존중하고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나의 팀을 힘껏 응원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Fan 이다.
스포츠는 신념과 가치가 아닌 개인적 선호도나 전통(출신지)으로 인해 누군가의 팬이 된다.
인생에서는 어떨까?
신념과 가치, 그 것을 삶으로 이뤄내는 모양 등으로 누군가의 팬이 된다고들 생각하지만,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선호도나 출신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에서 태어나 프로야구를 좋아하게 된다면 두산이나 LG 팬이 되는 편이 많다.
한국에 태어나 중국을 응원하는 팬이 되긴 매우 드문 경우다. 없다고 보아도 될 터이다.

Fan 들을 보며 배운 두 가지의 교훈

스포츠와 그 Fan을 통해 느끼는 것은 두 가지다.
1) 사랑하는 사람의 Fan 이 되어 주기! 마치 내가 삼성을 응원하는 것처럼.
나는 삼성이 경기를 지고 있어도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다.
자리를 뜨지 않고, 채널을 돌리지 않고 경기를 뒤집어 주기를 희망하면서 응원한다.
혹 큰 점수차로 지고 있더라도 비난함이 없다. 그저 실책을 연발하면 안타까워 할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이런 지지자가 되어 주어야겠다.
누군가의 열렬한 팬이 되어 한결같은 그의 지지자가 되는 일은
그에게도 자신에게도 서로를 성장시키는 체험이 된다.

2) Fan이란, someone이나 something을
열렬히 좋아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Fan은 인생의 열정을 측정하는 하나의 척도가 아닐까?
안도현 선생의 시 '너에게 묻는다'가 떠오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 시는 "너는 한 번이라도 누군가의 Fan이었는가?" 와 다르지 않는 질문을 한다.
나는 예수님의 Fan 이 되고 싶지만 열렬히 추종하지 못하고 있으니 Fan 이란 표현 앞에 부끄럽다.
예수님과 즐기는 시간은 야구에 들이는 시간보다도 적으니까.
회심해야 할 일이고, 새로운 결심을 해야 할 순간이다.
피터 드러커와 스티븐 코비의 지성을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그들의 이름만을 수십 번 입에 올렸을 뿐
진득하게 앉아 그들의 책을 공부하는 데에는 게을렀다.
니체와 제레미 리프킨의 책에 매료되었지만,
역시 그들의 책을 두어 권 읽는 것으로 끝났으니 나의 깊지 않음을 재인식하는 순간이다.

Fan들이 반드시 맹목적인 것도 아니다. 비판적 추종자들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영웅이나 좋아하는 분야를 열렬히 추종하면서
건설적인 논리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Fan이 되는 것은 지성인답지 못한 일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Fan들은 감정적이고 지적이지 못하거나, 고상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러한 생각들이 편견이고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Fan의 특성이 아니다, Fan이 된 사람들 중 어떤 일부의 특성일 뿐이다.

나는 열렬한 추종자가 되고 싶다.
그것은 곧 뜨거워진다는 말이고, 열정을 회복한다는 말이다.
나를 열광시키지 못하는 다른 것들에게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작가 김영하의 아내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들의 대화다.

"소설을 좀 더 열심히 써요."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쓰고 있어."
"아니요, 더 열심히 쓰세요. 소설에만 집중하세요"

아내로 인해, 자신에게 덜 중요한 교수직, 방송일을 접고
더욱 소설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스포츠의 Fan을 생각하며 나는 열정과 몰입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중요한 삼성 경기가 있으면 경기 시작 전 30분 전에 들어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방을 깨끗이 정리한 후, 시청한다.
경기를 보기 위해 마음으로 고대하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행복이다.
양준혁의 은퇴 경기에는 샤워를 하고 온 마음을 다해 시청했다.
그가 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느낌을 기록해 두기도 했다.
야구 경기 중에는

이런 열정과 몰입으로 나의 직업적 일에,
내 일에 가르침을 주는 스승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대할 수 있기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CFW KOREA 대표컨설턴트 이희석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저작자 표시 비영리
Posted by 보보


7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는 몰랐다.
하늘이 얼마나 예쁜지, 햇살이 얼마나 화창한지를!
내 기분만큼이나 화창한 햇살은 눈부셨다. 팔로 눈을 가리며 쳐다 보았다.
도시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에서는 창문이 제 역할을 못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집으로 들어가 카메라를 집어 들고 나왔다.


찰칵! 첫째 사진은 선릉역 5번 출구 앞에 있는 간이부스대의 김밥이었다.
수북이 쌓여 있는 저 김밥들은 회사원들의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간단히 끼니를 떼우시더라도, 허겁지겁 드시지 말고 맛나게 음미하며 드시기를!
가벼운 식사지만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는 에너지가 되기를 기원드리며 지하철역으로 내려갔다.

지금 막 지하철이 지나갔나 보다. 출근 부대가 우르르 몰려온다. 
한 켠으로 비켜 서서 그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쳐다 본다.
그럴 때마다 늘 생각하는 게 있다. 내 표정도 저렇게 심드렁할까?
두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고, 표정을 부드럽게 풀어본다. 아니겠지?

(하지만, 나는 안다. 나도 비슷한 표정임을.
카페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문득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놀랐다. 무표정하여 화가 난 듯하고, 어리벙하여 정신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잠실 방면 지하철은 승객들의 몸이 닿을 만큼의 혼잡함을 아니었다.
몸을 살짝 세로로 비켜가면 다른 칸으로 마음껏 넘나들 정도의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나는 삼성역에서부터 앉아서 왔다. 앉아서 손에 들고 있던 『퀴즈쇼』를 펼쳤다.
주인공 민수는 이제 막 '회사'라고 불리는, 하지만 음산하고 묘한 구석이 있는 곳에 들어갔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오늘 처음 그 회사에 갔고,
현실 속의 나도 이렇게 일찍 회사에 가는 것은 오늘이 첫날이다.
어제 부로 정식 출근을 시작했고, 오늘은 그 이튿날이다. 
아직 아무도 없었다. 10시 출근이니, 가장 먼저 회사에 도착한 것이다.

민수는 계약금 천만원을 받고 시작한 회사 일이지만,
나(와 3명의 동료)는 각각 천만원을 출자하여 시작한 회사다. 
25%짜리 '나'의 회사에 가기 위해 잠실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왔다.
와! 무료로 배포되는 정보지들이 반겨 주었다. 고맙고 신기해서 찰칵!


태양은 석촌 호수의 동호 건너편에 떠 있었고,
서호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는 롯데월드를 비쳐주었다.
그 장면이 예뻐서 사진을 찍고 다시 어슬렁거리며 길을 걸었다. 
인도에서 석촌호수 산책길로 내려갔다. 호숫길을 따라 돌면 사무실이 나오기 때문이다.


석촌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는 잠실역 일대가 아름다워 다시 찰칵!
나는 이미 여행자가 되어 있었다. 아름다움에 감탄하면 잠시 멈춰서서 관찰했다.
이처럼 멋진 풍광을 만끽하지 못한 채, '일상'이라는 보자기로 뒤집어 씌워서 잊고 지내는
나의 분주함이 아쉬웠다. 내 삶에 여유와 감탄을 만들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회사에 가는 즐거움 덕분에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겠지, 라고 생각하신다면, 땡!이다.
오히려 회사로 인해, 약간의 부담감(일이 많이 바빠지면 어떡하지?)과
일말의 갈등(내가 이 일을 하는 게 잘한 것인가?)으로 지내는 요즘이다.
출근하는 시간을 충분히 즐긴 것은 여행자처럼 살아가려는 삶의 태도에서 온 것이다. 

출근하는 기쁨이었다면 내게서는 첫사랑에 빠진 사람 특유의 다정함이 엿보였을 테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한 사람의 설레임과 호기심이 강했다. 
또한 일상철학자로서 내 삶의 일면을 들여다보면서 회사로 이동한 것이다.
나는 생각했던 대로 호수 근처의 카페 커핀 그루나루에 자리를 잡았다.


다시 『퀴즈쇼』로 빠져들었다. "빠져들었다"는 표현 그대로 나를 매료시킨 책이다.
민수의 회사 생활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는 대목에서 책을 덮었다.
오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에, 이젠 나의 회사생활을 흥미진진하게 만들 시간이었다.
책이 무척 재미있지만 나의 일을 처리해 나가는 기쁨도 그에 못지 않다. 

오래 앉아 있자니, 호숫가라 그런지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다.
집을 나서기 전, 잠시 망설였던 순간이 떠올랐다. 파란색 잠바를 꺼내 입을까?
그저께 잠실 야구장에도 있없었지만,  야간 경기인 데다 거대한 잠실 경기장의 바람 때문이었고
왠지 사무실에서 일하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오늘은 더울 것 같았다.

나의 예상은 틀렸다. 추웠다. 참 분위기 좋은 창가 자리인데 이 글을 쓰고 안 쪽으로 옮겨야겠다.
지금도 나는 조금 떨면서 이 글을 쓴다. 앉은 곳이 창이 뚫린 흡연석이라 바람이 들어온다.
왜 여기에 앉았냐고? 이 쪽이 예뻐 보였고, 아직은 흡연가들이 아무도 없으니까.
왜 안쪽으로 가지 않느냐고?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자꾸 이동하는게 종업원들에게 미안해서.

(그들은 신경도 안 쓰는데 매일 나 혼자서만 이런 식이다.
내가 봐도 답답하다. 그러니 내게 별 말 마시라. ^^ 나도 노력하는 중이니)

블로그 업데이트가 뜸했던 요즘이라, 약간은 의무감으로 포스팅 하나를 썼다.
내가 좋아 하는 일이니 무슨 의무감이랴 싶지만
일주일 내내 뜸하게 되면 방문자들에게 슬쩍 미안해진다.
아니, 이건 미안함이 아니라 일종의 매너 같이 느껴진다.

블로그에서 하나의 새로운 포스팅이란,
집으로 찾아 온 손님에게 "어세 오세요" 라고 반기는 인사가 아닐까.
그래서 며칠 째 새로 업데이트된 글이 없으면
걸음해 준 그들에게 작은 실망감을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몰론, 이 느낌의 일부는 과대망상이고, 일부는 착각일 것이다.
방문횟수의 많은 부분이 나를 생판 모르는 이들의 발자국일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이 글을 왜 썼단 말인가. 시간이 돈인데, 30분이나 투자하면서 말이다.
첫째는 나를 위함이다. 그리고 단 한 명이라도 나를 찾는 이를 위해서다.

보보여, 그리고 저를 찾아 준 그 한 사람이여~!
행복하시고 건강하시라!

Posted by 보보

"만약 인간과 인간 사이에 경멸이라는 감정을 전달하는 전선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전선이 나와 빛나는 연결하고 있었다면,
그 순간 아마 나는 감전되고 말았을 것이다."
- 김영하, 『퀴즈쇼』 中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 사이에서는 전선이 없어도 감정이 전달된다.
그러니 말 뿐인 호의는 힘이 없다. 태도와 마음으로 상대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

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왜곡하거나 다른 사람에 감정에 둔감한 이들도 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남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향한 좋은 감정도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편이고, (이들과의 대화는 괴롭다.)
자신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민감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을 향한 나쁜 감정도 잘 헤아리지 못하는 편이다. (이들과의 대화는 답답하다.)


"영적인 것을 사랑하게 되면,
여러분은 세속적인 것도 얕보지 않을 것이다." - 조셉 캠벨

나는 정말 이 말을 믿는데,
그렇다면 세속적인 것을 얕보는 영적인 사람들의 믿음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연약하거나 가식적인 걸까?
아니면,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걸까?
Posted by 보보

2008년 12월이었던가. 대학 다니며 책 산다고 빌린 돈과
취직하며 혼자 살아갈 방 구한다고 빌린 돈을 모두 갚았던 때가.
천오백만원이 넘는 돈을 모두 갚았을 때, 나는 짜릿했다.
그것은 자유라고 불릴 만한 것이었다.
군대에서 얼차려를 받다가 풀려 났을 때 느껴지는 자유,
혹한기 훈련이 끝나고 자대로 돌아올 때의 자유 같은 것이었다.
훈련이 다가오면 막막해지고 갑갑해진다. 그 갑갑함으로부터의 자유 말이다.

반면 매달 갚아야 할 빚이 있을 때의 감정은
혹한기 훈련을 앞두고 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그러니 빚을 진다는 것은 가난과는 다른 문제다.
빚은 은근히 자유를 제한하고 죄책감을 동반한다.  
빚이 있었을 때에는 물건을 살 때마다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요즘 내 삶에 여유가 사라지고, 가슴이 갑갑할 때가 있는데,
그 원인이 아마도 빚 때문인 것 같다.

오렌지 주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연거푸 두 잔을 마셨다.
추석 연휴 첫 날에 마트에 가서 샀던 오렌지 주스다.
'365 유기농 아침 오렌지'라는 브랜드의 이 주스는 여느 주스보다 많이 비쌌다.
유기농이어서 그런가 보다. 몸에 좋겠지, 싶어 비쌌지만 구입했다.
비싼 주스라 아껴 두었다. 오늘 집에 돌아와 문득 유통기한을 확인해 보았다.
PET 병에 든 것은 대개 유통기한이 넉넉하지만,
혹시 '유기농'이라 다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헉.
2010. 09. 24
라고 적힌 검은색으로 인쇄된 숫자가 용기 상단에 있었다.
엥? 그저껜데. 이거 뭐지? 처음엔 제조년월일인가 싶었다.
다급한 마음에 확인했는데, 아.뿔.싸. 유통기한이란다.
아껴 먹으려고 개봉하지도 않았던 것아 아쉬웠다.
내가 누군가. 막강 체력의 사나이 아닌가. 그래서 뚜껑을 열어 마셨다. 두 잔을.

이것도 빚 때문일까? 하하하. 그래도 헝그리 정신을 갖게 되어 좋네.
누군가는 이 글을 읽으며 미친 정신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좋다. 나는 지금 허리띠를 졸라 매려는 중이니까.
살다 보니, 빚이 생겼다. 다시 빚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삶은 종종 내 뜻과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좋은 점이 있다. 다시 치열하게 한 번 살아보는 거다.
사실, 이런 치열함이 잠깐 반짝이다가 금새 사그라들까 봐 걱정이다.

빌려 준 돈과 갚아야 할 돈이 비슷하니
그 두 부류의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하면 딱 좋겠다. 하하. ^^
그건 내 소관이 아니니, 우선 헤픈 씀씀이부터 좀 줄여야겠다.
사실, 이 글을 쓰자니 무지 부끄럽다.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이 탄로날까 봐.
이사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는 중인데 부동산에 들어갈 때면
난 좀 거들먹거리곤 한다. 그 역시 세상 물정을 잘 아는 것처럼 모이기 위해서다.
그런 시도는 번번이 실패해서, 이제는 그냥 있는 그대로 살련다.

지금 막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더 마셨다.
맛이 좀 다르긴 한데, '유기농'이어서 그런 것인지
'유통기한'이 지나서 그런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신선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무슨 까닭일까?
혹시 유기농이라 유통기한이 하루 이틀 지나도 괜찮다는 말이 적혀 있지 않을까
하여 용기의 글씨들을 찬찬히 살폈다. 헐 괜히 봤다. 이런 게 적혔네.
"개봉 후에도 반드시 세워서 냉장보관하시고
유통기한 이내라도 빠른 시일 내에 드시기 바랍니다."

그만 마셔야겠다. ^^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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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대개 카페 데 베르에 와서 여기에 앉는다.
한쪽 벽면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창 밖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이 자리에.
나는 이 한적한 시간을 사랑하고, 홀로 자유로이 놀 수 있는 이 공간을 사랑한다.
애인의 입술을 부드럽게 물듯이,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을 구석구석까지 핥아낸다.

특히나, 휴일의 카페 데 베르는 더욱 여유로워 평화롭기까지 하다.
세상도 쉬는지, 나를 찾는 전화는 멈추고 일감바구니는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 휴일.
2007년부터 4년 동안 몇 번이나 이 곳을 찾았을까?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오늘이다. 나는 혼자고, 아무도 없다. 종업원 한 명 뿐.

추석 전날인데다, 워낙 세찬 비가 내려서 인적은 매우 드물다.
테헤란로의 배수로 몇 개가 터져 나올 만큼의 비가 드세서 나 역시 올까, 하고 망설였다.
바지가랑이를 흠뻑 젖어가며 온 보람은 최상이었다.
나는 마음껏 일을 즐겼고, 책 몇 장을 읽었다.

카페에 흐르는 음악도 나를 행복하게 했다.
지금은 타이타닉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 연주곡이 나온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크루즈를 타고 지중해를 누볐던 순간 못지 않은 기쁨이 있다.
한 달에 단 하루를 이렇게 보낼 수만 있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소박하지만 여유롭고 자유로운 하루를 만들어 내자.
한 달에 한 번, 삶에 쉼표를 찍어 나만의 하루를 창조하는 것이다.
Cafe De Verts Day! 라고 불러도 좋겠다.
그 날은 마음 속에 여유와 자유를 가득 채워 내가 아는 가장 한적한 곳으로 떠나자.

조바심을 내지 말자. 삶의 여유가 사라지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자. 삶의 기쁨이 사라지니.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지 말자. 삶은 차선을 선택하면서 시들해지니.
아등바등 하지 말자. 알몸으로 태어났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니.

감사하다. 오늘 하루가.
기쁨이다. 지금 이 순간이.


Posted by 보보
<2기 ART 100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말이 앞서는 나다. 생각만 많고 실행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실천하기보다는 계획을 세우는 재미만 알아왔던 나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실천의 뽕맛을 보고 싶다.

내 안에서 나온 말들을 하나 둘 이뤄내며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나는 자기경영의 전문가를 넘어 자기경영예술가가 되고 싶다.

규율이 없어도, 보는 이가 없어도 나를 아름답게 경영하여

멋진 하루를 빚어내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 꿈을 이뤄가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


9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00일 동안

매일 나의 꿈을 위하여 2시간을 할애하려 한다.

새벽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책 원고를 쓰려고 한다.

이것은 2시간짜리 싸움이 아니라 24시간짜리 싸움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낸 하루가 85일을 넘어섰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부끄러워했던 '말이 앞서는 나'와 결별했으면 좋겠다.

2011년을 맞을 즈음, 새로워진 나를 만났으면 좋겠다.

2010년 12월 31일, 85일을 넘기었다면 나는 3박 4일 여행을 떠날 것이다!


한가위 연휴의 마지막 날인 9월 23일은
2010년이 꼭 100일이 남는 날이랍니다.
여러분들도 2010년을 멋지게 마무리하기 위한
자신만의 <100일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떠신지요?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다시 들여다 보시거나
내년을 헤아리며 올해가 지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면서 말이죠.
뭐 거창할 필요 있나요? 남은 기간 체력 관리라도 하기 위해
100일 동안 수영장 다니기 같은 목표도 좋지요. ^^

우리의 삶에 좀 더 활력과 의미를 불어 넣을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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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속옷까지 흠뻑 젖었다. 내 몸에 비에 젖지 않은 곳은 없었다.
하늘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세찬 비가 내리는 날에
나는 우산을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걸었다.

옷은 순식간에 젖었고 안경을 타고 흘러 내리는 빗물은 눈앞을 가렸다.
추석 하루 전날이어서인지, 너무 거센 비가 내리고 있어서인지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혹여나 한 사람이 걸어오면 나를 다른 골목길로 들어섰다.

노래를 불렀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떠오른 노래를 부르다가 부르고 싶은 노래로 바꾸어 불렀다.
힘들 때마다 나를 붙잡아 준 노래인데, 오늘은 결연함을 담아 불렀다.

"나의 마음 동일 때 예수의 마음을 알게 하소서
나로 당신의 편에 서게 하셔서 당신의 모습 닮게 하소서"

마음 속으로, 종교적인 사람이 되기 보다는
좀 더 도덕적이고 정의롭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며 행복하고 싶었다.

그치지 않은 비가 내 온 몸을 훑어 내리고 있다.
비에 젖은 옷이 무게를 못 이겨 땅으로 축축 늘어져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곁눈질로 나를 힐끗 쳐다보곤 했다.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소원하고 또 소원했다.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소망들을 마음 속에 새기었고
어제보다 좀 더 아름답게 살아가자고, 사랑을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내 못된 마음들이 거센 빗물에 씻겨내려 가기를 원하며 걸었고
하늘을 쳐다 보면서 내 마음이 저 회색 구름 뒤의 푸르름을 닮기를 바랬다.
노래 하나를 더 불렀다. 중학생 때부터 좋아하던 노래다.

"이별의 눈부신 슬픔 맞고서 흘린 눈물을 이제는 씻으며
그대의 사랑과 이별 속에서 커가는 내 모습 느껴져요."

연인과 사랑과 이별을 한 지는 수년이 지났지만
수많은 시간과 여러 가지 일들과 사랑을 나누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성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렀다.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하며 거듭 다짐했다.
잘 살자고! 아름답게 살자고! 사랑하며 살자고!
와우팀을 향한, 작가의 꿈을 향한, 선한 리더의 삶을 향한 날들을 살자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보보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입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중히 인사)

2010년 9월 19일 일요일, 바로 오늘까지도

저를 환영해 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야구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야구 선수로서 참 행복했습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그렇듯이 선수로서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힘들었던 순간도 제게는 행복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더 뛰어야 되지 않냐고,

더 뛰고 싶지 않냐고 묻습니다.

저 역시 현역 선수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야구는 제 모든 것이니까요.


그러나 벤치를 지키며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보다는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때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고 결정하였기에 미련 없이 떠나려 합니다.


저는 이곳 대구 라이온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그 동안 참 많이 행복했고, 이제 오늘 고향 품에서 떠날 수 있어서

더더욱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제 저는 프로야구선수 양준혁이 아닌,

인간 양준혁으로서 또 다른 도전을 향해 출발합니다.

앞으로 어떤 인생 행로가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성공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양준혁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과 성황,

이제 열심히 땀흘리는 후배 선수들에게,

그리고 대한민국 프로 선수들에게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게 보여주신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힘찬 응원의 목소리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뼛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파이팅!






2010년 9월 19일 일요일.
양준혁은 마지막 경기를 펼쳤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고별사를 남기는 그를 쳐다 보며
한자 한자 노트북에 옮겨 두었다.
담백한 표현은 줄곧 행복과 감사를 담아냈다.

행복과 감사는 내가 그에게 얻은 것인데...

그로 인해 야구를 더 즐길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더욱 행복했던 수많은 추억들.
그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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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17일 목요일 19시 30분~22시 30분 : 보보의 독서토론회
18일 토요일 09시 30분~12시 30분 : 아트백 프로젝트 2기 첫모임
18일 토요일 14시 00분~11시 50분 : 7기 와우팀 수업
19일 일요일 09시 30분~14시 30분 : 아트백 프로젝트 1기 Finale 모임

과장되이 표현하면, 최근 3일은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날들이었다.
지난 주 토요일에 와우팀원의 결혼식에 참석하려다 보니 일정이 이처럼 빠듯해졌다.
부산에 1박 2일 다녀오느라, 아트백 1기 모임을 한 주 늦춘 것이다.
참석만 하는 되는 모임이 아니라, 4개의 모임 모두 내가 준비하고 진행해야 했다.

스트레스는 없었다. 그저 즐겼다. 여유를 잃지 않았다.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즐기고,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할 일이 있음에 기뻐했고, 오랜만에 외부 활동으로 치열하게 지낸 것이 대견하기도 했다.
보보의 독서토론회 진행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머지 3개의 모임을 잘 진행되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가 된 지금, 카페 데 베르에 왔다. 홀로, 자유로이, 편안히.
폭풍 같은 일정이 지나간 뒤의 고요하고 아늑한 시간이다.
블로그에 포스팅할 시간도 없이 바빴던 일정들이 지금의 고요함을 더욱 빛낸다.
창 밖의 빗물이 촉촉한 분위기를 한층 돋구워 준다.

양준혁 선수의 은퇴 경기를 보고, 편안히 예배를 드리면 오늘 하루가 지날 것이다.
나 지금 일하고 싶은데, 무지 일하고 싶은데 하루가 짧다.
밀린 메일을 읽으며 회신하고, 와우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 F-up 을 하고 싶다.
오늘 밤, 피곤하지 않으면 12시, 1시까지 일해야겠다.

방 안 가득히 음악을 채워 넣고, 몸 속 깊숙히 기쁨을 안고
일감 바구니 비우기 놀이를 신나게 즐겨야겠다.
아니, 어쩌면 양준혁 선수를 그리워하는 밤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은 아름다운 날이다. 열심을 낸 후 맞이한 잠깐의 휴식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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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행복한 삶을 추구할 때, 고려해야 할 그리고 바르게 실행해야 할 간단한 첫 출발은
우리 모두가 매일 하고 있는 것, 즉 하루하루의 시작을 잘하는 것이다.
모든 날은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의미가 있다.
보다 현명하고 보다 고양된 정신 속에서 새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 수 있다.
하루를 올바르게 시작하면 가정에는 밝고 따뜻한 기운이 충만하여 명랑함이 깃들고
그 날의 일과 의무를 강하고 확신 있는 정신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며,
하루 전체를 잘 살게 될 것이다."   - 제임스 앨런 <아침의 산책, 1일차>


20대 초반, 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 오늘도 제 지갑에 24만원을 넣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는 제게 주신 당신의 소중한 선물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성실함과 열정으로 하루를 살아가도록 도와 주세요."


당시, 저는 여러 자기경영서와 시간관리에 대한 책들을 열심히 읽었지요.
어느 책에서, 새로운 하루가 올 때마다 우리의 지갑에는
매일 24만원이 채워지는 것이라는 비유가 있었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소중히 여기는데 도움이 되는 인식이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저는 부자가 된 든든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외칠 때마다 잠시나마 행복감이 느껴졌다는 사실입니다.
하루를 여는 나만의 의식은 제게 파블로프 반응과도 같은 것이었기에
입 밖으로 저 말을 할 때마다 하루에 대한 감사함과 든든한 자신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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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들이 쌓여가면서 감사와 자신감이 점점 제 존재의 일부가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멋지게 시작하세요. 그 방법으로 제가 했던 말을 여러분도 해 보는 건 어떠신지요?
유치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여 수년 동안 멈추었으니까요.
요즘은 멈추었던 그 날들을 아쉬워하며 유치함을 회복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는 똑똑하기보다는 그저 삶을 잘 살고 싶네요.
어떤 이론이 실천과 자기 혁신에 게으르다면, 그런 이론 공부는 멀리 하려구요.

지금 당신의 마음 지갑을 열어 보세요.
24만원이 들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부디... 48만원을 발견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하루를 시작할 멋진 말을 작성해 보세요.
당신에게 에너지를 주는지 확인해 보세요. 부디...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하루를 시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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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학생 리노의 인생수업 이야기. "삶은 여행이고 실천이 곧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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