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4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착각들

1. 오랫동안 양준혁 선수를 좋아해 왔다. 그가 삼성에서 LG로 이적당할 때 열받았고, 그가 신기록을 세울 때마다 기뻐했다.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기를 염원했고 그가 은퇴할 때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가 없는 프로야구가 아쉽다. 그리고 그립다. 야구장에서 빠라빠빠빰 위풍당당, 빠라빠빠빰 양준혁! 을 신나게 외쳐대던 때가. 왠지 양준혁 선수를 만나면 그도 나를 반가워할 것 것만 같다. 물론 그는 나를 모른다. (놀랍게도 그는 내가 다녔던 회사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난 외근 중이었던가 퇴사한 이후였던가 그랬다). 어쩌다 나는 그가 나를 반가워할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걸까? 연예인이 마치 지인처럼 느껴지는 이 느낌 말이다. 2. 알랭 드 보통이 쓴 『여행의 기술』, 『불안』,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등..

양준혁 고별사 전문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입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중히 인사) 2010년 9월 19일 일요일, 바로 오늘까지도 저를 환영해 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야구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야구 선수로서 참 행복했습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그렇듯이 선수로서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힘들었던 순간도 제게는 행복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더 뛰어야 되지 않냐고, 더 뛰고 싶지 않냐고 묻습니다. 저 역시 현역 선수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야구는 제 모든 것이니까요. 그러나 벤치를 지키며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보다는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때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고 결정하였기에 미련 없이 떠나려 합니다. 저는 이곳 대구 라이온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그 ..

카테고리 없음 2010.09.19

야구장 홀로 관람기

2010년 5월 28일. 삼성 라이온즈 VS 두산 베어스 홀로 야구장에 갔다. 올해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다. 원래 계획은 지정석에 가서 맛난 것도 먹고 노트북으로 경기도 기록하며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정석 요금이라도 아껴야 한다. 그래도 조금 돈을 써서 레드석에 낮았다. 만원권. ^^ 3천만원의 여파는 이렇게 삶의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허허. 그런데, 헉 티켓을 잘못 끊었다.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려면 3루석에 앉아야 하는데 내 손에는 1루석 티켓이 쥐어져 있었다. 대충 들어가서 앉으면 되겠지, 했는데 관람석 바로 앞에서 막는다. 지정석이란다. 1루로 가서 앉아야 한단다. 큰일이다. 자칫하면 두산 응원석에 앉게 생겼다. 매번 외야에 앉았는데 돈을 썼더니 고생이다. 일단, 들어가면 아무 데나 앉으..

당신의 Fan을 기쁘게 하라

나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 선수를 좋아한다. 그가 안타를 치면 행복해지고 홈런을 치거나 신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기쁨에 취한다. 안타깝게도 3루에서 아웃되어 싸이클링 히트를 눈 앞에서 놓친 장면은 두고 두고 아쉬웠다. 사람들은 그를 '양神' 이라 부른다. 나는 양준혁 선수가 '신(神)'이라 불릴 만큼의 기록을 만들어 낼 때마다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중요한 대목에서 한 건 해 주면 한없이 자랑스러워진다. 그가 혹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실망하지 않는다. 2008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양준혁 선수는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날렸다. 그는 내가 보았던 그 어느 때보다 기뻐했고 위풍당당했다. 다이아몬드는 뛰는 내내 불끈 쥔 오른 주먹을 힘차게 흔들었다. 그가 기뻐하니 내가 기쁘다. 그가 만족해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