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9 2

세상에 미덕이 드문 이유

우리는 세상의 모든 미덕을 자기 수준에서 이해하고 체험합니다. '얄팍한 관계'만 맛본 이들도 우정을 알고 체험했다고 말하지만 '지상 최고의 친밀함'을 맛본 이들 역시 우정을 알고 체험했다고 말합니다. 표현은 같아도 실상은 다릅니다. 얄팍함이든 절친함이든 우정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었지만 둘은 서로 다른 관계라 할 만큼 상호 교감이나 신뢰의 정도에서 차이가 크니까요. 교양인과 초등학생이 같은 모국어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다른 언어생활을 영위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정, 정직, 용기, 감사… 이러한 미덕들을 처음 듣는 사람은 없죠. 자주 들었고 얼마간은 실현하면서 살았을 겁니다. 그래서 이 미덕들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아는지, 어떤 수준으로 경험했는지는 캐묻지 않은 채로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세상의 모든 팻 걸들에게

"나는 세상의 모든 팻 걸(Fat Girl)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지적이고 유쾌발랄한 페미니즘 책을 쓴 린디 웨스트의 말이다. 그녀는 강하다. "끔찍하게 뚱뚱하다"(한 영국 신문의 표현)는 말에도 그녀가 취한 반응은 '셀프 하이파이브'가 전부였다.(p.65) 이보다 훨씬 악랄한 댓글로 단련된 그녀에겐 이 정도는 분노나 절망할 사안이 아니다. 그녀는 '린디 웨스트'다. 거짓되고 저열한 문화와 투쟁하며 살아온 명랑한 전사! 평생 팻 걸(Fat Gril)로 살아온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린디 웨스트는 용감하고 아름다운 결정을 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으로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수치에도 없는 머리 크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