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이리 되고 말았다. 올해는 정말이지 수업 홍보를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예전의 모습 그대로를 따르고 있는 나를 보았다. 아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그래 수업은 밥벌이보다는 공부와 공헌 위주로 가자.’ 물론 돈은 참 좋은 것이지만 그건 다른 방식으로 벌면 되니깐! 나도 모르게 혼잣말 같은 소리만 늘어놓았다. 독백의 배경은 이렇다. 수년 동안 별도 공지를 하지 않고 기존 멤버들과 수업을 해 왔다. 그리스 고전이나 세계사를 거칠게 훑었는가 하면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을 얄팍하게 읽어대기도 했다. 욕심을 내어 철학사 공부에도 도전했다(고대, 중세, 근대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현대철학은 좀 무리였다). 소수의 공부 인연들이 늘 함께 해 주어 가능했던 지적 여정이었다. 2014년 겨울부터 기회 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