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 3

오늘도 난 헤매고 그립니다

양평에도 비가 옵니다. 안개가 자욱하여 거실에서 내다보이던 산 풍광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분명 저기쯤 존재하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네요. 생경한 느낌의 아침입니다. 소멸이 아니니 '조금은 보이지 않을까' 하고 자꾸 찾게 되네요. 존재함을 알기에 찾습니다. 새삼 그리움이란 '지금 여기' 존재하지 않는 것을 향한 감정임을 깨닫습니다. '소멸'이든 '부재'든 여기에 없으니 그리워하고, 존재함을 알고 있으면 찾거나 헤매게 됩니다. 아침 시선이 헤매는 까닭은 제가 찾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절절히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와 깊은 친밀함을 누렸던 응보겠지요. 오늘도... 나는 헤매고 그립니다.

인연이 그리워지는 가을

대화의 희열! (2018년 9월부터 시작된 KBS2 프로그램명입니다.) 이리도 매혹적인 제목이라니요! TV가 없기도 하고 잘 보는 편도 아니라 송해 선생님의 기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관심이 갑니다. 위로, 희열, 감동, 자극을 얻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송해 선생님 편부터 보고 싶습니다. 아래 기사 때문이에요. 기사 만으로도 위로가 되더군요. 제 인생의 상실을 들여다보면 30~40대의 삶이기보다는 50~60대의 삶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이야 그렇다 쳐도 친한 친구들이 30대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갔기에 하는 말입니다. '92세 송해의 그리운 사람들'이란 기사의 마지막 두 문단을 옮겨 둡니다. 너무나도 슬픈데 희망적이어서... 가족이야말로, 특히 자녀야말로 삶의 ..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대재앙이 다가온다면 당신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1922년, 파리의 저명한 신문 이 여러 인사들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생기는 갑작스러운 삶에 대한 애착을 설명함으로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당신이 말한 대로 우리가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된다면 삶은 갑자기 놀라운 것으로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살아있음은 얼마나 많은 계획, 여행, 연애, 연구거리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지! 언젠가 할 거라는 확신으로 끝없이 미루는 우리의 게으름은 진실을 숨겨 버립니다. 만약 미루기를 영원히 불가능하게 만드는 위협이 생기면 세상은 다시 얼마나 아름다워질까요! 아, 대재앙이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의 새로운 갤러리를 방문하고, X양의 발아래 우리를 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