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4

그만 살까, 하는 생각이 들때

이틀 전, 우연히 김광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전율하며 만났다는 우리(그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는 마음이 잘 통했다. 이야기는 김광석의 요절에 관한 대화로 이어졌다. 그의 죽음은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뜻밖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는 슈퍼콘서트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만한 가능성을 살필 수 있는 말도 했다. "한동안 뭔가 모르게 자꾸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을 때예요. 뭐 정말 '그만 살까?' 이런 생각도 하고 그럴 때 어차피 '그래도 살아가는 거, 좀 재미거리 찾고 살아봐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하며 만든 노래입니다. 보내 드리면서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나는 이야기를 나누던 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김광석의 정서가 잘 이해돼요." ..

유리처럼 지내게 되는 20대

지난 주말에 김광석 동영상을 여러 편 보았습니다. 문득 그가 그리울 때 동영상은 나를 달래어 줍니다. 때로는 더 짙은 그리움으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그의 노래를 듣다가 그리워졌고, 그리워서 그의 콘서트 영상을 몇 개 보았습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차분해졌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을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지요. "행복하십쇼" 라는 담백한 그 말을.주말 아침 들었던 노래, 따라 부르다가 눈물을 흘렸던 노래는 였습니다. 나는 이 노래가 좋습니다. 깊은 울림으로 다가 온 곡들 중의 하나입니다. 언젠가 이 곡에 관한 글을 썼는데 블로그에 올렸던 것 같습니다. 곡은 생의 허탈함이 아닌, 고마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이 노래 덕분인지, 제 가치관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노래는 감동적입니다.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광석

내 인생의 노래 (1) 김광석의 이십 대 초반의 일이다. 친구들끼리 모여 놀던 우리는 그 중의 한 친구네 집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그 날은 아직도 내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서가 아니었다. 두 가지의 개인적인 기억 때문이다. 하나는 친구 집의 아파트에서 내다보이는 시원한 전망이었다. 내 생애 가장 높은 집에 갔기 때문일까. 나는 그 전망이 좋았다. 친구들이 소파에 앉아 있을 때에도 혼자 슬쩍 슬쩍 베란다 곁으로 가서 창밖의 전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른 하나의 기억은 그 날 친구가 들려준 노래였다. 친구는 감동적인 노래라면, 우리에게 들을 준비를 하라고 청했다. "가사가 좋아. 잘 들어 봐" 친구의 말에 우리 모두는 (아니면 적어도 나는) 귀를 쫑긋 세웠다. ..

영혼에 각인된 노래는 추억을 선물한다!

라디오를 즐겨 듣던 10대의 어느 날... 좋아하던 노래가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직 내 영혼이 순수하였을 때, 그 때의 떨림은 영혼에 각인되곤 했다. 그런 떨림은 종종 음악이 주곤 하였다. 이십 대 이후, 그런 떨림의 횟수는 줄어들었다. 순수함을 잃어버려서인지, 떨림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해서인지 모르겠다. 분명 순수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죄도 참 많이 지었고, 못된 짓도 참 많이 했다. 또한 떨림의 기회가 많이 사라지기도 했다. 아무 할 일 없이 편안히 라디오를 들어본 것이 언제였던가? 사람들은 어쩌면, 십대 시절 그 떨림을 준 몇 곡의 음악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영혼에 각인된 노래를 들으면 온갖 회상에 잠기게 된다. 그런 노래들은 당시의 상황을 함께 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