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읽었던 다산 산문집을 펼쳐 들었다. 밑줄이 쳐진 장들만 골라 다시 읽었다. 조만간에 여유당 답사를 갈 계획이라 마음의 준비를 해 둔 셈이다. 족히 열 번은 넘게 방문했을 여유당이지만 갈 때마다 감상(感想)이 조금씩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장 먼저 읽은 글은 유명한 였다. 둘째 형님 약전과 함께 ‘만연사’라는 절에서 서책을 읽었던 일화를 기록한 짧은 글이다. 전라도 화순의 그 만연사(萬淵寺)이고 동림사는 절의 동쪽에 위치한 “중이 수도하는 집”이었다. 다산은 동림사에서의 일상부터 전한다. “둘째 형님은 『상서』를 읽었고 나는 『맹자』를 읽었다. 이곳에 올 때는 첫 눈이 가루처럼 뿌리고 산골 물은 얼어붙을 하였다. 산의 나무와 대나무의 빛도 모두 새파랗게 추워서 움츠린 것 같았다. 아침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