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의 외국인들이 웅성거리며 방향을 찾고 있었다. 일행 중 절반 이상은 ‘IOC’라는 영문이 새겨진 가방을 메고 있었다. ‘선수단 일행들인가? 선수들도 있는 걸까?’ 한 명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그녀는 손에 서울 지도를 들고 있었다. 그녀와 나 사이에 두어 마디가 오갔다. 그들은 지하철 서울역을 찾고 있었다. 시청역으로 가려고 했다. 마침 지하철로 향하던 길이라 내가 앞장 서 걸으며 안내했다. 그녀가 내 곁에 섰다. 뭔가를 묻고 싶은 눈치였거나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나 보다. (내가 잘 생겨서는 아닐 테고.) 나는 이들의 여정이 궁금했다. “최종 목적지가 어디세요?” 나의 물음에 그녀는 지도에 표시된 지점을 손으로 가리켰다. 경희궁이었다. 시청역에서 걸어갈 거란다. 시청역에서 경희궁까지 걷기엔 어중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