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4

라스트갓파더, 심형래를 위한 영화

라스트갓파더 ★★ 영화를 보는 내내 에머슨의 글이 생각났다. "어른은 자의식으로 인해 감옥에 갇힌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그들의 감정을 고려하느라 자신의 길을 가지 못한다. 반면, 소년은 어른과는 다르다. "소년은 결과나 이해관계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는다. 제 마음대로 순수하게 판결을 내린다. 오히려 우리가 그의 비위를 맞추어야 한다." (랄프 뢀도 에머슨의 『자기신뢰 Self-reliance』 中) 자의식은 나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자의식 덕분에, 우리는 자신에 대하여 조금씩 알아가고, 다른 사람들과 좀 더 평화롭게 살아간다. 에머슨이 언급한 것은 자의식의 역기능이다. 자의식은 도전의식을 좀먹는다. 프런티어 정신의 소유자, 심형래 영화에서 나온 슬랩스틱 코미디 장면을 보며, 나는 생각했..

리영희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저는 리영희 선생님을 잘 알지 못합니다. 만나 뵌 적도 없고, 그 분의 책을 꼼꼼히 읽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선생님께서 걸어오신 삶을 어렴풋이 아는 수준이고, 한 두 권의 책을 읽은 정도입니다. 그런 제가 리영희 선생님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개론 수준에도 못미칩니다만,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약간의 지식이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20대 와우팀원들이 선생님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른다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세상의 지식을 모두 알 순 없지요. 오늘 오전에 리영희 선생님의 영결식이 있었습니다. 오늘 저녁 무렵이면 5.18 국립묘지에 영원히 잠드실 테지요. 시기적으로, 리영희 선생님을 소개하기에 효과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일주일 전에 올렸으면 읽히지 않았..

카테고리 없음 2010.12.08

일상에서 만난 리영희 선생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잠드시옵소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니 목이 뻣뻣하여 잠깐 휴식하려고 카페 밖으로 나왔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상쾌했다. 테헤란로의 고층 빌딩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예뻤다. 청랭한 바람이 불어와 주어 정신이 맑아졌다.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으니, 어제 새벽에 저 먼 하늘나라로 떠나신 리영희 선생님이 떠올랐다. (잇달아 어머니와 배수경 선생님, 그리고 저 먼 곳에 사는 분들의 소중한 얼굴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나는 지식인 담론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 강준만, 진중권은 늘 내게 감탄을 주던 지성인이었고, 월간지 을 읽는 일은 즐거움이었다. 좌파나 진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면서도, 그들의 이야기는 나의 흥미로운 관심사였다. 그 중 강준만 교수님의 글이 가장 큰 ..

가치는 살아 남기를...

이번 한 주 동안 , , 가 모두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사라졌다. 문득 겁이 났다. 이 땅에 정의와 진실이 사라질까봐. 前 PD가 글을 썼다. "시투는 가치를 남기고 떠난다"는 제목이다. 읽으며 눈물을 흘렸고, 제목처럼 가치는 살아 남기를 소원했다. [조영중/전 시사투나잇 PD가 쓴 글]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64 MB님의 행보에 자꾸 시선이 간다. 한 나라의 리더여서가 아니라, 그 행보가 전진이 아닌 퇴보인 것 같아서다. 토인비는, 문명의 성장이 "역사의 도전에 대한 성공적인 응전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역사적 도전은 무엇일까? 신자유주의, 언론 탄압, 시장의 한계...? 그 도전에 힘써 맞붙어 싸워야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