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2

십대처럼 살고 싶다... (2)

어린 시절, 어른들과 바다에 가면 아쉬움을 안고 돌아서곤 했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감상에 젖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곤 했다. 그래서 조금 더 바닷가를 거닐고 싶은데, 어른들은 이제 그만 가자고 한다. 이렇게 잠깐 볼 거면 왜 이 먼 곳까지 왔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따라나서야 했다. 혼자서 바다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고서는 홀로 바다에 가곤 했다. 여자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당일치기 포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하며 나의 앞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위해 1박 2일로 강릉에 다녀오기도 했다. 연인과 헤어지고 난 후에는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홀로 훌쩍 2박 3일 동안 바다 곁에 머물다 오기도 했다. 나는 머무르고 싶은 만큼 바다 곁에 있었다.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십대처럼 살고 싶다... (1)

11년 전, 대구역 플랫폼에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수원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친구 놈은 아주대에 합격하였고 이제 공부할 짐을 싸 들고 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입장권을 끊어 플랫폼까지 따라 갔고 기차에 타는 놈을 떠나보내는데 눈물이 펑펑 났다. 당시에는 내가 대구와 서울을 그처럼 왔다 갔다 하며 살게 될지 몰랐다. 또한 대구를 떠나면 아주 먼 곳으로 떠나 버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줄 알았다. 세상이 얼마나 넓을지 몰랐고 그 넓은 세상을 얼마나 뛰놀며 살게 될지도 몰랐다. 그 때, 수원으로 떠났던 그 놈과 내가 함께 서울에서 살게 될지는 더더욱 몰랐다. 아마 서른이 넘은 지금은 누군가와 헤어지더라도 그런 애틋함을 가지지 못하리라. 3일 동안의 제주여중 교육을 잘 마쳤다. 많은 자원봉..